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쌍십절 이른 아침. 읽고 있던 책에서 눈이 번쩍 띄는 이야기 하나를 보게 되었다. TV와 라디오 드라마의 한 작가가 어느 날 해외토픽을 읽다가 감동을 받고 썼다는 것이다. 작가의 마음을 붙잡은 토픽은 중국의 한 청년이 실종된 어머니를 찾기 위해 17년 동안 천여 개 마을, 삼만여 리를 돌아다녀 마침내 찾았다는 극적인 이야기이다.

어머니를 잃었을 때 열 세 살이었던 소년은 이제 서른 살 청년으로 성장했다.

글도 모르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서툰 어머니가 실종되자 소년은 다음 날부터 서둘러 온 동네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다. 소년은 막노동으로 돈을 벌어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며 어머니를 찾으려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일을 병행했다. 허지만 어디를 다녀도 어머니를 보았다는 사람은 물론 비슷한 사람을 보았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

한 해, 두 해...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러갔고 모두가 그를 만류했다. ‘어머니 찾는 일은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허지만 그는 어머니 찾기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머니를 잃은 지 17년이 다 되어 갈 즈음, 한 농촌에서 꿈에 그리던 어머니를 극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 날도 그는 좌판을 벌여 놓고 장사하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몸에 밴 습관처럼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다. 그러다가 그 할머니가 바로 자기를 낳아준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꿈처럼 만난 어머니와 아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그동안 참아 왔던 울음을 한참 동안 쏟았다.

아들은 다음 날 곧 바로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다짐하며 그동안 못 다 한 효도를 하겠다고 어머니에게 굳게 약속했다.

또 주변에 이런 아들도 있다. 어머니를 위해서 잘 나가던 직장을 포기한 사람. 그는 얼마 후면 돌아가실 것으로 주치의가 조심스럽게 내다보는 어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서울의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곧 어머니가 있는 시골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그 동안 한 번도 해 드리지 못한 좋아하는 꽃을 선물하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는 등 어머니가 하늘나라 여행을 떠날 때까지 늘 곁에 있어 펀하게 떠나시도록 지켜보며 도와 드렸다.

불과 얼마 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던 반인륜적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친아들이 어머니와 형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일이나 장례를 치르지 않고 어머니시신을 병원 영안실에 그대로 안치시켜놓고 세 남매가 부의금만 챙겨 잠적한 일이다. 그러기에 그로인해 가슴마다에 안긴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터라 위 두 이야기는 또 다른 종을 모두에게 더 크게 울려 주고 있는 것만 같다.

박천규(본클럽고문 / 전 대전MBC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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