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 보궐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선거 열기가 불을 뿜고 있다. 여 야는 마지막 주말 중앙당 주요 인사들이 선거구를 찾아 지원 유세를 벌이고 선거 대책회의를 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정용기 새누리당 후보와 박영순 새정치연합 후보 진영에서도 휴대폰 문자메시지, 음성녹음통화, 거리 유세 등을 통해 후보 알리기와 지지 호소에 막바지 사력을 다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 후보는 자신이 두 차례 구청장을 지내는 동안 대덕구 지역의 사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만큼, 국회의원이 돼서도 훌륭히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번에도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박 후보는 새누리당 정 후보가 일 해온 지난 8년 간 대덕구는 낙후된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를 심판하기 위해서도 이번만은 구청장 선거에서 두 번 연거푸 패배한 자신이 꼭 이기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선거를 4일 앞둔 26일 새누리당이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이영규 대전시당위원장, 이장우·민병주 의원 및 대전 전 지역 시·구의원 등이 총 출동한 가운데 정용기 후보 지원을 위한 대대적인 유세를 펼쳤다.

새정치연합 박영순 캠프에서는 이날 오전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이 법동 한마음 아파트를 방문해 박영순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으며, 오후에는 박범계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송촌동 해피 존 네거리와 한남대 주변 상가를 돌며 박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여야 간 중앙당의 후보 지원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어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2일 이완구 원내대표, 이인제, 김을동 최고위원, 윤상현 사무총장, 박대출 대변인 등 중앙당 당직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대덕구 대화동 대전산업단지협회에서 현장최고회의를 열고 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19일에도 박성효, 이재선 전 의원과 함께 지역구를 돌며 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중리동전통시장에서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구청장을 두 번이나 지내며 지역에 공을 세운 정 후보를 꼭 당선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3일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와 양승조, 이계안, 신경민 최고위원등이 대덕구 오정동 박영순 후보 사무실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었다.

김한길 대표는 이 자리서 “박 후보를 당선시켜주면 도시철도 2호선의 대덕구 연장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권선택 시장과 함께 교통이 편리한 사통팔달의 대덕을 만들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21일 박 후보 캠프를 찾아 “권선택 시장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역전승
한 것처럼 이번에는 박영순 기적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대덕구 보선에서 양 후보 측이 주장하는 쟁점은 후보 자질 론과 정 후보의 구청장 시절 업적 평가, 그리고 정 후보 재산 증식에 관한 것 등이 부각됐다.

정 후보는 지난 15일 공식 선거전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상대인 박 후보가 선거 때만 되면 출마하는 선거 꾼, 본인과 특정 정파의 승리만을 위해 살아온 사람, 약속을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욕심 앞에 주민의 뜻도 뭉개버리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면서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

박영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이에 대해 즉각 논평을 내고 정용기 후보의 네거티브가 도를 넘고 있는 것을 보니 많이 급하긴 한 모양이라며 자신이 스스로 다른 당의 후보를 비난하거나 네거티브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해놓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에 집착하는 것은 정 후보 스스로 열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8년 간 대덕구의 행정에 대해서도 양 측은 전혀 상반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새누리당 정 후보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덕구는 전국 최우수 평생학습도시, 전국 최고의 생동하는 생태도시, 전국 최우수 안전문화도시”라고 강조하며, “저에게 위기는 기회가 됐다”며 이를 자신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전 최악의 도시 기반시설임에도 주민들의 참여와 부단한 노력으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변모시켰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영순 후보는 전혀 다른 지표를 내세워 대덕구민의 삶의 질은 한마디로 낙제점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박 후보는 서울 대 행정대학원 서베이 조사연구센터의 ‘삶의 질과 정부 역할에 관한 조사’ 결과를 예로 들었다. 주민행복 도가 전국 230개 자치단체 가운데 168위에 그치고 있다는 것. 박 후보는 이 가운데 초·중·고 교육 여건 만족도가 222위로 꼴찌에 근접했고, 사회복지시설 만족도 219위, 문화 활동 여건 만족도 181위, 이웃관계 만족도는 218위, 건강 만족도 183위에 그치고 있다며 정 후보가 자화자찬을 그만두라고 공격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정 후보의 주식을 통한 재산 증식설이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정치연합 양승조 최고위원 등은 23일 대전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정 후보의 재산증식과정 및 주식거래 의혹이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24일 TV토론회에서도 새정치연합 박 후보는 “갑자기 재산이 는 이유가 뭐냐. 구청장 임기 중 단 1주의 주식거래도 없다고 했는데 매입한 사실이 있다”는 등 토론의 대부분을 정 후보의 재산증식 및 주식거래의혹을 따져 물었다.

정 후보는 주식에 의한 재산 증식설이 나오자마자 23일 “단 한 주의 주식거래도 없었다”며 양 최고위원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공직선거법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정 후보는 TV 토론을 통해서도 “재산 늘어난 것은 매년 증감부분을 다 성실히 소명했으니 그를 보면 알 것” 이라면서 “본인은 네거티브 안한다면서 당 지도부의 입을 빌려 근거 없는 흑색선거를 펼치는 것은 반드시 법적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후보는 27일부터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9일까지 ‘타슈’ 자전거를 타고 ‘타슈 유세’를 펼친다고 밝혔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해가진 야간에 공원 등지에서 운동과 여가 생활을 하는 주민들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주민들을 직접 만나 주민생활 안전점검을 하기로 했다.

박영순 후보는 28일 자정부터 ‘48시간 잠을 자지 않는 진심유세’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27일 밤 11시 40분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48시간 진심유세 출정식을 가진 뒤, 0시 대덕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서 야간근무자 방문을 시작으로 유권자의 진심을 헤아리고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진심유세를 펼치기로 했다.

이헌용 기자  webmaster@mokyoclu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