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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뜯기 챔피언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홀리필드의 귀를 깨물어 세기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골잡이 악동 수아레스가 이탈리아 조르조키 엘리니 선수 어깨 죽지를 물어뜯어 월드컵 경기장이 발칵 뒤집혔다.

피사의 독재자 우고리노 백작이 어느 한 성직자에게 대들어 귀때기를 깨물어 세상을 놀라게 한 기록도 있다. 현세에서 이 백작은 성직자의 배신으로 정적의 꾐에 빠져, 자식들과 더불어 평생을 기아탑(飢餓塔)에 갇혀 살았다고 한다. 서로 인육을 나누어 먹다가 굶어죽어 지옥에 가니 배신자가 와 있는 것을 보고, 달려들어 사정없이 깨물어 뜯은 것이다.

이처럼 원한과 증오와 복수가 충천했을 때 흔히 귀를 물어뜯었다. 예로부터 귀는 여자의 성기를 상징하고, 코는 남자의 성기를 상징해 왔다. 고대 이집트 관습에서 여자가 간통하면 귀를 자르고, 남자가 간통하면 코를 자르는 것으로 응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문이, 귀문이라 하여 남의 각시를 넘보는 서방의 코를 물어뜯고 서방질하는 자기각시 귀를 물어뜯은 질투의 린치가 있었다.

세조 갑자년에 귀를 자르는 이형(刵形)과 코를 자르는 비형(鼻形)은 잔인하기 비할 데 없는 악형이라 하여, 이를 엄금하였다는 정사의 기록이 있은 것으로 미루어 봐서, 그것이 성범죄를 응징하는 코문이나 귀문이 관습으로 정착돼 내렸음 직 하다.
귀는 강한 성 충동을 유발하는 성감대로, 귀에의 자극만으로도 여성이나 남성은 오르가즘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호랑이나 사자, 코끼리 같은 맹수의 사랑이 절정에 이르면 귀를 물어뜯어 피를 흘리게 마련이라 한다.

이처럼 사람과 질투의 극치에서 귀는 이렇게 물려 뜯기게 마련인가 보다. 귀는 신의 소리를 듣는다하여 지혜와 지조가 잠겨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귀 耳 자 변의 한자는 거의가 좋은 뜻임을 미루어 동양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래서 노자나 석가 같은 성인이나 유비, 이성계 등 영웅호걸의 귀는 어깨까지 늘어진 것으로 보통사람과 구별됐다.

예부터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흔하게 가하는 체벌이 귀를 잡아당기는 일인데, 이는 지혜를 일깨우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편단심(一片丹心)을 귀를 베는 것으로 나타냈다.

고려 때 삼은(三隱) 중 길재(吉再)의 왼쪽 귀가 없음도 그 때문이요, 세계적인 화가 고흐가 이성(理性)과 결별하는 뜻에서 귀를 잘랐던 것도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긍정, 부정적의미가 부각 돼 내린 벌이 귀때기 파괴인데, 핵주먹 타이슨은 그 중에 구제받지 못할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나 악동 수아레스는 어께죽지를 물어뜯어 평생 핵 이빨이란 불명예를 안고 살아야 할 처지를 면키는 어렵게 됐다.
이동수<목요언론인클럽 상임 고문>
 

이동수 칼럼  webmaster@mokyo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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