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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근원은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

지혜문학서(智慧文學書) 이야기(Ⅱ)

-지혜의 근원은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

지혜문학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지혜의 근원과 성숙’, 나아가 ‘지혜의 완성’이 바로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敬畏)’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가 ‘야훼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경외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스라엘 백성이 역사적으로 겪은 바로 야훼 하느님에 대한 공동 체험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BC 1700부터 1250년경까지 4백50여 년 간 이집트 파라오 지배 아래에서 노예생활을 했다. BC 1250년경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요 예언자인 모세에 의해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다. 이른 바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킨 이집트 탈출사건이다. 이집트 탈출에서부터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가 구역성경 출애굽기(탈출기)에 기록돼 있다.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에 앞서 이집트 미디안 땅에서 장인의 양떼를 돌보던 모세는 호렙산에서 하느님의 부름을 받는다. 하느님은 모세로 하여금 파라오 압정에서 신음하는 당신 백성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내 젖과 꿀이 흐르는 아름답고 넓은 땅, 가나안족과 헷족과 아모리족과 브리즈족과 히위족과 여부스족이 사는 땅으로 데려가도록 명한다.

-야훼 하느님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냄-

모세는 “제가 무엇인데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건져 내갰읍니가?”, “내가 네 힘이 되어 주겠다. 이것이 바로 내가 너를 보냈다는 증거가 되리라. 너는 나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낸 다음 이 산에서 나를 예배하리라.”

모세는 “제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서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나를 너희이게 보내셨다’고 하면 그들이 ‘그 하느님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을 터인데 제가 어떻게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일러라.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이는 너희 선조들의 하느님 야훼(’나는 곧 나다‘)시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시다.’ 이것이 영원히 나의 이름이 되리라. 대대로 이 이름을 불러 나를 기리게 되리라.”

하느님의 부름과 명을 받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이스라엘 백성이 40년 동안의 광야생활에서 세대가 바뀌며 ‘보고’, ‘깨닫고’, ‘믿은 것’이 바로 하느님이 베풀어주는 자비와 능력이었다.

-하느님 두려움은 이스라엘 배성의 ‘야훼’ 체험에서 비롯-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처음으로 당신의 영광스런 이름이 ‘야훼’임을 드러냄으로써 한 민족을 통해 유일신의 존재를 계시(啓示)했다. 또한 중재자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내어주지 않으려는 파라오를 향해 이집트 백성과 온갖 짐승들의 맏배를 치는 등 열 가지 재앙으로 파라오의 고집을 꺾었다. 대신 모세의 지시로 문설주에 어린양의 피를 바른 이스라엘 백성의 맏배는 살려주었다. 유다교를 신봉하는 이스라엘인과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교인은 해마다 이를 기념하기 축제를 지낸다. 이를 과월절(유월절), 또는 파스카(PASSOVER) 축제라고도 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더불어 갈대바다(홍해)가 갈라지고, 쓴 물이 단물로 바뀌고, 만나와 메추라기를 양식으로 받고. 바위에서 물이 솟아나고, 우상을 숭배한 이스라엘 백성 수천 명이 처단되고, 율법(십계명)을 받고, 하느님과 계약을 맺는 등 모세를 통해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을 보고, 깨닫고, 믿었다. 오늘날까지 이스라엘인들은 ‘야훼는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되고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백성임’을 고백하고 있다.

구약성경의 지혜문학은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가 바로 ‘지혜의 시작’이요 ‘지혜의 완성’임을 강조한다. 지혜에 대한 이스라엘 민족의 이 영성(靈性)은 그 시원이 출애굽기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는 출애굽기가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이 이스라엘 민족 스스로의 힘이 아닌 백성을 사랑하는 자비로운 하느님의 절대적인 능력과 지혜와 섭리로 이뤄졌음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민족에 게 야훼 하느님은 지혜 자체요, 지혜의 원친이다. 때문에 야훼 하느님이야 말로 마땅히 흠숭하고 경외하고 두려워해야할 최고의 절대자다. 역사적인 체험을 통해 형성된 이 인식이 바로 이스라엘 민족의 지혜관이다.

