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는 충남 천주교 성지의 명소 화와 관련해 교황 방문 후속 기념사업, 충남의 세계적인 천주교 명소 화 사업,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천주교 역사문화 사업 등 세 가지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학술연구와 연구 용역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명소 화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 솔뫼 성지

특히 문화재청이 최근 솔뫼 성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29호로 지정한 것을 계기로 2016년부터는 정부 예산을 들여 다양한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가 주도의 교황 방문지 명소 화 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도는 2일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충남 천주교 성지 방문의 의미와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충남도와 시·군 차원의 과제를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충남발전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교황 방문 이후 충남의 천주교 역사문화자원 활용 방안 워크숍”에서 전문가들은 교황이 방문한 충남의 천주교 성지를 세계적 명소로 만들기 위해서는 개별적 사업계획 추진보다는 역사문화콘텐츠 활용에 대한 새로운 통합적 비전과 계획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해미읍성

먼저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이원재 소장은 “교황 방문의 의미를 ‘사회적 윤리와 정의, 성찰을 통한 소통,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사회적 치유 등’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이 과정으로서 충남 천주교 역사문화콘텐츠라는 새로운 비전 수립은 물론 종교와 역사, 공동체 문화에 기반한 기획을 추진하기 위해 천주교구와 문화예술생태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공세리 성당

유 과장은“이러한 성과의 후속 대책으로 충남도 차원에서 교황 방문의 성과 정리와 열기를 이어가기 위한 기념사업 추진, 천주교 역사문화자원의 체계적 정비와 세계적 명소 화, 지역공동체 형성 및 천주교 역사문화자원의 지역 성장 동력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 충남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후속조치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재대 박근수 교수는 미국 아미쉬 마을과 스페인의 산티아고 종교관광 사례를 언급하면서 “충남 천주교 유산의 문화관광 개발을 위해서는 지자체별로 개발계획을 따로 세우기보다는 광역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종합토론 시간은 충발연 강현수 원장의 진행으로 합덕성당 김성태 신부, 솔뫼성지 이용호 신부, 서산시 문화관광과 김정겸 과장, 충청남도 관광산업과 이원균 관광기획팀장 등이 참석해 교황 방문 이후 충남의 천주교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정책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원균 도 관광기획팀장은 내포 천주교 순례길 명소화 추진계획과 관련하여 “천주교 성지와 지역 주민이 하나의 삶의 공동체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천주교 역사문화자원과 지역사회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당진시도 '성역 조성'이라는 큰 틀 안에서 솔뫼 성지에 교황 방문 기념 광장 조성, 프란치스코 교황 기념 동상 제작 등을 구상 중이다. 특히 내년부터 8월 15일을 '프란치스코 데이'로 만들어 8월 15일이 들어있는 주를 '프란치스코 데이 주간'으로 규정할 계획이다. 이 기간은 참가자들과 함께 버그내 순례길 걷기, 공연 등의 재능기부를 통한 불우 이웃 돕기, 나눔을 위한 음식경연 대회 등 나눔문화 활성화의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충남지역 주요 성지]

① 여사울 성지(충청남도 기념물 제177호)

여사울 성지는 예산군 신암면 신종여사울길 22에 소재하고 있다. 충청도의 첫
천주교 신자, 이존창 루도비코의 고향이다. 여사울 성지를 찾으면 가장 먼저 옛 공
소건물이 순례자를 맞이한다. 공소 바로 옆에는 새로 지은 기념성당이 이국적 정취
를 자아내며 서있다. 맞은편에는 이존창의 생가 터가 있고 이를 둘러싼 십자가의
길을 따라 성지를 순례할 수 있다. 성지는 이존창의 생가 터를 중심에 두고 조성되
어 있어, 그곳에 서서 한눈에 성지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생가가 있던 자리는 표
식만 세우고 그대로 두었다. 바로 옆에는 야외 제대를 마련하여 순례자들이 생가
터를 바라보며 미사를 드릴 수 있다.

② 솔뫼 성지(충청남도 기념물 제146호 / 국가사적 제529호)

솔뫼성지는 당진시 우강면 솔뫼로 132에 소재하고 있다. 2014년 8월 15일 아
시아청년대회가 개최된 곳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청년들과 대화하기 위하
여 방문한 곳이다. 우리나라 첫 번째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탄생지이다.
김대건 신부가 자신의 목숨과 바꾼 신앙은 선조들의 모범으로 형성되었다. 증조할
아버지 김진후는 이곳에서 50세의 나이에 천주교를 받아들여 신앙생활을 하다가
해미에서 순교하였고, 작은 할아버지 김종한은 대구에서, 아버지 김제준은 서울 서
소문 밖에서, 김대건 신부는 1846년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4대에 걸쳐 순교
자가 살던 생가는 ‘한국의 베들레헴’으로 불린다.

③ 합덕성당(충청남도 기념물 제145호)

합덕성당은 당진시 합덕읍 합덕성당2길 22에 소재하고 있다. 합덕성당은 한국
천주교회 역사의 산 증인으로 그 전신은 프랑스 퀴를리에 신부가 예산군 고덕면에
건립한 양촌성당이었고 1899년 합덕으로 자리를 옮겼다. 성당의 7대 사제인 페랭
신부의 재임기간에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프랑스 선교사, 페랭 신부는 30년
간 합덕성당 주임신부로 활동하였고 지역 주민들의 병까지 치료해 주었다고 한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모두 남쪽으로 피난하던 때, 페랭 신부는 혼자 남아 합덕성당
을 지키던 끝에 북한군에 납치, 피살 되었다. 성당구역 내에는 페랭 신부의 순교비
와 순례자들을 위한 공간인 유스호스텔이 운영되고 있다.

