‘아무리 싼 게 비지떡이라지만….’

대전 중구 용두동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A 씨는 인근 대형마트에서 1+1(원 플러스 원) 행사를 이용해 화장품을 구입한 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원래 가격은 제품당 1만 3600원이란 판매원의 설명을 듣고, 2개에 1만 3600원이라고 표기된 묶은 상품을 구입한 A 씨는 ‘하나 가격으로 두 개를 샀다’는 만족감으로 마트를 나섰으나 우연히 동네 슈퍼를 갔다가 아연실색 했다.

동일한 제품이 개당 6000원에 팔리고 있었던 것. A 씨는 당장 해당 마트를 찾아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술”이라며 항의했고, 마트 관계자는 “죄송하다”라는 말만 늘어놓았다. 결국 A 씨는 대전의 한 소비자상담센터에 고객을 현혹시켜 매출을 올리는 1+1 행사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센터 측은 A 씨에게 지자체 담당부서에 부당행위로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가격 장난에 끼워 팔기
이처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말살시키며 매출 증대에 혈안이 돼 있는 대형마트들이 1+1 판촉에 나서면서 제품 정상 가격을 실제보다 높게 책정해 할인율을 조작하는 등 부도덕한 상술을 자행해 비난을 사고 있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1+1 행사와 관련한 눈속임 판매 행위가 소비자들의 불만을 야기하는 것은 가격으로 장난을 치는 것 외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끼워 파는 사례도 적지 않은 데 기인한다.

유성구 전민동에 사는 20대 직장인 B 씨는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서 1+1 매대에 진열된 냉동 어묵 제품을 샀다가 불쾌함에 곧바로 환불을 했다. 혹시나 해서 뒤에 붙어있던 ‘덤’ 제품의 포장지를 꼼꼼히 확인하니 유통기한이 4일이나 경과됐던 것.

마트 측은 “납품 거래처 직원들이 묶음 작업 중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B 씨는 “1+1이라고 해놓고 유통기한이 훌쩍 지난 상품을 끼워 파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1+1’에 담긴 눈속임 상술
‘100% 과즙’ 주스를 1+1으로 판매하면서 50% 과즙 제품으로 슬쩍 바꿔놓거나 똑같은 포장으로 150g인 치약 용량을 120g으로 줄여 만든 별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등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물건을 구입하려다가 손해를 본 소비자들의 민원은 성분이나 용량이 상이해 제기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형유통업체들이 제조사들과 사전 협의 하에 성분·용량을 정상 제품과 달리한 행사용 상품을 제작하기 때문으로 작심하고 따져보지 않은 한 소비자들로선 속을 수밖에 없다.

한 대형마트에선 1+1 행사로 2.8ℓ 들이 섬유유연제 2개(5.6ℓ)를 7180원에 판매했는데 4490원에 팔리는 3.5ℓ 제품과 비교해 보니 100㎖당 가격이 128원으로 차이가 없었고, 1000원짜리 참치 통조림을 3개 묶어 3800원(낱개 구매 시 3000원)에, 1200원짜리 어묵을 3개 묶어 3890원(낱개 구매 시 3600원)에 파는 이상한 일도 벌어졌다.

◆미끼 상품으로 고객 유인, 거래처에 가격 후려치기
1+1 행사 물량을 적게 준비해 매진이 되게 한 후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다른 고가 제품 구입을 유도하는 대형마트들의 속보이는 꼼수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거래처에 일방적으로 터무니없는 가격 할인을 요구, 갑의 위치를 악용해 을인 영세 납품업자들을 궁지로 모는 대형마트들의 횡포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전주부교실 관계자는 “전단지로 홍보하는 1+1 기획 상품의 경우 미끼 상품이거나 끼워 팔기 상품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며 “정상 제품과 성분이 동일하고, 용량이 같은지 따져보고, 유통기한을 살펴봐야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금강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