-하느님 경외 신앙은 십계명(十誡命)이 뿌리-

구약성경의 지혜문학서, 특히 잠언의 키 워드는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경외하며 섬기는 것’이 곧 ‘지혜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했다. 지혜문학서에 제시된 하느님 경외 신앙은 바로 십계명(十誡命)이 그 뿌리다.

이스라엘 민족 지도자 모세가 시내산(시나이산)에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이 십계명은 구약성경 출애굽기(20, 2-17)와 신명기(5, 6-21)에 기록돼 있다. 10계명은 인간이 정의롭고 평화롭게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 인관과 인간의 관계를 드러낸 하느님의 계시(啓示)다, 유다교나 그리스도교를 계시종교(啓示宗敎)라 함은 바로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은총과 깨우침을 바탕으로 성립됐기 때문이다.

-율법의 근본은 하느님 사랑과 인간 사랑-

모세가 전한 십계명은 ‘하느님을 흠숭하라’ 등 사람이 하느님께 드려야할 세 계명과 ‘부모에게 효도하라’ 등 사람이 사람을 위하는(섬기는) 일곱 계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느님 관련 세 계명은 ‘하느님을 흠숭하라’,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 안식일(주일)을 지켜라‘ 등이다.

또한 사람이 사람을 위하는 일곱 계명은 ‘부모에게 효도하라’, ‘사람을 죽이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적질을 하지 말라’,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남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 ’남의 재물을 탐하지 말라’ 등이다. 하느님 관련 세 계명과 사람 관련 일곱 계명은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 ‘인간의 하느님에 대한 사랑’, ‘인간 서로의 사랑’으로 요약된다.

십계명 중에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계명 세 가지와 하지 말아야 할 계명 일곱 가지가 있다. 해야 할 계명은 ‘하느님을 흠숭하라’, ‘안식일(주일)을 지켜라’, ‘부모에게 효도하라’ 등이며 ‘사람을 죽이지 말라’ 등 나머지 일곱 가지는 해서는 안 될 계명이다.

모세는 모든 백성들 앞에서 십계명을 선포하며 이렇게 이른다. ‘이 계명은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약속이다. 이 계명을 잘 지켜야 너희와 너희 후손이 대대로 행복하고 잘 살게 될 것이다. 너희에게 명한 이 모든 계명을 마음에 새기고, 이것을 너희 자손들에게 거듭거듭 들려주고, 집에서 쉴 때나, 길을 갈 때나, 자리에 들었을 때나, 일어났을 때 항상 말해주라(신명기5, 32-6, 1-7)’.

이스라엘 민족은 그러나 이 계명에 대한 충성과 배반을 반복한다. 그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정착한 뒤 이웃 나라 백성이 섬기는 우상숭배에 빠지는 등 수시로 하느님을 배반한다. 반면 다윗과 히즈키아 등 왕과 백성이 하나로 하느님을 섬기며 계명에 충실함으로써 나라가 융성하기도 한다. 이 멸망과 부흥을 하느님 섭리 안에서 기록한 것이 바로 구약성경이다. 이미 언급했듯 이 역사 체험을 통해 인간의 하느님 흠숭과 인간 서로서로의 사랑만이 곧 행복과 평화로 이끄는 길임을 전하는 잠언 등이 바로 지혜문학서다.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세 기둥, 종교 ‧ 도덕 ‧ 법-

인간 사회를 지탱시키는 세 기둥은 종교와 도덕(윤리)과 법(법규 및 규범)이다. 오늘의 사회는 고대와 중세의 ‘신’ 중심에서 ‘인간’이 중심이 된 사회다. 세계 72억 인구 중 종교 인구는 그리스도교 21억4천만 명, 이슬람교 11억1천만 명, 힌두교 9억명, 불교 4억 명, 유교 및 도교 1억5천만 명, 유다교 1천3백만 명, 기타 민속종교 2억7천만 명 등 50억에 이른다. 이는 세계 인구의 70%에 이르는 수치다. 세상사람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이 종교를 가진 셈이다. 인간 중심의 사회가 만개했지만 그럼에도 종교의 위세는 여전하다.

