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7일 염홍철 대전시장의 내년 대전시장 불출마선언 이후 출마후보들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출마의사를 밝혔거나 조만간 밝힐 것으로 예상되는 여권인사는 6명이지만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장 선거는 강력한 후보 중 한명인 박성효 의원(대전 대덕 새누리당)의 출마여부가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친박계인 박 의원은 아직 공식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출마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여권은 국회의원 3선인 이재선 전의원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데 이어 2선의 이양희 전의원이 10월8일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또 충남대 육동일 교수와 정용기 대덕구청장도 일찌감치 출마의사를 밝혔고, 현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인 송용호 전 충남대총장도 최근 언론, 또는 지인을 통해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밖에 많은 인사들이 여당 공천을 받기위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민주당에서 ‘영원한 시장후보’인 권선택 전 의원과 현 국회부의장인 4선의 박병석 의원, 선병렬 전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3선의 이상민 의원(유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지수다. 이밖에 안철수 신당에서도 후보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신당에서는 메이저정당의 낙선자를 대상으로 선별 출마시킬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 이양희 송용호 육동일 박성효 이재선 정용기 등 경쟁치열

대전시장선거와 관련해 관심을 끄는 것은 여권에서 과연 누가 경선에 참여하고, 누가 공천권을 얻을 것이냐다. 여권이 강력한 야권 후보(권이든 박이든)를 맞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건 당연지사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누가 뭐래도 염홍철 현시장이 공천후보로 가장 유력했던 게 사실. 현역인데다 지명도에서도 다른 후보를 압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준비도 많이 해왔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그런데 뜻밖에도 불출마를 선언했고, 지지자들은 그의 불출마선언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던 그가 왜 불출마를 선언했는지 아직도 의아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더욱이 10개월 가까이 남은 이른 시점에서 출마를 포기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물론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이유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의 불출마 변은 이렇다. “예측 가능한 정치적 환경을 만들고, 안정적인 시정운영을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이는 어느 정도 진정성이 담겨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정가에서는 다른 이유를 들고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실질적인 공천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이 염에게 있지 않음을 본인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또 한 가지는 ‘시장재직 중 뭔가 약점을 잡혔을 것’이라는 점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확실한 증거는 없다. 다만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이 그의 취임 이후 계속적인 비판으로 곤욕을 치러왔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어떻든 새누리당의 시장공천은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새누리당은 6명이든, 10명이든 경선을 치를 것이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한 후보는 박심에 가장 가까운 박성효의원이라고 전망한다.

민주당, 박병석 권선택 중 택일확실, 안철수신당도 후보 내세울 듯

박 의원은 2006년 시장선거에서 염홍철 후보에 다 진 경기를 박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이 병상에서 “대전은요?”라는 한 마디에 막판 대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새누리당 소속(선진당 합당)의 염홍철 시장은 박심 때문에 링에 서 보지도 못하고 타월을 던져 기권한 모양새가 됐다. 염 시장은 선진통일당(자유선진당)의 새누리당 합당으로 당적이 옮겨진 게 족쇄가 됐다. 그렇다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길 상황이 못 됐다. 권선택 전의원이 재빨리 민주당으로 옮겼기 때문이었다.

박성효 의원의 공천에는 약점이 있다. 현역 초선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시장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다. 현재 새누리당은 국회의석 과반을 겨우 넘고 있어 과연 의석을 버리면서까지 시장출마를 강행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주민의 여망을 박차고 시장에 출마하는 게 모양새는 별로 좋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기 대선과 관련, 광역단체장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전국광역단체장 16명 중 민주당이 8명, 새누리당 7명, 무소속 1명으로 여당이 한 명 적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차기 대선과 총선을 위해서라도 거점 확보가 시급한 입장이다. 충청권의 경우 세종시를 제외하면 3개 광역단체장 중 충남과 충북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고, 대전도 선거 당시에는 야당(자유선진당)에 내주었었다. 따라서 지명도가 높은 박성효 의원을 출마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박 의원이 출마할 경우 그의 지역구(대전 대덕)보궐선거는 현 정용기 대덕구청장을 내세우면 된다고 보고 있다. 시장출마에 뜻이 있는 정 청장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과제다. 이양희 전의원 역시 박 의원과 마찬가지로 과거 친박의 핵심이었다. 그는 비서이던 이장우 의원에게 지역구(대전 동구)를 물려주고 반 은퇴생활을 하다 이번에 출마를 결심했다. 70세 가까운 그의 출마선언은 ‘올드보이’의 귀환인 셈이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위원장인 이장우 의원의 후원을 믿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외가 동생인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오랫동안 시장을 꿈꾸어온 지방자치 전공 학자다. 그러나 대통령의 친척이라는 게 오히려 핸디캡이라 박 대통령의 성격상 공천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송용호 전 충남대총장의 경우 참신한 이미지의 학자출신으로 주위의 강력한 권고 때문에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 이재선 전의원도 국회의원 3선의 관록을 내세워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새누리당 후보결정은 박심(박근혜)에 달려있다

한편 민주당은 2선의 전 권선택 의원의 공천이 가장 유력하다. 그는 두 번이나 현 국회의장인 강창희 의원을 꺾은 바 있다. 그러나 선진통일당과 새누리당이 합당할 때 합류를 거부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그는 당시 박병석 부의장(민주 대전 서갑) 및 이상민의원(민주 유성)과의 관계가 소원해져 약점이 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병석 현 국회부의장의 출마를 거론하고 있으나 현실성이 없다. 4선인 그는 앞으로 국회의장을 꿈꾸고 있고 현재 지역구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위에선 그의 능력으로 미루어 시장적임자라고 말하고 있긴 하다. 이밖에 선병렬 전의원을 거명하고 있으나 가능성은 희박하다.

만일 박성효의원이 출마를 접을 경우 누가 나갈 것이냐도 크나큰 관심거리다. 박 의원을 제외할 경우 누가 공천될지 오리무중이다. 박 의원이 출마하면 박성효 對 권선택의 빅 매치가 성사돼 시민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둘은 여러모로 비슷한 스팩을 쌓았다. 대전고(박이 1년 선배)와 성균대를 나왔고, 고시출신에 오랜 행정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나이는 1955년생 동갑이다. 박은 민선 대전시장, 권은 부시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박은 현역 초선의원, 권은 2선의원이다.

둘 모두 당내 경선을 치러야할 것으로 보이는데 권이 비교적 수월하게 공천권을 딸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해 박은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핸디캡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박심의 향배에 달렸다. 최근 정당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비해 2배 앞선 것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거리다.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국민의 지지도가 낮아지고 있음은 악재다. 내년대전광역시장이 누가 당선될지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오덕(본클럽 회원 / 전 대전일보주필)

권오덕  mo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