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이 우송중학교의 수학여행 차량 사고와 관련, 지역 초·중·고의 수학여행 운송업체 내역 조사에 착수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25일 고교로부터 수학여행 운송업체 내역을 접수했고, 29일 지역교육청으로부터 초·중학교의 자료를 전달받는다.

일선 학교에서는 수학여행 기간, 장소, 운수업체명, 입찰 방법 및 입찰 가격, 차량번호, 차량연식 등을 보고하고, 특히 입찰공고문과 운송계약서 사본, 차량등록증 사본도 함께 제출했다.

◆시교육청, 차량등록증과 실제 배차 대조 초점
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제출한 운송업체 내역조사에서 차량등록증과 실제 학교에 배치된 차량을 대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우송중의 수학여행에서 차량등록증이 위조된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운송업체가 학교에 보낸 차량등록증과 실제로 운행된 차량 번호를 확인하는 등 서류 위조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조치”라며 “우송중이 제공받기로 한 차량은 2007년식이었지만 실제 운행된 것은 2004년식이다. 이러한 위조 행위로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위조 행위가 만연하다는 주위의 여론을 인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자료를 토대로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대조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일선 학교에 대한 차량등록증 확인 권고도 강화한다.

학교에서는 차량 연식에 제한을 두고 수학여행 입찰을 실시하지만 차량등록증 확인 절차를 제대로 하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학여행 입찰 시 운송업체는 차량등록증을 제출하지만 학교에서는 확인절차를 잘 모르거나 각종 업무 등으로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에서 행사 실시 전 반드시 차량등록증과 실제 차량 배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운송업체 조사 실효성은?
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의 수학여행, 수련회 등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운송업체 내역을 바탕으로 조사에 돌입했으나 실효성은 담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권이 없는 교육청 조사의 한계와 더불어 수학여행의 집중화로 학교 차량 확보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교육 관계자는 “시교육청은 교통안전공단, 경찰청, 대전시와 정보를 교환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 있을 것”이라며 “조사권한도 없는 데다 서류를 허위로 했더라도 교육청 자체에서 제재할 수단은 없다. 관련 기관에 조치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일선 학교에 대해서도 권고나 요구사항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학교에서는 운송업체 확인 및 차량 정보가 미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은 입찰 과정상 또는 낙찰 후 교통안전공단 등에 차량 검사, 안전교육 등 확인절차를 요하는 권고만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차량 확보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A 학교 관계자는 “학생 안전을 위해 너무 춥거나 덥거나 하는 기상 시기를 피하고, 학교의 각종 행사 등의 일정으로 지역 수학여행은 어느 한 시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에 안전사고를 위해 수학여행 입찰 시 차량 연식을 5년 내로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차량 연식 제한으로 유찰에 이은 유찰 등으로 3~4번의 입찰이 이뤄진다. 그만큼 수학여행의 차량을 확보하기가 만만찮다는 것”이라며 “또 신규 차량의 보유가 적은 영세한 지역 업체는 낙찰 후 수익이 높은 기관계약 등으로 인해 갑자기 수학여행 며칠 전 배차 차량을 변경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학교에서 계획된 수학여행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업체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한다”고 말했다.

(금강일보)

최장준 기자  thispro@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