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을 통해 3선 고지에 오른 민주통합당 이상민 의원(대전유성)과 양승조 의원(천안갑)이 닮은 듯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모두 중앙 정치 무대에서 중량감 있는 존재로 부각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인 반면, 그에 따른 해법은 전혀 다른 곳에서 찾고 있는 것이 차이점인 것.

이 의원 25일 열린 대전시당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대전시당 위원장에 선출됐다. 이 신임 대전시당 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국민들로부터 민주통합당이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드는 데 적임자이고, 해낼 수 있는 정당이라는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며 “혁신과 통합, 소통이 잘 되고, 보다 역동적이고 유쾌한 대전시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대전시당 위원장을 맡은 것은 17대 국회 열린우리당 시절 이후 두 번째다.

반면 양 의원은 지난 5년 간 맡아 온 충남도당 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같은 날 개최된 충남도당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박수현 당선자(공주)에게 사실상 물려준 것이다. 대신 양 의원은 6.9 전당대회 출마자인 이해찬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경선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통합당 대전·충남 3선 의원들이 각기 다른 길을 선택한 이유는 19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특히 상임위원장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민주통합당 내 상임위원장을 지내지 않은 3선 의원은 총 24명으로, 두 의원 모두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군대 용어로는 한 마디로 ‘꼬인 군번’인 셈이다.  

18대 국회에서 각각 교육과학기술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약한 이들은 모두 변호사 출신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법제사법위원장(법사위) 1순위 후보로 거론돼야함에도 불구하고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박영선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이상민 의원보다 나이가 어린데다 비(非) 법조인 출신이어서 현실화 될 경우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17대 국회에서 법사위 간사를 지낸 이상민 의원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

자칫하다간 19대 국회 전반기에서는 대전·충남 출신 의원의 상임위원장 행(行)이 불가능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18대 국회에서는 18석의 자유선진당이 보건복지위원장을 배정 받아 3선인 변웅전-이재선 의원이 전·후반기 동안 이끈 바 있다. 자연스럽게 충청인의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과 양 의원 모두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양 의원은 전당대회 직후부터는 ‘손학규 대통령 만들기’에 본격 나서겠다는 각오여서 그의 정치적 위상과 무게감 역시 대선 결과에 직결될 전망이다.

(디트뉴스24)

김갑수 기자  kksjp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