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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정치 무대 설득력 얻는 게 중요”[편집자시선] 대전시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 성공하려면

대전시가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대전의 선거구 증설을 위한 시도는 지난 19대 총선 전에도 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지역사회에 큰 상처를 준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어야  할 책무가 있다.

다음 총선이 치러지는 2016년 4월까지 1년 반 정도 남은 시점이기는 하나 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문제가 결코 간단치 않은 만큼,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미리 미리 면밀한 계획을 세우고 무한의 열정을 쏟아야만 한다.

시는 대전발전연구원이 이번 선거구 증설을 위한 연구를 하도록 하고 지역 대학의 유능한 교수 10명을 대거 참여토록 했다. 헌법학, 정치학, 행정학을 전공하는 이들 교수들을 중심으로 선거구 증설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헌법적, 정치적 정당성 논리를 마련하고, 구체적인 증설 대안, 선진국 사례, 헌법재판소의 판례, 역대 국회선거구획정위원회 사례, 추진 전략 및 주체들의 역할을 모색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출된 결과가 구체성과 실효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한국정치학회, 한국선거학회, 한국헌법학회, 국회입법조사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새정치연합 민주정책연구원 등과도 긴밀한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어서 기대를 갖게 한다.

돌이켜보면 지난 총선 전에 뜨겁게 타올랐던 대전지역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 염원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중앙 무대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뛰어난 정치인물 부재, 그리고 그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당위성만 주장할 뿐, 효과적인 전략을 짜지 못한 것도 패인이다. 게다가 영호남의 뿌리 깊은 지역주의에 막혀 꿈을 접어야 했다. 이 같은 점을 먼저 철저히 복기해보는 것이 해결책을 마련하는 순서일 것이다.

대전의 국회의원 수가 6명인데 비해 인구수나 시세가 열세인 광주는 8명이나 된다. 도저히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고, 또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호남 사람들이 ‘푸대접 론’을 거론하고 있지만, 충청도의 ‘무 대접 론’은 주민들의 심기를 심히 상하게 하고 있다.

현재의 선거구 제도는 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인구와 표의 등가성(等價性)이나 면적, 도농(都農) 간 편차가 심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을 밝혀 개선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만 한다.

대전의 선거구 증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가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 증가 대책이 있어야 한다. 충남도청 이전과 세종시 출범으로 상당수 대전 시민들이 빠져 나갔다. 대전의 자랑인 대덕연구단지는 추가로 입주해야 할 연구기관들이 영호남 등 타 지역으로 배치돼 생동감을 잃어가고 있다. 거기다 KTX 공주역이 신설돼 운행되면 호남인구 등 교통 인구의 왕래도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대전시의 인구는 9월말 현재 153만 5,815명으로 지난 7월보다 534명, 8월보다 471명이 줄었다. 이 같이 인구가 줄면 유휴시설이 늘어나는 등 도시가 활력을 잃게 된다. 점점 쇠락해 가는 지역에 과연 선거구 증설이 실현될 수 있을까.

선거구 증설과 관련해 대전의 각 자치구의 주장도 빠른 시일 내 조정이 필요하다. 유성구는 현 서구에 속해 있는 가수원지역 등을 흡수해 2명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만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여기에 서구는 둔산 구와 서구를 분구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어 자칫 땅 따먹기 경쟁으로 비화될 우려가 크다. 대전시 차원에서 여론을 일원화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요구된다.

여 야 정치지도자들이 대전에 오면 대전의 선거구 증설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이곤 한다. 과연 그들이 다음 총선에 똑같은 입장을 말 할 수 있을까. 그냥 ‘립 서비스’에 불과한 말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현재 국회의원 정원은 300명이다. 대전의 선거구를 늘리려면 선거법을 바꾸지 않는 한, 타 지역에서 빼와야만 한다. 정치가 당위성만 주장해서 이뤄지기는 어렵다.

충북의 경우, 지역 자치단체와 정치권, 주민들이 똘똘 뭉쳐 오송첨단산업단지와 KTX 오송 역을 를 만들어 냈다. 서울에서 오송, 공주를 거쳐 익산으로 이어지는 철도를 보면 노선이 좌우로 활처럼 휘어지는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간 단축을 생명으로 하는 고속철도가 이렇게 구불구불 돌아가도록 할 수 있었던 힘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 호남의 관문인 서대전역에서 KTX를 사라지도록 한 책임은 누가 지어야 하나.

선거구 증설은 단순히 지역 예산을 더 많이 따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선거구를 늘려야 하는 이유다. 이번에 또다시 선거구 증설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전 시민들이 겪을 트라우마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권선택 시정이 이를 염두에 뒀으면 한다.

이헌용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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