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유성컨트리클럽(이하 유성CC)이 송충이 창궐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피해를 키웠다는 본보 지적 이후, 골프장 운영과 관리부실에 대한 유성CC 회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늑장 방역에 따른 소나무 고사는 ‘빙산의 일각’일 뿐 코스관리 부실, 낙후된 부대시설, 직원 불친절 등 지역 명문 골프장의 위상을 갉아먹는 요소가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다. <본보 5월 25일자 1면 보도>

유성CC 회원 A씨는 “모든 레저·스포츠에서 기본은 경기를 원활하게 이어갈 수 있는 시설 관리인데 약 5∼6년 전부터 이 같은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군데군데 뜯겨나간 잔디, 무성한 잡풀 등을 개선해 달라고 수차례 건의했는데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유성CC는 회원들이 관리부실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는 지난 2007년 이후 급격한 회원권 가격하락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회원권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최고 4100만 원에 이르던 이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2700만 원까지 떨어졌다.

회원 B씨는 “회원 수 1500명을 기준으로 볼 때 회원권 가격이 100만 원 떨어지면 회원 전체에게 약 15억 원의 재산상 손해를 끼치는 셈”이라며 “관리부실 때문에 회원권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골프장 회원의 자존심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골프장 운영에 대한 비판의 화살은 경영진을 향하고 있다. 회원권익 단체인 운영위원회는 지난 24일 운영업체인 ‘유성관광’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책임자 처벌과 함께 향후 관리대책을 밝혀달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경영진의 분명한 태도변화가 없으면 압박의 강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게 운영위원회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운영위원 C씨는 “근본적으로 경영진이 전문성 없는 측근을 요직에 기용하는 등 방만한 운영을 한 것이 문제”라며 “페어웨이 관리부실, 송충이 떼로 인한 소나무 고사 등도 결국 전문성 부족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C씨는 또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진이 사과는 커녕,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운영위원들을 고소하겠다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이 정도 상징성을 가진 골프장이면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라 공공재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본보 보도 이후 골프장 운영업체와 회원들 사이에 벌이지고 있는 갈등이 외형상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도 발견된다.

김현문 유성CC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주말에 이틀 동안 골프장에 나가보니 이전과 달리 말끔하게 정돈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골프장측이 회원들의 불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번 갈등이 오히려 약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성CC측도 회원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파악해 시정할 것은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성CC는 지난 1975년 정식 골프장 등록 이후 4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중부권 명문 골프장으로 박세리 등 걸출한 골프스타를 키워낸 곳으로도 유명하다.

(금강일보)

김재중 기자  jjkim@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