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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보궐선거 이제 끝내야 한다.

나도 서산사람이지만 서산, 태안 사람들의 투표성향을 보면 이상하다. 가장 현명한 사람들 같은데 투표결과를 보면 번번이 어리석다. 지금까지 국회의원, 시장, 군수 재선거가 몇 번이었나? 오는 7월 30일에도 또 국회의원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선거법을 위반해 법정에서 실격당하는 본인들의 불명예는 물론이지만, 선거법 위반자들에게 속아 표를 찍어준 유권자들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6월 26일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성완종(63) 의원의 경우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산장학재단 조직을 통해 지역구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음악회를 열었고, 또 자율방범연합회에 청소년선도 지원 자금 명목으로 1천만 원을 기부한 혐의로 기소돼 1심, 2심을 거쳐 대법에서 벌금 5백만 원형이 최종 확정됐다. 벌금 1백만 원 이상의 형 확정 자에 대해선 의원직을 잃게 되는 현행법 따라, 수단 좋기로 소문난 성완종 의원도 결국은 2년 만에 낙마했다.

직접적인 원인은 실격당사자인 성완종 의원의 잘못이다. 오래도록 쌓아온 장학사업 선심공적을 투표조직과 연계시키려 했던 것부터가 모순이다. 지역의 뜻있는 일부 인사들로부터 지적의 목소리가 나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장학조직을 선거목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불순한 욕망에 부화뇌동한 다수 유권자들의 간접적 잘못도 있다. 지역 인재육성을 위해 노력해온 고마움 때문이 진정이었다면 후보당시 누군가가 성완종 의원의 잘못된 판단과 아집을 막았어야 한다.

서산, 태안 선거구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만도 벌써 2번째다. 또 기초단체장 재선거만도 3번(시장2, 군수1)이나 치렀다. 같은 선거구내에서 무려 5번이나 연속으로 재선거를 치렀다면 결코 영광스런 일이 아니다. 모두가 실정법위반 때문이다. 재선거 때문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세금손실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간접적으로 미치는 지역손실 또 얼마인가.

성완종 국회의원이 실격되면서 서산, 태안지역은 또다시 선거태풍에 휩싸이고 있다. 6.4지방선거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역의 주민정서는 또다시 4분5열 되고 있다. 철새 떼처럼 몰려든 예비후보들이 쏟아내는 갑론을박, 감언이설들이 곳곳에서 표심들을 흔들어대기 때문이다. 평소에 얼굴한번 내밀지 않던 사람들부터, 심지어는 실정법위반 전과자들까지 나서 “내가 적임자”라고 민심분열을 선동하고 있다. 또 공천권을 둘러싼 모종의 횡포가 심혈을 바쳐 지역조직을 관리해온 사람을 팽개치기도 한 그간의 사례도 있다.

이제는 지역 유권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때만 되면 찾아오는 철새 같은 뜨내기 예비후보들의 감언이설에 휘둘리지도 말아야 한다. 양심과 능력가진 진정한 지역일꾼을 선택해서 안정된 정치기반이 조성될 때 거듭되는 “재, 보궐선거 특구”란 불명예도 막을 수 있다. 자기영달에만 급급해 음흉한 위선계략으로 유권자들을 속이고 지역의 위상을 욕되게 하는 뜨내기 후보들의 농락을 경계해야 한다. “재선거 단골지역”이란 오명의 책임은 유권자들 스스로에게 있다. 모르고 하는 잘못도 반복하면 죄악이 된다.

건국이후 우리는 숱한 선거를 체험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똑같은 과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명언이 있다. 전임 국회의원들의 무능으로 미뤄놓은 지역의 현안들은 태산 같다. 내포 신도시 개발과 도청이전을 계기로 서산과 태안의 입지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달라진 환경을 백배 활용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재선거에 매달려 지역민들끼리 좌충우돌하면서 분열갈등이나 빚고 있다면 창피한 일이다.

   
 
재, 보궐선거는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 우선 지역 유권자들이 각성하고 뭉쳐야 한다. 낙하산 공천이나 철새공천을 거부하고, 이번만은 반드시 내 고장 출신, 양심과 능력 갖춘 일꾼을 뽑는 재선거가 돼야 한다.
<유인석 본클럽 회원 · 전 경향신문 중부본부장>

유인석 칼럼  webmaster@mokyo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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