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이 몸살을 앓고 있다. 수질악화와 함께 괴 벌레가 창궐하는 등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 등 국가하천에 대한 정부의 부실한 치수 정책으로 인해 강이 신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하천 관리를 위한 보다 치밀하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지방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적극 참여 할 수 있는 제도 마련 등 새로운 발상 전환도 요구된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가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금강 물을 떠 보이고 있다

금강은 이미 상류인 옥천지역부터 부여지역에 이르기까지 강 전역에서 괴상한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4대강 사업으로 보(洑)를 만든 이후 강물에는 녹조 현상이 심해지고 강바닥은 퇴적물 등이 쌓여 ‘뻘 현상이 나타나는 등 호수처럼 변하고 있어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지역 환경단체 등은 지난 달 금강 유역을 조사한 결과 저수지 등 흐르지 않는 물에서 서식했던 큰빗이끼벌레가 금강의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서는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금강에서 이 괴 벌레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백제 보에서부터 공주 보, 세종 보까지 4대강 사업 핵심 전 구간에 걸쳐 번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생태계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경고 했다.

환경단체들은 이와 함께 금강에 3개의 보가 생겨나면서 유속이 급격히 느려지고 정체 돼 수질이 나빠지고 녹조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것은 금강이 호수로 변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이로 인한 재앙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각 보 인근 바닥이 개흙으로 변화되면서 강바닥 생태계까지 파괴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건성으로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북미지역에서 근래에 들어 온 것으로 알려진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학계 등에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염려가 된다.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물이 고여 수질이 나빠지는데다 고온 등의 영향으로 급속히 번성하고 있다는 데는 대체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생물이 수질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완전한 퇴치법은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발표는 아직 없다.

당국에서는 고여 있는 물을 흘려보내면 되고, 수온이 낮아지면 자연히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너무 안일한 생각이 아닌가 싶다.

이 벌레가 죽어 강바닥에 쌓여 썩으면 2차 오염은 물론, 뻘 현상을 촉진시킬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보(洑)의 물을 흘려내려 바다로 보낸다 해도 바다 생물이나 김 양식장 같은 연안어업에 피해를 준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강물을 가둬 강 밑이 개흙으로 변하는 현상도 큰 문제다. 모래와 자갈이 있는 곳에서 사는 모래무지 같은 물고기는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미 옥천 등에서는 강바닥에서 사는 다슬기 개체 수가 줄어 주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금강에는 30여 년 전에 하구 둑을 막아 생태계가 크게 바뀌었다. 농업용수를 확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충남지역에서 혜택을 본 것은 별로 없다. 둑을 만들어 생긴 거대한 호수 아래 쌓인 슬러지는 그냥 재앙덩어리로 커가고 있다. 상류지역에서부터 쓸어 내려 온 온갖 쓰레기들이 바닥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이면서 물을 오염시켜 지금은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둑을 높이 쌓는 바람에 실뱀장어와 참게 치어가 둑을 거슬러 오르지 못해 금강 전역에서 자취를 감췄다.

충남도는 지난달 25일 ‘금강비전 시행계획 수립 주민협의회를 개최했다. 공주, 부여, 청양, 서천, 금산, 논산 등 6개 시 군과 주민들이 참여해, 치수는 물론 환경, 생태, 역사와 문화, 여가와 관광 등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기로 했다.

금강은 지금까지 국가하천으로 국가가 관리아래 수자원공사 등이 댐 등을 건설하고 유지, 보수 등을 해왔다. 국가의 부실한 치수정책으로 강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신음하는 금강을 건강하게 회복시키겠다고 다짐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시의적절한 일이다.

정부에서는 우선 금강을 비롯한 4대강 수질관리를 위해 수문, 수량, 수질, 환경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세밀한 관리부터 해야겠다. 전문가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파악, 오염물질 유입특성, 대책의 효과를 분석해야 하며, 현장 수질관리 기법의 개발도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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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는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이라 했다. 왜 쓸데없이 자연을 따라 흐르는 물을 막아 강을 신음케 하는 평지풍파(平地風波)를 일으키는가. 지금이라도 기존의 정책을 몽땅 바꾸고 새로운 시각으로 치수대책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당장 댐의 수문을 열고 금강하구 둑도 툭 터서 강물이 시원하게 바다로 나가게 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강물은

이헌용 편집위원장
 

이헌용 기자  webmaster@mokyoclu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