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패로 끝난 김응용감독 2년, 3년연속 꼴찌수모
- FA대어 영입, 구장 현대화, 팬들 성원 별무신통
-이대로 가면 내년 출범 KT와 꼴찌 경쟁 우려 커

충청지역을 연고로 한 한화이글스가 또 다시 꼴찌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다. 지난 6년 간 무려 다섯 번의 꼴찌다. 이렇게 가다간 한화라는 이름이 자칫 꼴찌이미지로 굳어질까 걱정이다. 2000년대 중반의 만년 하위이던 엘지와 롯데처럼 되지 않을까 두렵다. 뿐만 아니라 내년에 새로 출범하는 제 10구단 KT위즈와 10위를 놓고 꼴찌 경쟁을 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한화이글스가 어쩌다 이런 지경에 까지 왔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 충청투데이 사진

최근 몇 년 간 한화는 구단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서산에 2군 구장을 건설했고, 한밭야구장을 다른 구단이 부러워 할 정도로 관중위주의 편의성을 살려 훌륭하게 재건축했다. 또 FA 최대어인 정근우와 이용규를 거금(70억, 67억)을 들여 잡았다. 내부 FA도 모두 계약했다. 거기에 아킬레스건이던 포수자리에 노장 조인성을 데려왔다. 이정도면 구단이 해줄 만큼 해준 게 아닌가? 그런데 성적은 바닥이었다. 공(攻), 수(守), 주(走)에서 모두 문제였다.

아시안게임 이전까지는 꼴찌였지만 그럭저럭 승률 4할을 넘기며 선전하는 듯했다. 팬들에게 탈꼴찌의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이후 연패를 거듭하며 승률이 3할대로 떨어졌고, 막판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무려 22점이나 헌납하는 동네야구를 선보이며 팬들을 실망케 했다. 28 피안타에 4홈런. 마지막 홈게임에서 보인 어처구니없는 한화의 졸전은 팬들을 완전히 우롱한 격이 됐다. 더욱이 에이스 이태양이 선발로 나와 참패함으로써 충격이 컸다.

모두가 감독책임이다. 명장 김응룡의 야구인생은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동시에 한화는 최근 몇 년 간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꼴찌의 성적표를 든 채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섰다. 최근 감독선정에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그중 가장 강력하게 떠오르는 것이 내부 승진설이다. 이정훈 2군감독과 한용덕 단장 보좌역이 감독후보다. 둘 다 한화의 적자로 능력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한화이글스의 팀 사정을 누구보다 꿰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악바리로 소문나 선수들을 근성 있게 조련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보좌역은 2012년 8월 전임 한대화감독이 도중하차할 당시 감독대행을 맡아 무난히 팀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들은 정통 한화 맨으로 구단 측의 신임을 사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 지금 한화는 팀을 개혁하고 재 정비해야할 시점에 있다. 코칭스태프를 개편하고 선수를 트레이드해 면모를 일신해야하는데 이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나는 이들이 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단과 너무 밀접하기 때문에 팀 개혁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넥센(염경엽 감독)처럼 내부에서 발탁하는 것도 대상에 따라 고려해볼만하지만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내부승진보다는 외부에서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갖춘 인사가 와야 한다고 믿는다. 단도직입적으로 김성근 전 고양원더스 감독이다. ‘이기는 야구’를 구사하는 김성근은 한화를 분명 내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킬 것으로 믿는다.

그에게 2-3년 맡겨 팀을 재건케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그에게 코칭스태프 구성과 선수영입과 퇴출, 외국인 선수 영입 문제 등 전권을 맡기는 조건이 따라야 할 것이다. 이런 조건이 아니면 안 될 것이다. 그는 이제까지 많은 구단에서 여러 차례 해임됐다. 트러블 메이커란 별명도 들었다. 그러나 그는 사심이 없는데다 엄청난 훈련량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켰다.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지금의 한화로서는 팀을 뜯어 고칠 수 있는 김성근이 적임자다.

김 감독은 올해 바뀔 것으로 보이는 롯데, 기아, 두산감독설도 나오고 있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김성근 한화감독설이 나오자 “할아버지 보낸 다음에 영감님 부를 일 있습니까”라는 썰렁한 소리를 내뱉어 영입설을 무색케 하고 있다. 김성근은 올해 72세 고령으로 김응룡보다 겨우 한 살 아래다. 아마도 그가 감독을 맡는다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야구는 김응룡과 색깔이 전혀 달라 선수들에 맡기지 않고 관리야구를 구사하므로 오히려 적임자다.

앞서 말한 대로 한화는 최근 6년 간 다섯 번 꼴찌를 했다. 한화는 그동안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오명을 들어 왔으나 최근 2-3년 간 시설개선과 선수영입에 엄청난 재정을 쏟아 부었다. 그런데도 계속 꼴찌를 맴도니 성적에

권오덕 전 대전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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