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용 (사)목요언론인클럽 포럼위원장/(전)국제라이온스협회대전충남지구총재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가장 감명 받은 것은 도심의 ‘센트럴 파크(Central Park)’였다. '콘크리트 정글'이라 불리는 맨해튼 시티의 오아시스 역할을 한다. 공원 안에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큰 동물원도 있으며 겨울에는 아이스 스케이팅도 즐길 수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이비라푸에라 공원(Ibirapuera Park)’은 역사가 400년이 넘는다. 공원이기도 하면서 레저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체육시설이 많아 시민들은 평일에도 조깅을 하고 자전거를 타며 가끔은 세계의 문화축제도 만끽한다.

이 공원에서는 2년에 한 번씩 비엔날레가 열린다. 몇 년 전에는 싸이가 삼바스타일의 강남스타일을 공연하여 k-팝의 열기로 뜨겁게 했다. 당시 브라질 최대 일간지는 ‘말 춤으로 세계를 정복했다’고 대서특필까지 했다.

유럽에는 수많은 명품 공원이 많지만 오스트리아 비엔나 숲은 가장 인상적인 공원이다. 높지는 않지만 천연림으로 관광객들은 반드시 찾는 자연 공원이다. 악성 베토벤을 비롯 수많은 음악가들이 이 곳을 산책하며 명곡을 썼다. 베토벤이 오스트리아에 영원히 묻힌 것은 비엔나 숲을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전해 온다.

서양의 정원은 사실 수백년이 넘은 것이 많지 않다. 그런데 부여에 가면 지금으로부터 1천 5백년 전에 만든 백제 왕궁공원이 있다. 바로 우리 고장의 자랑인 ‘궁남지’다.

백제 무왕의 설화가 어린 궁남지는 왕실 궁원(宮苑)이다. 의자왕이 배를 타고 신하들과 주유하며 놀았다는 기록을 보면 지금보다 더 컸을 것으로 생각 된다. 연못 안에 인공 섬을 만들고 각종 화초와 새를 길렀다고 한다.

백제의 궁원 기술은 일본 왕실에 전해져 크게 발전했다. 일본 오사카, 나라지역의 유명한 고대 정원은 백제인이나 후예들이 조명한 것 아닌가.

세종시는 ‘2025 국제 금강정원박람회(가칭)’ 개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와 연계해 정원 관광을 주제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세종시의 녹지율은 52%에 달한다. 금강과 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 베어트리파크, 전의 조경수마을 등 전국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빼어난 정원 기반을 갖추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도 ‘행정수도, 미래전략수도라는 자존심에 걸맞은 행사로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시민참여를 통해 도시 자체가 정원인 세종시를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정원 가꾸기는 꽃과 나무처럼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며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처럼 왕실 전통이 있는 국가에 아름다운 궁전이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내 친구 황순덕 전 연기군의장은 그동안 집요하게 세종시의 세계적인 공원화를 주장해온 주인공이다. 그는 전동면 신송로에 있는 베아트리파크에서 세종시민 1가정 1정원 갖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파트등 작은 공간 안에 아름다운 미니정원을 만들어 보자는 구상이다. 시민들의 마음부터 아름다운 정서를 가꿔야 한다는 것이다.

첨언한다면 백제의 찬란한 문화가 어린 세종시 이번 국제공원박람회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1천 5백년전 ‘백제 정원 궁남지 복원’ 구상도 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보다 특색 있는 금강정원박람회를 준비해 줄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부여 박물관에 있는 국보 백제 금동향로에 조각된 악사들은 1천5백여년전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이다. 그들은 백제 왕 앞에서 장중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복원 된 백제 궁원에서 세종시를 찾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연주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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