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대전에서 절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절이다.

대전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절이기도 하다.

규모는 별로 크지 않으나 명산 입구에 위치해서 평일에도 관광버스가 수도 없이 모여든다.

해마다 이맘때면 초파일 연등이 내 걸리고 세진정(洗塵停)아래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귀를 맑게 한다.

그림을 시작한지 2년만의 일이다.

스무 나무 점의 그림을 지금 불교문화원 자리 소나무 그늘 아래 펼쳐놓고 전시회를 열었다.

서울과 청주에서 학교 때 친구들이 찾아오고, 십 여 개의 화분이 이곳까지 배달되는 등 좀 우수꽝스런 풍경도 벌어졌다.

이제 말하지만 아무리 천재라도 붓 잡은 지 2년 만에 개인전을 열다니, 웃기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랴.

전시회를 모르고 등산 왔다가 나를 발견한 지인들도 있었다. 그림을 돌아보고 속으로 ‘웃긴 다’고 했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때 작품을 몇점 갖고 있다.

위의 스케치는 요즘의 나의 그림이다.

화력(畵歷)15년이 되는 요즘 그림이다. 아무리 둔재라도 서당 개 3년에 풍월을 읊는다고

십년을 넘긴 그림이 그때보다야 나을 것이다.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첫 전시회의 팜플렛에 내가 지은 제목이 가관이다.

첫 개인전을 ‘입문전(入門展)’이라했다.

내가

김세영 전 조선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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