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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사회 대한민국’ 틀을 만들자[편집자 시선] 촛불 그 너머

바람 불면 꺼진다는 촛불이 횃불로 번져 순식간에 한반도를 화염으로 뒤덮었다. 촛불이 시작된 두 달 사이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여당마저 직격탄을 맞고 둘로 나뉘어져 나락을 헤매고 있다. 그야말로 격변의 소용돌이다. 언제 이런 전대미문의 사태가 있었던가.

처음에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던 촛불의 민심은 ‘사퇴’에 이어 ‘탄핵과 즉각 사퇴’, 헌법재판소의 ‘파면, 구속’ 까지 분노의 수위가 끝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이 촛불은 바로 꺼질 기색도 없다. 크리스마스와 금년의 마지막 날까지도 집회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가까운 시일 내 진정되길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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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안보와 경제가 지극히 염려스러운 이 지경에서 무엇이 추운 날씨에 매 주마다 1백만 촛불이 거리에 나와 함성을 외치게 하는 가. 또 어떻게 이 민심의 불을 끌 수 있을까.

검찰의 발표와 국회 청문회 등을 통해 드러난 국정농단의 어처구니없는 짓거리들은 우리가 굳게 믿고 있던 민주주의가 허상이었음을 깨닫게 했다. 분노와 좌절, 그리고 갑자기 느끼게 된 낯 뜨거움이 바로 촛불을 들게 하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촛불이 피어오르는 동안 폭력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다.

이제 촛불의 힘으로 밝혀진 국가적 난제들을 슬기롭게 풀어 갈 방법을 찾는데 민심을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공정사회’의 틀을 짜는 일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국정농단의 주역과 그 부역자들을 색출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한다. 국가 기강을 바로세우지 않으면 말짱 도루아미타불이 될 뿐이다.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뿌리를 뽑고, 재벌 비리를 근절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마치 정글과도 같은 약육강식의 살벌한 사회풍조는 불만과 갈등, 분규를 일으키는 화약고다.

계충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일도 미룰 수 없는 일이다. 빈부 간, 서울과 지방, 도시와 농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차이가 신분사회를 조장해 결국 나라의 경쟁력을 좀먹는다.

진실을 외면하는 편파적인 보도와 상업주의에 물 든 언론의 개혁도 시급한 과제다.

이러한 문제들을 차분히 하나 씩 고쳐가며, 아울러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늘려 진정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계속될 특검의 조사와 국회청문회, 또 헌법재판소의 판결까지는 꽤 많은 절차가 남아있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급한 생각이나 행동을 삼가고, 인내하면서 오랜만에 찾아온 이 혁신의 기회를 살려야겠다.

세모에 피어오른 촛불이 새해에는 ‘희망의 빛’이 되어야 한다.

이헌용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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