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문학서(智慧文學書) 이야기(30)

‘지혜와 어리석음’에 대한 이야기

전도서 둘째 부문(6:10-12:14) ‘9:13∼10:15’에서 저자 코헬렛은 ‘지혜와 어리석음’에 대한 깨우침을 들려준다.
‘하늘 아래서 지혜가 이런 대접을 받는 것도 나는 보았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퍽 중요한 일이다.’
‘인구가 얼마 되지 않는 성읍이 하나 있었다. 어떤 왕이 대군을 이끌고 와서 포위하고 공격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성읍 안에는 지혜 있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가난하였다. 그 사람의 지혜로 성읍은 위기를 면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 가난한 사람을 인정하는 자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혜가 힘보다 낫기는 하지만 이 사람은 가난하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 그의 지혜가 빛을 못 보는구나!”하고 생각하였다.’
‘어리석은 무리를 거느린 임금의 호령 소리보다는 조용한 현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
‘그래서 지혜는 어떤 무기보다도 낫다고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모처럼 잘 되던 일이 수포로 돌아가는 수가 있다.’
‘파리 한 마리가 빠져 죽으면 향수 한 병을 버리게 된다. 그렇듯 하찮은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지혜로 얻은 영광을 물거품으로 돌려버리는 수가 있다.’
‘지혜로운 생각을 따르면 잘 되지만 어리석은 생각을 따르면 실패하게 마련이다.’
‘사람이 어리석으면 만사에 생각이 모자라, 입만 열면 제 어리석음을 드러낸다.’
‘임금이 너에게 화를 내더라도 자리를 뜨지 말라. 침착하면 큰 실수를 미리 막을 수 있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못마땅한 일 가운데, 이런 것도 있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것은 통치자 자신이 저지르는 실수인데, 어리석은 자를 높이 올려 앉히는 일이다.’
‘내가 보니 좋은 말을 타고 가는데 상전은 종처럼 터벅터벅 걸어가는 일도 있더라.’
‘사람은 제가 판 구덩이에 빠진다. 남의 돌담을 헐다가는 뱀에게 물린다.’
‘돌을 캐는 사람은 돌에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도끼날이 무디어졌으면 갈아야 일하기 쉬운 법이니 지혜롭게 일해야 성과가 오른다.’
‘뱀을 홀리지 못하고 물린다면 땅꾼이라도 별 수가 없다.’
‘지혜로운 사람은 입만 열면 남의 호감을 사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입술을 놀렸다 하면 제 신세를 망친다(9:13-10:12).’
지혜는 권세 있는 자들의 무기를 깨뜨리는 능력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지혜는 늘 쓸모없는 것처럼 무시당하지만 백성이 억압자를 쳐부수는 것은 그 지혜 덕분이다.
선한 마음과 감각이 없는 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때를 묻힐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다른 모든 사람도 모두 자기와 같으리라 생각한다. 침착함과 식별력은 어려운 상황을 헤쳐가고 맞서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지혜는 현명하고 주의 깊게 행동하는 데 있다. 작은 잘못도 치명적일 수 있다. 지혜를 가지고 말하는 사람은 말수가 적다. 가장 큰 진리들은 단순 형태의 말과 적은 말로 표현된다.

아무도 어떤 불운과 행운이 닥칠지 모른다

코헬렛은 전도서 둘째 부문 ‘10:16-11:6’에서 ‘아무도 어떤 불운과 행운이 닥칠지 모른다’는 경구를 들려준다. 그는 그러면서 세상살이에서 ‘현명’할 필요가 있음과 동시에 때론 과감한 모험도 감행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현명과 모험은 미래를 희망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현명과 모험은 불확실한 미래를 여는 원동력이랄 수 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왕이 되어 신하들이 아침부터 잔치판을 벌이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하며, 뜻이 서 있는 사람이 왕이 되어 고관대작들이 먹을 때를 알고 마셔도 취하지 않아 몸가짐을 바로 하게 되면 그 나라는 흥한다.’
‘임금 욕은 잠자리에서도 하지 말라. 부자 욕은 침실에서도 하지 말라.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돈이 있거든 눈 감고 사업에 투자해 두어라.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이윤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세상에는 어떤 불운이 닥쳐올지 모르니, 투자하더라도 대여섯 몫으로 나누어 하여라.’
‘비를 싣고 오는 구름은 비를 땅에 쏟아놓지 않고는 지나가지 않는다. 나무는 남쪽으로 넘어지든 북쪽으로 넘어지든 다른 데로 옮겨 가지는 않는다.’
‘바람이 부는가 불지 않는가를 살피다가는 씨를 뿌리지 못하고, 구름을 쳐다보다가는 거두지 못한다.’
‘뱃속에서 태아는 어떻게 숨을 쉬게 되는지 모르지 않는가? 그처럼 조물주 하느님께서 어떻게 일하시는지는 알 길이 없다. 아침부터 씨를 뿌리고 저녁때까지 손을 쉬지 말아라. 이것이 싹틀지 저것이 싹틀지, 혹은 모두가 싹틀지 누가 알겠는가?(10:16-11:6)’
다스리는 자들이 겪는 큰 유혹은 백성이 맡긴 권력과 재산을 자기 이익을 위해 챙기는 데 있다. 이런 유혹에서 벗어나 백성에 대한 사랑과 봉사, 정의와 평화를 위해 권력과 세상 재물을 공평하게 사용한다면 그런 지도자와 신하는 정녕 참다운 지도자요 신하다. 그런 지도자나 신하를 만나기란 예나 지금이나 어렵다.
맹자(BC 372-289) 양혜왕(BC 400-319)편에 나오는 이(利)와 인의(仁義)에 대한 얘기다. 양혜왕을 찾아온 맹자에게 혜왕은 ‘선생님께서 천리 길을 멀다 않고 오셨으니 장차 우리나라에 무슨 이익(이로움)을 주시겠습니까?’ 한다. 이에 맹자가 ‘왕께서는 하필 이익(利益)을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 하고 말씀하시면 대부(大夫)들은 ‘어떻게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생각하고, 선비와 백성들은 ‘어떻게 내 몸을 이롭게 할까?’ 생각하게 될 것이니 ‘서로 자기의 이익만을 위하고자 한다면 나라가 위태로워 집니다.’ 현대사회 역시 전도서 저자 코헬렛이 살던 시대나 맹자가 살던 전국시대와 다름없이 국가나 사회나 집단이나 개인이나 물질적 이익 추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 지도층은 물론이고 하위 공직자들까지 비리와 부정 등 서민을 잘 살게 하는 일과는 무관한 부조리한 행동을 하고 있다. 인의(仁義)의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주창한 맹자의 이론은 당시 뿐 아니라 현대에도 딱 들어맞는 진단

이용웅 전 연합통신 충청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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