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木寒天 찬바람을 이겨내고 어김없이 찾아온 癸巳年 봄 나들목을 어떻게 보 낼 것인가. 봄은 찾아왔건만은 세상사 쓸쓸하구나! 나도 어제는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구나! 萬物이 소생하는 찬란한 이봄을 한탄만 하지 말고 쿵덕쿵 우리가락으로 활기를 찾아보자.

사람 몸에서 제일 늙지 않는 것이 목소리인데 목소리를 다듬고 노래를 하거나 흥얼거리면 老化도 예방할 수 있다는데 一石二鳥가 아닐런지!

특히 젊었을 때 부르던 3류 유행가와는 달리 우리 선조들의 知慧와 해학 등 신명스런 氣가 모아진 판소리. 즉, '唱을 하다보면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를 외치신 명창 박동진 선생의 말씀이 생각난다.

더욱이 올봄에 목요언론인클럽 창설 이래 처음으로 판소리반이 개설되 學生心으로 돌아가 배우고 익히려는 道伴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 뜻을 함께하는 同志들의 向學의 喜悅을 누리고 있으니 평생 배워야 한다는 孔子의 말씀대로 不亦樂乎아가 아닌가!

①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라. (亦:또 역 , 說:기쁠 열)
    배우고 읽히면 또한 기쁘지(재미있지) 않겠는가?
② 有朋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요. (樂:즐길 락)
   同志가 먼 지방에서 찾아온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③ 人不知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라. (慍:성낼 온)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不慍) 화내지 하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 열창하고 있는 송화순 부회장

이 漢文 古典은 2,500年前 孔子가 德行을 하려면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말씀을 강조한 것이다.
孔子의 사상을 제자들이 집대성한 論語의 첫머리 첫장 學而篇에 나오는 이 구절은 學之爲言은 效也라.(선각자가 하는 바를 본받아야 그 근본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끝없이 德行을 한다는 것) 그리고 여기서 學而時習에서 習(익힐 습)은 새가 여러 번 나는 연습을 하듯이 배우기를 계속하다 보면 배운 것이 익숙해져서 가슴이 흡족하게 되고 喜悅을 느낀다는 것이다.

有朋이 自遠方來에서 有朋이라고 하면 친구라고 국한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고 동반자, 도반, 동지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런 동지들이 먼 지방에서 찾아온다면 즐겁지(樂:즐거울 락) 않겠는가.

여기서 說(기쁠 열)은 마음속에 있는 것이요. 樂은 겉으로 發散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뜻을 같이 하는 同志들이 많이 생기니 얼마나 즐거운 것인가 이렇게 해석된다.

人不知而不慍 여기서 人不知而는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 의역하면 學文은 자신에게 달려있고 알아주지 않음은 남에게 달려 있으니 어찌 서운해 할 일이 있겠는가.

비록 善을 남에게 미치는 것을 즐거워 하지만 옳게 여김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서운함을 갖지 않는 것이 君子의 德目이라고 강조한다.

이같이 배움에는 끝이 없는데 지난 연말에 목요언론회 뒤풀이에서 펼친 판소리 한마당을 보고 클럽회원님들이 異口同聲으로 배워보겠다는 意志을 보여주는 바람에 필자 자신도 신바람이 난 것이다. 함께하는 동지를 얻고 목청껏 소리를 지르다 보면 得音이 되고 磨斧作針이라.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심정으로 연습을 계속하면 언젠가 唱을 부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

이러다 보면 여럿이 부르는 민요와 달리 獨唱으로 부르는 판소리는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대중 앞에 나서는 자신감도 갖게 되어 배움의 喜悅을 만끽할 것이다.

두고두고 진국이 우러나는 것처럼 우리 傳統音樂(판소리,민요,가야금 병창 등)의 禮와 樂를 즐기즐 아는 風流(知)를 배우고 善을 베풀어야 할 老年(德)입장에서는 健康(體)을 위해서라도 한번 도전해 봄직하다.

모쪼록 어렵게 緣이 닿아 癸巳年 새봄을 맞아 목요언론인클럽에 개설되는 판소리班이 우리 회원님들이 많이 참여해 세월의 無常함을 이기고, 배움의 喜悅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송화순(본회 부회장 / 한국한문교사 대전연수원 이사장 / 대전MBC 보도국장)
 

송화순  mogyoclu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