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문학서(智慧文學書) 이야기(9)

구약(舊約)과 신약(新約)에 현현된 하느님 말씀

지금까지 구약성경 잠언과 신약성경 요한복음서에 나타난 지혜에 대해 살펴봤다. 요약하면 구약성경 잠언 안에 나타나는 지혜는 영원한 지혜인 하느님이 때로는 인간적, 때로는 인격적(의인화적), 때로는 신적 모습으로 현현한다. 성경학자들은 이 지혜를 인간을 참 행복의 길로 이끌기 위해 훈계하고 경고하고 가르치는 하느님 말씀 즉, 하느님의 계시(啓示)로 본다.
이 하느님 말씀은 신약시대에 들어와 인간의 육화(肉化)로 나타난다. 요한복음서 (1:1-18)에 따르면 구약성경에 나타난 영원한 지혜, 즉 하느님 말씀(로고스:logos)이 예수라는 인간의 모습(肉化)을 취해 세상에 온다. 하느님의 외아들인 동시에 하느님과 하나인 이 말씀(예수)은 하늘나라가 다가왔음을 선포한다. 일찍이 하느님을 보지 못한 세상 사람들에게 몸소 하느님을 알려 주며(啓示), 이를 믿는 이는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 죽음이 끝이 아닌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기쁜 소식(福音)이다.
성경학자들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한 예수가 바로 하느님 계시를 완성한 하느님 자신이라고 보고, 믿고, 받아들이고 있다.

31장으로 구성된 잠언의 다양한 구조

잠언은 모두 31장으로 구성돼 있다. 잠언은 저자가 다양하고 내용도 다양하다. 문학유형도 상이하다. 잠언은 대체적으로 8개 부문으로 구분한다.
첫째 부문은 1:8-9:18까지로, 지혜에로의 초대, 지혜의 열매, 지혜에 대한 찬양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파트별로 대략 10개에 해당하는 절(節)로 이뤄져 있으며 저자는 무명이다.
둘째 부문은 10:1-22:16까지로, 반대병행법(反對竝行法)이 나타나는 2행시(10∼15) 또는 유사병행법(類似竝行法)의 2행시(16∼22)로 된 금언과 격언, 행동규칙 등을 담고 있으며 저자는 솔로몬이다.
셋째 부문은 22:17-24:34까지로, 유사병행법 형태를 취한 4행시다. 이웃에 대한 의무, 금주규칙 준수 외에 나태(게으름) 등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으며 저자는 현자(賢者)들이다.
넷째 부문은 25-29까지로, 비교와 반대 명제 형식을 취한 2행시의 상이한 금언들로 이뤄져 있다. 저자는 솔로몬과 히즈키아 왕, 율사(律師)들이다.
다섯째 부문은 30:1-14까지로, 유사병행법 4행시로 신(神)적 지혜, 인간의 덧없음과 하찮음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아구르(Agur)다.
여섯째 부문은 30:15-33까지로, 유사적, 점증적 병행법에, 숫자적 형식을 취한 금언으로, 종합적인 명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무명이다.
일곱째 부문은 31:1-9까지로, 유사병행법으로 된 4행시다. 왕들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마사(Massa)의 왕 르무엘(Lemuel)이다.
여덟째 부문은 31:10-31까지로, 종합명제적 병행법을 취한 알파벳식 시(詩)다. 현숙한 아내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 말을 받아들이는 게 행복이다’

잠언 첫째 부문의 주요 구절들이다.
‘아들아, 내 말을 받아들이고 내 훈계를 간직하여라. 그러면 너는 오래 살고 날이 갈수록 행복을 누리게 된다(3:1-2).’
‘아들아, 내 지혜에 마음을 쏟고 내 슬기에 귀를 기울여라. 그래야 너를 보호할 슬기와 지식을 얻고 그것이 네 입술을 지켜줄 것이다(5:1-2).’
‘아들아, 네 이웃의 담보를 서거나 남의 보증을 서지 말아라. 네가 한 말에 네가 걸려들고 네가 한 약속에 네가 얽매이리라(6:1-2).’
‘들어라 나는 곧은 말만 하고 바른 소리만을 입 밖에 낸다. 내 입은 진실만을 말하고 내 혀는 그른 소리를 꺼려한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옳은 말뿐 내 말엔 잘못이나 거짓이 없다(8:6=8).’
‘야훼(하느님)를 두려워하여 섬기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다. 어리석은 자는 교육을 받아 지혜로워지는 것을 멸시한다(1:7).’
‘하느님을 두려워하여 섬기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이(하느님)를 깊이 아는 것이 슬기다. /지혜가 시키는 대로 살아야 수명이 길어진다. /지혜를 얻으면 자기에게 이익이 되지만 거만하면 자기만 해를 입는다(9:10-12).’

‘하느님이 미워하는 여섯 가지’

‘하느님이 미워하시는 것 여섯 가지, 아니, 일곱 가지가 있다. 거만한 눈, 거짓말하는 혀, 무고한 피를 흘리는 손, 흉계를 꾸미는 마음, 나쁜 일에 재빠른 발, 거짓 증언하는 자, 형제들 사이에 이간을 붙이는 자들이다((6:16-19).’
이처럼 잠언 첫째 부문은 지혜에로의 초대와 이 초대에 응함으로써 얻어지는 지혜의 열매, 이 열매를 맺게 하는 지혜에 대한 찬양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오늘을 사는 우리는 ‘하느님이 역겨워하는 것(일곱 가지)으

이용웅 전 연합통신 충청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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