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10간12지로 따져서 갑오년(甲午年)이다. 띠로는 청말띠의 해이다.

말은 인류의 역사 이전부터 사람과 함께 살아왔다. 가축으로써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고, 힘든 일을 하는데 이용됐다. 또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아주 중요한 교통수단이었고, 사냥을 할 때도 큰 역할을 했다. 또 군인들을 태우고 전쟁을 수행했다. 한때는 말을 이용한 기병이 가장 중요한 부대였고, 위용을 드날릴 때가 많았다.

이처럼 사람을 대신해 다양한 역할을 하던 말이 교통과 통신, 무기 등이 발달함에 따라 그 역할이 크게 축소됐다. 아직도 곳곳에서 말이 이용되기도 하지만 미미하다. 다만 스포츠로서의 승마에 활용되고, 경마장에서 세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정도이다.

▲ 견마는 남이 탄 것을 끌기 위해서 잡는 고삐를 말한다. 따라서 견마를 잡힌다는 것은 자신이 탄 말을 다른 사람이 끌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말이 오랫동안 사람과 함께 해온 탓에 말과 관련된 사자성어나 고사성어, 속담 등이 많이 남아 있다. 견마지로(犬馬之勞), 새옹지마(塞翁之馬), 마이동풍(馬耳東風), 천고마비(天高馬肥), 천군만마(千軍萬馬), 죽마고우(竹馬故友), 지록위마(指鹿爲馬), 마각노출(馬脚露出) 등.

말과 관련된 대표적 속담이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이다. 이 속담에서 경마가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여기서 경마란 무슨 뜻일까?

경마(競馬)란 말을 타고 누가 빨리 달리는 가를 겨루고 이 결과를 놓고 돈을 거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경마 잡히다의 경마는 이 말과는 관계가 없다.

'경마 잡히다'의 경마는 원래 견마(牽馬)의 발음이 변한 것이다. 견마는 남이 탄 것을 끌기 위해서 잡는 고삐를 말한다. 따라서 견마를 잡힌다는 것은 자신이 탄 말을 다른 사람이 끌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종을 두어 말을 끌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속담은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는 속담과 같은 뜻이다. 또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경마는 로또나 스포츠토토, 경륜, 경정과 마찬가지로 사행심을 조장함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이다. 과거에는 경마경기가 진행되는 경마장을 직접 가야했다. 통신의 발달로 지금은 화상경마를 전국 곳곳에서 즐기고 있다. 처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긴다고 시작한 경마참여로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큰돈을 잃거나 경마에 중독되는 등 많은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여유 자금을 갖고, 소액으로, 가끔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사행성이 강할수록 어디까지가 즐기는 행위인 지 구분하기 애매하다. 또 사행성이 있는 것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돈을 따면 따는 대로, 잃으면 잃는 대로 사행심에 빠지기 쉬운 게 인지상정이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게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어느 분야에서든 욕심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면 어떨까?

강구일(대전문화타임즈 편집위원)

대전일보와 중도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한 필자는 사학과 출신답게 우리 지역의 지명을 비롯한 뿌리찾기에 관심이 많다. 앞서 대전문화타임즈 편집위원으로 <대전 지명 이야기>를 통해 우리 지역의 지명에 대해 역사적 흔적을 찾아 발로 뛰며 지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보였다.

기사출처<대전문화타임즈  www.dm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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