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유․정 두 신부의 주교 서품식은 오는 2월 5일 서울에서, 염 대주교의 추기경 서품식은 2월 22일 로마에서 각각 베풀어질 예정이다.
염 대주교의 이번 추기경 임명은 한국 천주교회 사상 김수환 추기경(1969년 4월 30일)과 정진석 추기경(2006년 3월 24일)에 이어 세번째로, 2009년 김 추기경 선종 이후 5년 만에 추기경 2인 시대를 다시 열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새 추기경 19명 중 교황청 기관장 4명을 제외한 15명 가운데 교황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은 12명이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2명(한국․필리핀), 남미 3명(브라질․아르헨․칠레), 중미 2명(니카라과․아이티), 북미 1명(카나다), 유럽 2명(영국․이탈리아), 아프리카 2명(코트디부아르․부르키나파소) 등으로 염 대주교의 이번 추기경 임명은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위상을 전 세계에 드높인 것이어서 우리나라에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염 추기경 임명은 한국에 큰 축복
전 세계 신자 수가 12억인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추기경이 차지하는 위상은 대단하다. 우선 교황의 최측근 협력자라는 점, 그리고 교회의 반석(盤石)을 받치는 ‘돌쩌귀’로서 교황의 최고 목자 직무를 보필하는 중추이기 때문이다.
만 80세 미만 추기경은 교황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동시에 가지며, 바티칸시국 시민권도 갖는다. 홍색의 복장이 특징이어서 홍의주교(紅衣主敎)로도 불린다.
필자에겐 추기경 존재에 대해 남다른 기억이 있다. 1974년 여름 어느 날, 그러니까 40년 전의 일이다. 당시 유신정부의 지방지 1도1사(一道 一社) 방침에 따라 대전에서 발행되는 중도일보가 폐간돼 삶의 터전을 청주로 옮겨 충청일보에서 근무하던 시절이다.
교교 1년 선배인 동시에 중도일보 선배이기도 했던 백 모 선배가 회사로 필자를 찾아왔다. 당시 합동통신 충남북 특파원이었던 그는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보여주지 말고 혼자 만 보라’는 간곡한 당부와 함께 미국 AP통신 연감(1974년판) 한 부를 내게 선물했다. 지금 생각하면 필자가 중도일보 재직 당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를 번역해 신문(중도일보)에 개재해온 터여서 영문판 AP 연감을 소화해낼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 이 연감을 내게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백 선배의 말대로 AP연감은 내 호기심을 자극하고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그러나 한편으로 두려움을 주는 그 어떤 것이었다.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人共旗)를 비롯해 북한의 역사, 체제, 인구, 영토, 군사력, GNP 등등-. 아무튼 이런 저런 내용들을 대하면서 무슨 큰 잘 못이라도 저지른 듯 가슴이 뛰고 벌렁거렸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 기대
특히 이 연감에 실린 남북한 인물이 있었는데 대한민국 통치자(박정희 대통령)와 북한 통치자(김일성 주석),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이었다. 박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은 각각 남북한 국가 설명 부문에 최고 통치자로 등재돼 있고 김 추기경은 전 세계 80여 명과 함께 별도의 추기경 명단에 ‘카르디날 스테판 김수환 코리아’로 실려 있었다. 40년 전의 기억이 생생한 것은 추기경이라는 위상이 당시 세계적 통신사 연감에 실릴 만큼 컸기 때문이 아니가 싶다.
염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그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 서울대교구장직과 평양교구장직을 검하고 있는 염 추기경은 추기경 임명 축하식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아시아 복음화와 북한교회를 위해 도울 수 있는 방법과 화해와 일치의 길로 나가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
||
이용웅(본회 회원 / 전 연합뉴스 충청취재본부장)
이용웅 mog@hanmail.net
김태흠 지사, 새마을정신으로 미래 성장동력 발굴 앞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