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엑스포 재창조사업 사이언스 콤플렉스 추진계획을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미 학계 등에서는 이 사업에 민간 사업자가 참여해 좌지우지 하게 되면 본래의 목적인 청소년들의 과학교육의 메카로서 기능이 위축되고 상업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또 지역의 유통 상인들도 조성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어 시의 보다 면밀한 검토와 대책이 시급하다.

전국상점가연합회 대전지부와 전국패션의류대전연합회 등 50여개 상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14일 민선 5기 추진된 엑스포과학공원 내 사이언스콤플렉스 조성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학공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리겠다던 공약이 과학공원은 재벌의 품으로 돌리고 시민은 그 재벌의 이익을 위한 소비 집단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졌다며"사업 자체를 즉각 중단하고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유치가 추진 중인 사이언스콤플렉스와 유성복합터미널, 신세계유니온스퀘어, 대전역 민자 역사, NC백화점 등 최소한 연간쇼핑객 수요가 2500여만 명에 이르는 시설물이 추진 중에 있어 이로 인한 지역소상공인 및 기존상권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심각할 것이라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대전 지역은 대형유통업체의 할인점과 체인 편의점 등이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어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거기다 이런 대규모 유통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소규모 상인들의 생계는 더욱 어려워지고 지역경제도 침체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엑스포 사이언스 콤플렉스마저 유통시설 위주로 설계된다면 위기는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엑스포과학공원은 대덕연구단지의 집적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에게 과학교육을 보여주고 체험케 하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 지역의 공통된 인식이다. 또 그래야만 대전의 먹거리를 확보하는 기능도 할 수가 있다.

현재 대덕연구단지에는 정부 출연 기관 30곳을 비롯, 국공립 기관 14, 기업부설연구소 50, 기업 1천 3백여 곳이 있고, 2만 7천여 명의 연구 인력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시설과 연구 인력을 활용해 엑스포공원을 청소년을 위한 현장과학교육의 메카로 만드는 일은 대전시와 지역사회의 공통된 염원이자 의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엑스포 과학공원이나 대덕연구단지 각 연구기관 등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은 아주 형식적이다.

프로그램이 저학년 중심으로 그저 호기심이나 채워 줄 정도이고 단순한 견학위주로 되어 있다. 홍보 부족과 체계적이지 못한 프로그램 운영이 학생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엑스포공원에 전문적으로 현장교육을 담당할 기구를 설치해 보다 짜임새 있는 견학과 체험을 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현재 사이언스콤플렉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 중에서는 ‘상업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누가 투자를 하겠냐’면서 관계 기관에 압박 성 주문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이런 조르기 식의 요구에 대전시가 어떻게 대응을 할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물론 엑스포공원 유지를 위해 매년 눈덩이처럼 쌓여가는 적자를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재벌의 손아귀로 들어가 사유재산처럼 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엑스포 공원의 공공성과 과학성을 되살려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겠다고 공약을 했다. 이번 사이언스콤플렉스 추진 경과를 지켜보면 과연 민선 6기 대전시정이 어떻게 운영되어 갈지를 가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헌용<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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