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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방조제 허물기 전 용수대책부터 세워야"

[유인석 칼럼] 역 간척 사업 "우선 득과 실부터 따지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역(逆) 간척사업’이란 통념상 꽤 엉뚱한 ‘역 발상정책’을 내놨다. 바다를 막아 농경지나 산업용지로 사용하던 기존의 간척지를 다시 바다로 환원시키겠다는 ‘제방 해체’계획이다. 등 따습고 배불러지기까지 오늘을 만든 개발시대의 치적들을 지워버리려는 것 아니냐는 위험한 오해를 자초할 수도 있다. 운동권출신 다운 역발상이다. 30~40년 전에 막았던 제방을 허물어 다시 바다로 복원한다는 목표다. 이유는 옛날처럼 바닷물이 드나들게 만들어 연안과 하구언의 생태계 복원이다.

충남도내 서해안에는 천수만 A. B지구, 대호방조제 등 279개소의 크고 작은 방조제가 있다. 리아스식 해안구조를 이용해 식량자급자족을 위한 간척농지 중 일부가 대상이다. “잘살아보세”를 외치던 헐벗고 배고프던 시대의 유산이다. 이들 방조제 때문에 상류에서 흘러드는 물길이 막혀 제방안쪽에 조성된 민물호수의 수질오염이 심각한데다, 많은 예산을 쏟아 부어도 수질개선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또 바다를 막아 농업용지나 산업용지로 사용한 것은 식량이 부족했거나, 문명이 발달되지 못했던 시대의 자활 책이었을 뿐, 이젠 농사보다 해양생태복원으로 관광레포츠산업을 육성해야 지역주민들의 이득이 더 향상된다는 것이 安 지사의 복안이다.

물론 생태계복원사업도 도백(道伯)으로선 외면할 수 없다. 그러나 충남도민들의 주종생업은 아직도 농업이다. 생태계복원시책은 삶의 질(質)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면, 농업보호시책은 삶과 직결되는 도민의 생명산업이다. 제방을 허물어 그동안 옥토로 일구어진 간척농지를 바다로 밀어 넣고, 해양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발상은 아직 시기상조다. 전업 농업종사자들의 전통적 관념상 농토는 생명이다. 바다연안 생태계복원을 위해 농토를 바닷물 속에 수몰시킨다는 것은 농업인의 관념으로는 어불성설이다. 자칫 “정치적 포석을 위해 성급히 이미지 띄우기작업이 아니냐.”는 역풍만 조장할 수 있다.

오히려 상류에서 유입되는 각종 오염물질 방지시설을 더욱 보강해서 민물호수의 수질을 향상시켜야 인근 해양생태계보전도 가능하다. 상류에 오염방지시설 없이 제방만 개방하면 바다까지 오염돼 연안생태계복원은 공염불이 된다. 해일과 홍수에도 제방을 안전하게 더욱 보강해서 매년 갈수기 때마다 반복되는 한해(旱害)극복을 위한 농공(農工)업 용수 확보대책을 마련하는 게 도정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安 지사는 충남도민의 권익보호에 책임이 있다. 비록 정치적 출신은 야당소속일지라도 충남 도정마저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론에 치우칠 경우, 재선된 그동안의 업적마저도 무너질 수 있다.

동남부지역을 흐르는 금강 물 이용지역과 다르게, 충남도 서북부지역엔 아직도 수리시설이 부족해 매년 갈수기 때마다 극심한 한해 피해가 반복되는 곳이 많다. 때문에 安 지사에겐 연안생태계보전대책보다도 더 시급한 과제가 농공업용수 확보관리대책이다. 천수만 A. B지구에서 1년에 버려지는 수자원만도 6억 t이 넘는다는 보도가 있다. 대호방조제, 아산방조제 등에서 버려지는 물까지 합치면 돈으로 환산할 수없는 엄청난 수자원이 낭비되고 있다. 수천억 원씩 소요되는 저수지 1곳 만드는 예산이면, 매년 수십억t씩 바다로 방류되는 수자원을 도민들의 주종산업에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는 양수공급시설을 만들 수 있다.

간척지 제방을 무너뜨려 마리나 리조트 조성 등의 해양서비스산업으로 얻는 소득이 클 것이란 이상론에 치우쳐, 자칫 생명산업이자 전통산업인 농업소득을 경원시하는 논리는 아직 이른 모험이다. 물론 安 지사 혼자만의 구상으로 결정되는 사업은 아니다. 해당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과정은 물론이지만, 이미 지적(地籍)에 포함된 영토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관련되는 중앙 정부부처만도 10여 곳이나 된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安나 지사는 이미 기초의사 타진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구체적 계획을 만든다는 보도까지 나돌고 있다. 무엇이 충남도민을 위한 것인지, ‘역 간척사업’의 득실을 따져야 할 것이다.

유인석 전 경향신문 중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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