④ 공세리 성당(충청남도 기념물 제144호)
2005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된 공세리 성당은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 길 10에 소재하고 있다. 1922년에 지어진 고풍스런 성당
건물이 주변의 오래된 나무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성당 내부는 처음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지금도 여전히 옛 신앙인들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예
부터 공세리는 포구를 가진 교통의 요충지였다. 충청도 일대에서 거둔 많은 세곡들
을 보관하는 ‘공세 창고’가 있었고, 공세리라는 지명은 여기서 유래한다. 그 공세창
고가 있던 자리에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⑤ 신리성지(충청남도 기념물 제176조)

신리성지는 당진시 합덕읍 평야6로 135에 소재하고 있다. 신리성지는 조선 천
주교회의 중심지로 주민 400여명이 모두 신자인 마을로 기록되어 있는 곳이다. 신
리는 조선시대 천주교수용 초기부터 형성된 가장 큰 교우촌(비밀신앙 공동체, 카타
혼을 앞두고 서울에서 부정한 피를 흘릴 수 없다는 명분이었으나, 다블뤼 주교 일
행은 수많은 신자들을 가두고 처형한 공주 황새바위, 해미읍성, 홍주목 등이 아닌
멀고 먼 바닷가로 보내졌다. 병인박해에 앞서, 프랑스 함대가 앵베르 주교, 모방, 샤
스탕 신부의 처형에 책임을 묻기 위해 서해안의 외연도에 정박하였다. 안면도 앞에
있는 외연도를 서울의 양화진으로 잘못 알았던 것이다. 이 사건은 조선 영해침입으
로 간주되었다. 이것이 촉발되어 흥선대원군은 대대적인 천주교 탄압과 박해를 가
했고(병인박해) “서양 오랑캐를 내친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어 외연도에서 가
까운 갈매못을 프랑스 선교사들의 처형지로 택한 것이다.

⑤ 서짓 골 성지

서짓골 성지는 보령시 미산면 평라리 439-2에 소재하고 있다. 150년간 잊힌
땅이자 갈매못 순교자들의 안식처로 보령시 미산면 평라리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석죽골’이나 ‘서재골’이라고도 불리는 산골짜기 서짓골은 작은 교우촌이었고, 박해
를 피해 신자들이 다수 은거했던 곳이기도 하다. 150년 전인 1866년 병인박해 때,
보령 갈매못 성지에서 순교한 다블뤼 주교, 오메트르 신부, 위앵 신부, 신도 회장
장주기 등 4구의 시신이 수습되어 서짓골로 옮겨졌고 15년 6개월간 이곳에 안장되
었다. 시신이 들짐승들에게 훼손된다는 소리를 들은 20여 명의 신자가 순교자들의
시신을 소중히 여겨, 모진 박해시기의 큰 위험을 감수하며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⑥ 황새바위 성지(충청남도 기념물 제178호)

황새바위성지는 공주시 왕릉로 118에 소재하고 있다. 가장 많은 순교자들의 고
향, 황새조차 날아들지 않는 슬픈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바위 위로 소나무가 늘어
져 황새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라 하여 황새바위, 천주교 죄인들이 ‘항쇄’라는 큰 칼
을 목에 쓴 채 바위 앞에 끌려가 처형되었다 하여 ‘항쇄바위’라고도 불린다. 황새바
위성지는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가장 많은 순교자를 기록으로 남긴 최대의 순교지
이다. 당시 공주에는 충청도를 관할하는 감영이 설치되어 있어, 충청도 지역의 신자
들뿐만 아니라 경기도, 전라도, 한양 등지의 신자들까지도 압송되었던 곳이다. 온갖
고문과 회유에도 배교하지 않은 천주교인들이 황새바위에서 처형되었다. 처형된 순
교자들의 머리는 본보기가 되도록 마을 나무에 오래도록 매달아 두었고, 그 시신은
황새바위 앞에 흐르는 제민 천에 버려져 이를 피로 물들였다.

공주 공산성과 마주한 들머리 언덕 위에 자리한 황새바위 성지는 천주교회 200
주년을 기념하여 그 순교 터를 매입, 1985년 11월 7일 높이 13.8m의 순교탑을 세
웠다. 순교탑에서 고개를 돌리면 다듬어지지 않은 12개의 돌기둥이 서있다. 이름
없는 순교자들의 묘 비석이자 예수의 12제자를 의미한다. 그 옆에는 순교자 248위
의 명패가 새겨져있는 돌무덤 형태의 무덤 경당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성지 안에
는 기념성당과 성체 조배실이 마련되어 있다. 황새바위 성지는 다른 성지들과 비슷
하게 병인박해가 시작된 1866년과 그 다음해, 가장 많은 신자들이 희생되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내포의 사도라 불린 충청도의 첫 신자, 이존창이 이곳에서 순
교한 이래 문헌상 마지막 순교자가 있던 10여 년간 줄곧 피로 물든 땅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목을 베어 죽이는 참수형, 목을 옭아매어 죽이는 교수형, 옥사와 매
질 등을 당했다. 최연장자로는 84세의 노인이 1866년에 옥사하였다. 최연소자로는
10살이 채 안된 여자아이가 같은 해 4월에 교수형을 당했다.

 

이헌용 기자  webmaster@mokyoclu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