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받던 권선택 대전시장이 법원에 기소되면서 요즘 시중여론이 춤을 춘다. 새누리당 차원에서는 “아무리 감추고 회피했어도 재선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권 시장의 소속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차원에서는 ‘사필귀정’이라며 “잘못된 기획수사의 치졸함이 드러날 것”이라고 일축한다. 그러나 어떤 곳, 누구에게서도 정설은 없다. 모두가 ‘카더라’ 유언비어들뿐이다. 정론과 정답은 “하나의 진실이 백가지 거짓을 물리칠 수 있다”는 권 시장의 양심 속에만 있다. 있는 잘못을 감추면서 무죄를 주장하는 것도 죄업이고 무명(無明)현상이지만, 없는 죄도 있는 것처럼 여론몰이로 덮어씌우는 것도 분명한 죄업이고 무명현상이다. 누가 뭐라 해도 진실은 드러나고 허상은 깨지게 마련이다.

우선 선거라는 자체가 지극히 법률적 행위다. 유죄 무죄가 공존하는 양면의 칼날이다. 시민들 모두를 패거리 전쟁으로 끌고 들어가는 당 낙(當落)의 싸움이다.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무죄’ 판결을 기대하고, 반대파 입장에서는 당연히 ‘유죄’ 판결을 기대한다. 권 시장의 소속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측에선 기획수사, 표적수사, 과잉수사 등의 논란도 제기 됐지만, 싸움은 이제 법정으로 넘어갔다. 취임한지 반년에 접어든 권선택 시장도 장담할 수 없다. 겉으로는 태연한척 하지만 속으로는 노심초사 애가타고 있을 것이다. 유죄무죄를 떠나 시민대표이자 현직시장이 법정에 서야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결코 당당한 것은 아니다. 더구나 후보시절 선거캠프에서 열성 다해 도와주던 핵심측근들이 5명이나 줄줄이 구속됐으니, 권 시장입장에서는 도의적 책임까지도 무겁다.

불법선거운동혐의로 검찰이 권 시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여, 야당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반응이 따랐다. 6.4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새누리당의 공격과, 시장자리를 차지한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반격으로 서로가 성명전으로 날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권선택 후보의 불법선거운동사실을 캐기 위해 1백 명 가까운 선거캠프종사자들을 일일이 조사 했다. 수사영역이 넓어지자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과잉수사’라고 반발하고, 충청권 4개 지역 광역단체장을 모두 야당에게 빼앗긴 새누리당에서는 ‘보여주기 수사’ 논란까지 일기도 했다. 아무리 사정의 칼날을 쥐고 있다지만 검찰의 입장에서도 150만 시민을 대표하는 현직시장을 피의자신분으로 수사해야하는 과정이 수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유죄무죄 판단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따라서 시민들의 여론도 법원으로 넘어갔다.

판결 결과 따라 1심, 재심, 상고심까지 거쳐야 당 낙이 결정되는 관행 따라 권 시장의 임기는 거의 채울 것 이라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시민들이 유별나게 법원의 판결에 주목하는 것은, 권 시장 불법선거운동혐의 수사과정에서 구속 기소된 대전시 경제특보 김 모 씨에 대한 판결 결과다. 김 모 씨는 지난 6.4지방선거 때 권 시장이 당선되기까지 후보캠프 총괄지휘 책임자였다. 권 시장이 취임직후 보은차원에서 경제특보란 직함으로 임명해 시청에 근무시켰다. 권 시장과의 의리관계로 보아, 권 시장이 후보당시 법률적 잘못이 있다면 모든 책임을 혼자 뒤집어 쓸 경우 권 시장의 부담은 그만큼 가벼워질 수도 있다. 김 씨 본인이나, 권 시장, 그리고 사건 수임변호사만이 알 일이다.

또 검찰이 2번씩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구속상태로 기소된 회계책임자 또한 판결 결과가 권 시장의 당 낙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선거법 위반혐의를 인정해 후보 당사자(권 시장)에게 1백만 원 이상이나, 회계책임자에게 3백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게 되면 당선이 무효 되고, 대전시민은

유인석 전 경향신문 중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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