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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지도자•정치인에 전하는 메시지

영화 속 이순신의 애국 애민 정신에 감동
아바타 1360만 명 기록 깨뜨리는 건 시간문제
요즘영화, ‘명량 본 사람’과 ‘안 본 사람’ 구분

영화 ‘명량’을 보고

영화 ‘명량’바람이 한 여름 무더위처럼 뜨겁다. 김한민 감독의 영화 ‘명량’이 지난 7월 30일 개봉해 12일 만인 8월 10일 대망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괴물’(2006년)이 갖고 있던 21일의 기록을 9일이나 앞당겼다. 2009년에 개봉된 외화 ‘아바타’의 최고기록(1362만4328명)을 깨뜨리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 같다. 요즘 영화는 ‘명량을 본 사람’과 ‘아직 보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고 있다는 얘기가 유행할 정도로 대단하다.

영화사의 모든 기록들을 깨뜨리고 있는 명량은 “420여 년 전 12척의 배로 왜선 330척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한 이순신장군의 이야기”다. 너무나 잘 알려진 얘기이고, 결말을 누구나 잘 아는 이 영화에 관객들이 구름처럼 몰리는 이유는 뭘까? 리더십이 붕괴된 이 시대에 지도자•정치인에 전하는 메시지가 관객에게 진하게 와 닿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현세대 우리 지도자들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이끌어냈다고 본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3분의 2가 명량 차지여서 다른 영화는 끼어들 틈이 별로 없는데도 표사기는 쉽지 않다. 필자도 이틀 전에 미리 예매를 해서 비교적 괜찮은 좌석에서 볼 수 있었다. 나는 이 영화가 아주 잘 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도 아니다. 구성이 단순한데다 캐릭터가 이순신 한명에 집중돼 약하다. 논리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당시의 무기와 다른 것도 있어 사실성이 조금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단점을 뛰어넘어 크게 히트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때를 잘 만났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대로 세월호사고와 윤 일병사건 등 갖가지 사고가 빈발하고 있지만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리더십부재의 이 시대에 이순신에 대한 향수가 관객을 끌고 있는 것. 제작자들은 당초 세월호사고로 바다에서 싸우는 얘기에 관객이 진저리치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기우였다.

한 여름에 개봉했다는 점도 이점이 됐다.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관람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또 냉방이 잘돼 피서겸용의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니 때를 잘 만났다고 할 수밖에 없다. 둘째, 대단한 명화라곤 할 수 없지만 61분간에 걸친 해상 전투신이 볼만하다. SF특수효과가 대단한 위력을 보여준다. 대포와 소총, 화살이 난무하고 근접 백병전도 실감이 난다. 헐리웃 대작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셋째, 영화 속 이순신의 애국애민(愛國愛民)정신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명대사에 잘 나타나 있다. “신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今臣戰船尙有十二)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따르는 것이고, 그 충은 임금이 아니라 백성을 향해야 한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 “살고자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하면 살 것이다” 이밖에도 이순신의 수많은 명대사가 우리를 감동케 한다.

넷째는 메이저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엄청난 홍보마케팅이다. 이는 이 작품뿐만 아니라 CJ가 배급하는 모든 작품이 그렇다. 소수의 배급사가 여러 극장을 독식해 독립영화나 명화를 축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런 마케팅효과 없이는 이런 흥행은 불가능하다. 명량은 11일 현재 1130만 명을 넘어 실미도(1108만 명)를 제치고 흥행 톱 텐에 진입했다. 최단기간 100만, 200만 500만 등 수 많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정치권도 얼마 전 박근혜대통령이 청와대참모진을 이끌고 관람했고, 새누리당도 고위 당직자들이 경쟁적으로 영화보기에 나섰다. 그런데 현실에서 우리는 이순신 장군처럼 목숨 바쳐 백성을 위하는 지도자를 찾을 수 없다

   
 
. 한 결 같이 함량미달이다. 꽃다운 어린 학생들을 바다에 묻어두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400여 년 전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 이순신을 왜 이토록 그리워하는지 대통령과 지도자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권오덕<전 대전일보 주필>

 

권오덕 칼럼  webmaster@mokyo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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