‘생로병사’가 자연의 이치임에도 인간은 영원토록 살고 싶어 한다. 인간을 종교적인 실존이라고 함은 바로 이 때문이다. 세상의 온갖 사상과 이념, 과학 등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다. 그래서 종교는 세상 끝 날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들 한다.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세상에 평화가 없는 것은 사랑과 평화와 자비를 외치는 이들 종교가 본연의 가르침과 계명을 뒷전으로 한 채 종교를 빙자해 서로 욕심을 채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오리려 종교가 세상에 분열과 혼란 등의 폐해를 낳고 있다, 종파가 다르다 해 같은 민족이 갈라져 싸우며 서로 피를 보고 있기도 하다. ‘평화의 신’인 ‘알라 신’을 믿으면서도 같은 동포와 형제 국가, 이웃 나라, 나아가 세계를 상대로 무력과 살생을 멈추지 않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자(IS) 등이 그 단적인 예다.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상-

인간이 중심에 선 오늘의 세상을 가리켜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상‘이라고들 한다. 물론 세상 사람 모두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풍조와 사조가 날로 팽배해 가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아니, 오늘의 세상은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넘어 인간사회를 지탱시켜 주는 또 다른 두 기둥인 도덕(윤리)과 법(법규 및 규범), 나아가 상식마저 지켜지지 않고 통하지 않는 세상이 돼 가고 있다. 그만큼 양심이 무뎌지고 마비된 비정상의 괴물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세월호 참사, 종교 빙자한 무한 탐욕의 결과-

이런 비정상 사회의 폐해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가장 가까운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세월호 참사다. 세월호는 종교를 빙자한 한 인간의 무한한 탐욕과 이 탐욕에 빌붙은 정관(政官) 유착의 고리가 함께 빚어낸 부패의 산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발생 후 성명을 통해 "법과 규정을 어기고 매뉴얼을 무시해 사고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과 침몰 과정에서 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사람들, 또 책임을 방기했거나 불법을 묵인한 사람 등 단계별로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었다.

또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하여금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 엄정히 수사를 진행해 국민이 의혹을 가진 부분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신속하게 밝혀야 할 것과 특히 세월호의 선박 수입부터 면허획득, 시설개조, 안전점검과 운항허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진행과정을 철저히 점검해 단계별 문제점과 책임소재를 밝혀내라“고 강력히 주문했었다.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등 감감소식-

그러나 세월호 참사 후 1년이 넘도록 어느 한 구석 속 시원히 해결된 게 없다. 나라의 총체적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고 세월호 인양과 실종자 수색, 참사 진실 규명 등이 세월아 네월아 감감 소식이다. 유병언의 정경유착 관련 수사는 언론에서 조차 비쳐지지 않은지 오래다. 세월호 참사 후 진실 규명 등을 요구하는 피해가족을 두고 이들을 비난 하는 여론과 이들과 고통을 함께 하려는 인정론이 맞서며 국론도 찢어졌다. 이는 ‘내 자식의 죽음만 아니라면 괜찮고 상관없다’는 이 세태의 집단이기적 무정함의 반영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비리와 부정부패 척결 등 국가기강을 바로잡겠다고 벼르고 나선 정부의 날선 사정의 칼날 역시 무뎌진 상태다.

-세상을 부패시키는 권력기생 비리 여전-

어디 세월호 참사뿐인가? 한수원의 원전부품 납품비리, 최근 대통령이 ‘매국행위’라고까지 질타한 통영함 등 방위산업 납품비리,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과 현 국무총리까지 도마에 올라 오늘의 정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성완중 리스트 사건 등등 권력유착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권력유착 비리는 정부의 국책사업, 일선 자치단체 등 나랏돈이 투입되는 각종 이권 사업과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으며 이는 어제 오늘만의 현상도 아니다. 썩어 악취를 풍기는 사체에 독수리나 파리 떼가 몰리듯 생존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아 세상을 부패시키는 것이 바로 권력기생 비리다.

‘한국사회가 불안하다 51%’, ‘한국을 떠나고 싶다 57%’-. 최근 모 방송이 전한 여론조사 결과다. 세상이 어찌 돌아갔으면 이런 조사 결과가 나왔을까. 각종 비리가 난무하고 비정상이 마치 정상적인 사회처럼 돼 버린 오늘의 우리 한국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식상함을 역력히 드러내는 단면이다.<계속>

이용웅 전 연합뉴스 충청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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