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께서는 취임 하시자마자 대전시를 <일류 문화도시 대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천명하셨다.문화예술은 국가발전과 지역발전의 원동력이다.지역문화공동체가 없는 도시, 문화 불모지라 불려오던 1980년대 충청도 대전시에서 나는 분명 한가지 직업을 갖고 있었다.  서예가라는 직업과 문화운동가...바로 그것이다.

어찌 어찌하다 문화 불모지라 불려오던 시절의 대전, 충남 예총61년사(史)에 충남예총 회장과 대전예총 회장 재임 중에 한국예총 부회장 16년과 이사 4년, 감사 2년, 모두 22년 6개월간 역임해 오면서 중앙에 집중된 문화예술의 지방확산 운동을 강력히 펼치면서 지방예총과 지방문화원을 정부의 정액보조단체로 지정을 확정시켜 내고, <전국 예총 대표자대회 창설> <대전예술인대회 창설> <국내정상 예술단 초청공연> <대통령상 전국 합창제> <충남예술과 대전예술 발간> <대전, 충남산업디자 인전 창설> <백제 사진대전 창설> <대전오페라단 공연 정착 지원> 등 각종 예술행사를 창설하고 개최해 오면서 우리 고장의 문화사료집 <충남의 구비전승> <충남의 민속> <충남의 민요집> <대전의 시, 대전의 노래>을 채집, 발간해 오늘에 이르렀다.

대전시 교향(交響) 음악발전을 위해 1986년, 대전청소년 교향악단을 창단(지휘 : 김을곤 전,충대교수, 총무 : 공영훈 전,구미예술회관장) 10년동안 단장을 맡아오면서 해마다 봄가을 정기공연과 기타 연주활동을 지원해 왔다.

지역공동체가 없는 충청도 대전에서 이 문화공동체 운동의 일환(一環)으로 1991년, 우리고장에 연고를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후원회를 창설하고 20년간, 후원회 회장과 1996년~ 1999년까지 3년간, 대전시 야구협회장으로 온갖 정성을 다쏟아 후원, 지원해 온 보람으로 1999년에 한화가 전국을 제패 하고 우승하는 영광도 우리 충청인과 함께 나눴으며,

1995~2002년까지 대전광역시의회에 입성, 부의장과 의장직에 재임하면서 문화불모 지역의 문예진흥기금 < 63억 3천만 원 >을 조성해 내는 큰 보람도 얻었으며 2014년부터 대전시의정회장과, 2022년부터 전국광역시도 의정회 부회장으로 지방의정 발전에 봉사해 오고 있다.

그리고 1992년, 한중 국교정상화 이후 1994년 대전시와 중국 난징(南京)시가 자매도시를 결연함에 따라 한-중 우호관계의 중요성에 앞장서 <한중문화 교류회> 를 설립하고 1995년부터 문화적, 정서적 많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지난 28년동안 한해도 쉬지않고 난징(南京), 합비(合肥), 우한(武漢), 소주(蘇州), 성도(成都)시 등, 도시 정부와 문화교류행사로 < 한-중 서화교류전 >을 성대하게 개최해 오고 있다보니...

나를 순수한 서예가로 대하기 보다는 실속도 없고, 대접도 받지못하는 식소사번(食小事煩) 의 예술단체 회장, 사회단체 회장, 지방의회의 지도자로 만 보려는 시선이 너무많아 솔직히 몸이 주춤해 질 때가 많다.

다시 말하면, 
한 예술인으로 서예가의 입장으로 대해주려는것 보다 무슨 단체회장으로 대우하거나 현실 적으로 다른공직에서 감투를 쓴 사람과 유사하게 대하는 경향들이 짙다. 

그때마다 나는 마음이 섭섭하기만 하다. 적어도 다른 일반 사회단체 대표를 했다면몰라도 1980년대부터 문화 불모지라 불려온 대전시에서 예술 단체를 맡아 온갖 정성을 다 쏟아온 나 자신도 서예가요, 수필가요, 문화운동가인 것을!

과연, 그 대접을 받아오고 있는건지! 못 받아오고 있는 건지! 스스로 돌아볼 때가 많다.

솔직히 우리네 예술인들의 속성은 어떠한가! 대개가 성품이 온유하고 나약하기 그지 없다.

그가 진정 예술인 이라면 작품창작에는 대단한 용기와 의지를 보여 왔을지는 몰라도, 그 밖에 지역사회에서 대인관계나 공적인 업무를 추진하는 데는 다른 계통의 인사들과는 뭔가 다른면이 있어보이는 것이 상례(常例)이다.

화가나 서예가, 음악가, 문인, 할 것 없이 그 나름의 작업에는 독특한 개성(個性)이 있을지는 몰라도 이해관계에 얽힌 일이나 어떤 공적인 문화예술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너무 서툴고 비능률적이며 부족한면이 없지 않아 많은게 사실이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에서는 예술인중에 감투(?)를 쓴 사람은 온유한 그대로, 나약한 그대로, 대해주는 것이 아니라 너무 사무적으로만 대해주는 현상이니 딱하기 한이 없다.

