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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로 뽑은 인사가 왜 ‘사퇴’ ?”[유인석 칼럼] ‘충남 문화재단 대표인선을 둘러싼 의혹과 갈등’

충남도 문화재단 대표 인선과정에서 합격, 불합격을 번복하며 갈등하는 이유가 뭔지 석연치 않다. 단순하게 문화재단 대표가 누가 되느냐 보다, 당연직 이사장인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도에 미치게 될 파급력에서 더욱 관심을 갖게 한다. 문화재단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임된 대표를 소관국장이 개인적 자유인 종교문제를 이유로 사퇴를 강요한 사실배후도 석연치 않을 뿐더러, 또 사퇴종용에 승복해서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안도 무시한 채 사퇴서를 담당국장에게 제출했다 다시 번복한 대표 후보자의 가벼운 처사 또한 섣부르기 짝이 없다.

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주변의 억측들은 무성하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安희정지사의 구미에 맞지 않는 당성(黨性)때문인가? 아니면 안지사의 배후세력인 중앙당에서 내려 미는 모종의 압력작용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보이지 않는 큰손의 물리적 작용인가? 또 어느 도의원이 주장한 것처럼 후보자의 특정종교를 이유로 여론을 의식한 담당국장이 지사에게 부담감을 줄여 주기 위한 과잉충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무국장이 법적으로 보장된 종교문제를 이유로 재단 이사회에서 의결, 내정된 문화재단 대표 후보자의 사퇴를 강요한 것은 당연히 안지사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충남도는 지난 10월 1일 문화재단 이사회를 열고 1,2차 전형에서 합격한 유재봉씨(58.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채 1기, 현 전문위원)를 초대 문화재단 대표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10월 13일 임용후보자 등록서류까지 제출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친일 종교문제가 거론됐다. 후보자의 종교가 왜색불교인 ‘일련정종’이 시비가 된 것이다. 종파간의 갈등에서 파생된 소명서도 제출하고 향후 종교 활동 중단의지도 천명했으나 주무국장은 “충남도나 문화재단은 유재봉후보자와 같이 갈 수 없다”며 사퇴를 강요했다.

결국 유재봉 내정자는 10월 15일 사퇴서를 제출한 다음, 법률전문가들의 조언을 받고 당일로 다시 사퇴를 번복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그러나 10월 29일 열린 제4차 충남문화재단 임시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된 유재봉 내정자의 사퇴서는 도청 국장의 의견대로 수리됐다. 문화행정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살리겠다고 별도법인으로 출범한 문화재단 이사회가 도청 국장의 의견에 따라간 셈이다. 물론 일개국장의 재량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를 사람은 없다. 실무국장을 내세워 형식을 갖추었을 뿐, 모두가 안지사의 지시였음을 모르는 사람도 없다.

개인마다 종교는 법으로 인정되는 자유다. 특정종교를 이유로 취업에 차별과 제한을 두는 것은 일종의 종교탄압이다. 종교를 이유로 맡은바 소임에 소홀했거나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징계사유는 될 수 있을망정, 종교 때문에 취업에 차별이나 제한을 두는 것은 부당하다. 특히 유재봉씨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출범당시 제1기 공채된 문화예술행정의 전문가로, 새로 출범하는 충남도 문화재단 대표로는 하자 없는 인물이다. 안 지사의 속내가 무엇인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주무국장이 대신해온 외형상의 문제만으로도 安 지사의 내심은 이미 들어났다. 문화행정은 일방 조장행정과 달라야 한다.

충남도 문화재단은 충남 문화발전의 미래를 총괄해야 할 비전이다. 더구나 안 지사는 미래 국가운영을 구상해야하는 충남 인들의 미래다. 단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리당략에만 치우쳐야 할 처지가 아니다. 타 지역보다 뒤진 충남의 문화행정을 한 차원 높이 끌어올려야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안 지사에게 도정을 맡긴 도민들에게

   
 
실망의 여론이 나돌게 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안 지사는 유재봉 씨에게 왜색종교를 믿는다고 문제 삼기 전에, 유재봉 씨가 믿어온 일본의 불교단체 대표에게 2012년 공로패 등을 전한 사실부터 밝혀야 한다. 사실이라면 이번에 종교문제로 빚어진 문화재단 대표 선임갈등은 더욱 아리송하다.

유인석 전 경향신문 중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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