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월 8일)은 지금으로부터 53년 전인 1960년 대전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당시 자유당 정권의 부정과 부패 독재에 항거해 분연히 일어서 거리로 뛰쳐나왔던 역사적인 날이다.

당시 자유당정권은 이대통령의 장기집권과 이기붕의 부통령 당선을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당연히 권력의 앞잡이들이 갖은 수단으로 국민과 야당을 탄압하고 사찰하는 등 흉흉한 분위기에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풍전등화의 극한상황이었다.

결국 대부분의 국민들은 앞으로 닥쳐올 미래에 불안과 초조의 나날을 보내면서도 선뜻 앞에 나설 수 없는 시국의 연속이었다. 따라서 당국의 감시나 사찰의 대상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학생들이 앞장설 수밖에...

2월 28일 일요일 대구에서 있었던 야당 후보의 유세장에 학생들이 참석하는 것을 우려한 당국이 일요등교를 강행하자 당시 경북고 등 대구의 학생들이 거리로 나서면서 학생 운동의 효시가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대구 2․28 민주의거이다.

그리고 3월 대전의 고등학교 학생들도 대구의 시위에 자극받아 3월 8일 대전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 야당의 유세장을 찾아 시위를 하기로 하였으나 일부 학교들이 사전에 정보가 새어나가 감시를 당하는 사이 대전고등학교 1․2학년 학생 1,000여명만이 학교 담장을 넘어 대흥동 로터리를 지나 대전공설운동장으로 치달을 때 운동장 입구에 진을 치고 있던 기마경찰과 무장경찰에 의해 무자비하게 구타당하며 쫓겨 시내 곳곳으로 흩어졌고 일부 학생들은 인동을 거쳐 대전역 중앙로를 행진하며 도청을 지나 학교로 되돌아 왔으니 이것이 바로 그 역사적인 3․8 민주의거다.

그 여파는 마산의 3․15 부정선거 규탁 시위, 4․19 혁명으로 이어져 결국은 자유당 정권은 붕괴되고 이 대통령이 하야하는 한국 현대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단초가 되었다하겠다. 이처럼 3․8 민주의거는 이 나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매우 의미있고 뜻 깊은 역사적인 쾌거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폭발했던 뜨거운 용암은 더 이상 분출하지 못하고 40년 동안 휴화산 상태였다.
40년의 긴 세월이 지난 다음 2000년 3월 8일에야 재조명의 싹을 틔워 강연회와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념 사업회를 발족하여 그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려 몸부림을 쳤다.

2005년에는 「三․八 民主義擧」책자발행과 출판기념회, 2006년 7월에는 둔지미공원에 3․8 민주의거기념탑 제막, 초등학교와 중학교 참고도서에 처음으로 3․8 민주가 수록되기도 했다.
2009년에는 대전광역시 「3․8 민주의거」기념일 제정조례 제3768호가 시의회를 통과됐고 2010년에는 3․8 민주의거 50주년 학술대회가 열렸으며 2011년 1월에는 「50년-3․8 민주의거」출판기념회가 성대히 거행됐고 3․8 민주의거 찬가도 만들어 매년 기념식에서 부르고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대구와 마산은 국가기념일로 승격해 막대한 국고지원으로 기념공원조성과 국립묘지 승격은 물론 대규모 기념관을 건립하거나 완공해 지역의 성지로 가꿔가고 있다. 당연히 지역 정치권과 시민 등의 결집과 역량 덕분이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교훈이다.

오늘 오전 11시 대전시청강당에서는 3․8 민주의거 53년 기념식이 열린다. 해마다 열리는 기념식이지만 날이 갈수록 참여 폭이 또 열기가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또 오후 2시 30분에는 대전고등학교 교정에서 당시 의거에 참여한 학생들이 모금해 건립한3․8 민주기념비 제막식이 열린다. 많은 시민 학생들이 참여해 그날의 의미를 되살리고 그 정신을 이어 받기를 기원해 본다.

충청의 정신은 무엇인가? 충효의 정신이다. 바로 나라 사랑 정신이다. 나라가 어지럽고 위태로울 때마다 충청의 지사가 맨 앞장에 나섰다. 구국일념으로 그 정신을 이어받은 것이 바로 3․8 의거다. 부정과 부패, 독재에 분연히 맞선 3․8 의거 그것이 바로 나라 사랑 정신이요, 3․8 정신인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데 그 누가 도와주겠는가? 오늘 이 아침 53년 전을 되돌아보며 3․8 정신을 시민정신으로 충청의 정신으로 승화시키고 영원히 이어지기 위해 지역 정치권과 시민 모두의 참여와 분발을 다시 한 번 촉구해 본다.

김영광(본회 이사 / 전 대전MBC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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