다음으로 또 안타까운 노릇은 공(公)과 사(私)의 구분(區分)이 큰 문제다.

솔직히 나 자신도 어느 관공서나 유관기관에 업무 협조를 구하거나 예술행사를 추진하고자 찾아가면 그것이 분명, 지역문화 발전의 공적인업무 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담당 기관은 그 모든 일들을 개인 일로 착각(?)하고 대해 주려는데는 몸 둘바를 모르겠다.

관공서나 단체에서만 그렇게 대해주는 것이아니라 심지어 직접 내가 만나는 예술단체 회원분들이나 그 밖에 다른 분들 또한 마찬가지다.

분명히 예술단체 일로 협의하고, 협조를 구하는데도 마치 아무개 개인의 일을 도와주고 밀어주는 것처럼 착각하는 데는 유구무언(有口無言) 일 지경이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것은 나 자신의 태도와 심경도 착각을 일으키고 있는 때가 많다는 고백이다.

나도 공무를 수행하다가 벽에 부딪치거나 예산상의 애로가 있으면 그때그때, 방향을 바꾸거나 아예 포기해버리면 되는 일들을 가지고 마치 예술단체의 일들이 안되는 것도, 개인의 일이, 안되는 것처럼 착각하고 혼자 부심(腐心)하며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누가 일을 추진하지 않고 있느냐고 추궁할 사람도 없는데! 

공연히 불안하고 나 혼자 일을 사서하고, 결국 생고생하며 손해를 보는 수가 허다하다.

아무튼, 이렇게 서예가가 예술단체 일을 맡아 하다보니 바쁜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그 애로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더구나 대인(對人) 관계에는 서로가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주지 못하고 일반적인 관행으로 대해주려는 관계 당국자를 접하고 보면 내가 왜이런 고생을 혼자서 사서 하는 것인지! 

나 자신에게 많은 회의(懷疑)나 고통이 따를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다시 한번더 생각해 본다. 이러한 역할은 우리 고장 예술인 중에서 누군가가 맡아서 해야할 일이고 그렇다면 어느 예술단체 회장이든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려면 과연 그만한 난관과 애로가 없을수 있겠는가?

다른 공공기관의 공직자들은 연간 계획을 수립하고, 짜놓은 예산규모에 따라 대과(大過)없이 업무를 추진해 나가면 그 업무의 성과나 방향은 해마다 그리 다르지 않게 추진되고 집행되는게 관행이다. 그러나 현실은 거리가 멀다.

따라서 그런 공공기관의 책임자는 당초(當初) 기본 운영계획에 의한 업무추진을 확인하고 또 감독만 하면 대과 없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게 일반행정의 관행인 것으로 안다.

현실적으로 예술단체 일은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에 이르기까지 단체회장인 자신이 발로 뛰지 않으면 전혀 추진되지 않고 백지상태의 결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단체의 책임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예술단체는 크게 발전할 수 있고 형편없이 답보 하거나 자리만 보전하고 퇴보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50여 년간 각 단체에서 이렇게 부담이 큰일을 맡아오고 있다 보니 솔직히 나는 가정은 고사하고 내 개인적인 서예 창작활동에도 전념하기가 힘들 때가 많았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1980년대 중도 서예학원에서 지도했던 문하생들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줘 왔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기왕 맡아온 역할들을 그렇다고 외면하거나 눈가리고 적당히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따라서 요즘 나는 나 자신에게 새로운 생활신조를 강요한바 있다. 

그것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는 남보다 바쁘게 뛸 수밖에 없으니 바쁘게 사는 것을 운명으로 알고 그에 걸맞게 대처하자는 굳은 신념이다.

< 일류 문화도시 대전 >으로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하면서, 그동안 문화예술관련 각종 사업과 행사를 추진하고 실천에 옮기는데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겠습니까? 그많은 분들께 
이지면을 통해 재삼감사 드린다. 

이제 산수(傘壽) 나이도 지났지만 내가하는 일들 어느하나도 등한시(等閑視)할 수 없는 보람찬 일이라면 더 열심히, 더 부지런히, 그리고 바쁘게 뛸수밖에 없다고 오늘도 굳게 다짐을 한다.

그리고 아무리 바빠도 나는 하루도 붓을 놓는 날이 없다. 그 바쁜 틈에도 작업실에서 붓을 잡고 묵향속에 깊이 젖어 본다. 

남계 조종국

그런 보람이 있기에 나는 바쁜 생활속에서 삶의 참뜻과 기쁨을! 

그리고 마디마디 흰 땀 섞어 찰지고 야무지게 속살 비벼 한올 한올 하얀 미소 지으며 시간과 공간을 소중하게 쓰면서 계묘(癸卯) 년을 보내고 밝고 희망찬 새해 갑진(甲辰)년을 맞으려 합니다.

남계 조 종 국 (원로서예가, 전 대전시의장)  webmaster@mokyoclu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