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 부 ․ 명예 ․ 가난

지혜문학서(智慧文學書) 이야기(15)

지금까지 잠언 17:1-22:16을 통해 정의와 불의와 거짓, 슬기로움과 어리석음, 부모와 가족과 친구와 이웃 관계 등에 대한 격언을 살펴봤다. 잠언 17:1-22:16은 이 런 격언 외에도 재산과 부와 명예와 가난 등과 관련된 또 다른 지혜에로 초대하고 있다.

잠언 17:1-22:16에 나타난 재산과 부와 명예와 가난 등에 관한 주요 주제는 ‘재산의 위력(힘)’, ‘재산에 대한 망상’, ‘일확천금과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모은 재산의 허망함’, ‘부자와 가난한 자의 속성’, ‘부자와 명예를 가진 자와 가난한 자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반응’, ‘나눔(적선)의 행복’, ‘가난으로 이끄는 게으름과 향락’, 재산보다 소중한 명예‘ 등이다.

세상에 부(재산)와 명예를 욕망하지 않는 이는 없다.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해 몸과 마음에 괴로움이 따르는 가난은 누구나 피하고 싶어 한다. 이 게 인지상정이다. 재욕과 명예욕은 식욕과 수면욕 색욕과 함께 오욕(五慾)에 속한다. 이 욕구가 애착과 탐욕과 집착을 더해 넘치면 이것이 바로 미망으로 이끄는 원인이라는 게 불교의 가르침이다.

인생에 있어 부(재산)와 명예

‘재산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많은 부를 축적하고 아무리 큰 명예를 가졌다한들 건강할 때의 부와 명예이지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말이다. 부와 명예는 잃어도 다시 찾을 수 있고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한 번 잃은 건강은 되찾기 어렵다.

송나라 유학자 주자(朱子)는 그의 십회(朱子十悔)에서 ‘재산이 풍족할 때 아껴 쓰지 않으면 가난해지고 뒤에 뉘우친다’,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뉘우친다’고 했다. 근검절약하지 않는 부자, 게으른 자의 가난을 일깨운 훈계다.

불교의 가르침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성경의 가르침 ‘벌거벗고 세상에 태어난 몸, 알몸으로 돌아가리라’(욥기1,21), ‘우리는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온 것이 없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디모테오1:6,7)-.’ 이들 가르침은 재산과 명예에 대한 탐욕의 끝이 얼마나 허망하고 무상한지를 깨우쳐주는 경구다.

‘재산이 많은 사람 중엔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기 자신만을 챙기느라 마음의 공간이 좁고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 많다. 결국 부자가 돈을 많이 가진 것이 아니라 돈이 부자를 지배하게 된다.

부자는 돈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해 결국 돈의 노예로 전락한다. 이런 사람을 부자라 할 수 있을까?’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인도)의 말이다. 또 장 드 라브뤼예르(프랑스)는 ‘부자는 자신의 부를 믿고 교만하게 굴고 가난뱅이는 자신의 가난함에 만족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은 조화롭지 못 하다. 부자의 거들먹거리는 모습이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든다면 가난뱅이의 초라한 모습 또한 사람을 안타깝게 만든다.’고 했다.

물질숭상과 황금만능의 오늘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추구되는 우선(于先) 목표는 부(재산)와 권력과 명예다. 잠언(17:1-22:16)은 그러나 이런 것들에 대한 탐욕이 결국 덧없는 수고라는 점을 깨우쳐 주고 있다. 잠언 17:1-22:16은 이런 탐욕에서 자유로워지는 지혜에로 초대하고 있다.

재산, 부, 명예, 가난에 대한 잠언의 깨우침

‘부자는 재산이 요새(요새)가 되고 높은 성벽이 되리니 생각한다.(잠언18:11).’

‘가난하면 굽신거리게 되고 부유하면 대답이 거칠어진다(18:23).’

‘더럽게 재산을 모으느니 가난해도 떳떳하게 살아라(19:1).’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아첨하는 자가 많고 선물 주는 사람에겐 사람마다 친구가 된다. 가난하면 동기들도 좋아하지 않고 친구도 떨어진다(19:6-7).’

‘집과 재산은 선조에게서 물려받지만 아내는 하느님에게서 받는다(19:14).’

‘없는 사람에게 적선(積善)하는 것은 하느님께 빚을 주는 셈. 하느님께서 그 은혜를 갚아주신다(19:17).’

‘돈 싫다는 사람 어디 있으랴만 거짓말쟁이 되는 것보다 가난한 편이 낫다(19:22).’

‘게으른 자는 숟가락을 밥그릇에 넣고도 입으로 가져갈 생각을 않는다(19:24).’

‘잠을 좋아하지 말아라. 가난해진다. 자지 않고 일하면 배고픈 줄 모른다(20:13).’

‘하루아침에 모은 재산은 끝이 좋지 않다(20:21).’

‘속임수로 모은 재산은 교수대의 이슬처럼 사라진다(21:6).’

‘향락을 좋아하면 가난해지고, 술과 기름을 즐기면 잘 살지 못한다(21:17).’

‘게으른 사람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포부만 키우다 죽는다. 그런 사람은 날마다 욕심만 내지만 착한 사람은 남에게 아낌없이 내어준다(21:2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