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사고를 당해 자주 찾던 대학병원에 오갈 때 보고 가슴에 와 닿았던 글이다.

병원에 들어서서 지인이 입원하고 있는 6층 병실에 올라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야한다. 엘리베이터 내부의  벽면에 붙어있는 여러 가지 글들이 눈길을 끈다. 그 중에 하나가 어느 풀 빵집의 빵값 이야기다. 3개가 든 한 봉지는 1,000원인데 빵 하나는 300원이라는 것이다.

점심때면 이 빵집을 거의 매일 이용하다시피 한다는 동네 고객이 하루는 빵집 주인에게 물었다. “어째서 3개는 1,000원이고 1개에는 300원이냐?”고.

중년을 넘긴 주인은 설명에 앞서 빙긋이 웃으며 고객을 쳐다보며 “당연히 그렇게 느낄 것”이라 했다. 주인은 의아해 하는 고객에게 “고객님은 3개가 든 것을 사 드실 수 있지만 1개만 사먹는 고객은 3 개가 든 한 봉지를 살 형편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그 고객은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라며 잘 알았다는 따뜻한 웃음을 주인에게 보냈다.

입원가료중인 교통사고 피해자인 지인은 병원에서는 퇴원하길 권한다며 큰 걱정을 털어 놓았다.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보험치료는 진단에 따른 입원치료기간이 다 되어가기에 만기 전에 퇴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만기 후부터는 일반 환자로 진료비가 계산된다는 것이다. 간병인의 도움이 없이는 병상에서 일어나는 일에서부터 화장실 다니기, 병원 프로그램에 따른 여러 재활 치료를 받으러 2층, 3층 오르내리며 치료받기가 무척 어려운 환자 상태.

환자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아는 주치담당 교수에게 호소, 선처를 부탁해 보았으나 ‘도와주고 싶어도 혼자서는 어쩔 수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오히려 환자와 가족의 이해를 구했다. 이에 퇴원을 권유받은 그 주일 주말에 퇴원하기로 결정하고 주치의가 권하는 다른 재활전문병원 입원과 통원재활치료의 가능성과 여건을 여러 병원에 타진해 알아보기로 했다.

퇴원에 앞서 우선 퇴원한 후 집에서 요양하고 운동하며 통원치료를 다닐 때 필요한 복지용구 몇 가지를 장기요양보험에서 지정한 한 복지사업자 측에 타진, 준비했다. 먼저 성인용 보행기, (4발)지팡이, 수동휠체어, 침대, 화장실과 침대 기상용 기둥과 안전손잡이 등이다. 수동휠체어와 침대, 휠체어는 우선 1년 간 임대했다.

그 후 복지사업자가 주문해서 가져와 설치하기로 약속한 침대 옆 자리에 기둥과 그 기둥에 안전손잡이를 설치했다. 안전손잡이 기둥공급가는 30여만원이며, 요양보험 환자의 자기 부담금은 46,000원이라는 설치한 여성 사업주의 설명. ‘설치하느라 수고했다’며 환자부담금을 주려 할 때다. 그 사업주는 ‘그러지 않아도 어려우실 텐데 오늘 설치한 기둥과 안전손잡이 환자 부담금은 제가 서비스하고 싶어요!’라며 ‘빨리 쾌유하시기만 바라요’라며 미소까지 선물하고는 서둘러 갔다.

그녀가 돌아간 후 TV뉴스에서는 ‘오늘 밤부터 중부지방에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나면 처서인 내일부터는 폭염이 고개를 다소 숙이게 될 것’이라며 듣기만 해도 시원한 소식이 나왔다.

풀빵집 주인의 마음과 복지용구사업자의 마음은 시원하게 통하는 한 통로인가 보다.
 

박천규(본 클럽 고문 / 전 대전MBC 상무)

박천규  mogyoclu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