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꼼꼼하지 못하고 계획적이지 않고 치밀하지 못하다. 이 대충대충 건성건성 문화가 우리에게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고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는지 이번 세월 호 사고를 계기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대충대충 건성건성 문화의 수훈갑은 유병언이 숨어 있었던 전남 순천 별장에서 수색을 하면서 적당히 하는 바람에 유병언이 2층 통나무 안 공간에 숨어 있는 것을 찾지 못한 것이다.
검찰도 그 안에 숨어 있는 것을 찾지 못한 게 통탄할 노릇이라고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수훈 다음은 유병언이 변사체로 발견 된 현장에서 수습된 유류품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유가 숨어 있던 송치 재에서 2,3km 떨어진 매실 밭에서 발견된 변사체를 단순한 행려사망자로 판단했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 발견된 스쿠알렌 등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용의 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을 그냥 넘겨 버린 일이다. 수사의 기본적인 상식만 발동 했어도 사상 유례가 없는 군인까지 동원하는 등 수백만영의 인력과 장비, 비용의 낭비는 없었을 것 아닌가.

황당 뉴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월 호의 설계변경과 선박검사 화물선적까지 어느 것 한 가지 제대로 규정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일을 추진했는가하면 위험한 수로임에도 사고 당시 선장은 키를 잡지 않고 있었다. 진로관제센터 근무자들은 CCTV를 돌려놓고 잠을 자거나 골프연습을 하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었으니 총체적인 업무포기다. 결국은 많은 관계자들이 법의 심판대에 서고 수사책임자와 인천지검장은 사표를 내고 제대로 현장 수색을 하지 못한 전남 경찰청장과 순천경찰서장 등은 직위 해제되는 신세가 됐다.

어디 이 뿐인가. 대층대충 검증하는 바람에 총리후보자 세 명을 비롯해 부총리급과 장관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분노를 증진시키면서 국력낭비는 또 얼마인 것인지. 그들의 도덕성과 업무추진 능력 등을 아주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매우 손쉽게 찾아낼 수 있었을 텐데 그 많은 인력과 공권들은 어디에 숨겨 놓은 것인지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또 서울시의원의 청부살해 사건에 나타난 송 모씨의 장부 내용은 어떤가. 대충 훑어본 장부 때문에 어느 검사의 금품 수수 액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고 경찰과 검찰의 발표내용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대충대충 살펴 본 결과가 아닌가.

군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똑똑 귀순사건도 예외일 수 없고 임 병장의 체포과정에서도 치밀하지 못한 작전으로 우군끼리 오인 사격하는 경우가 발생한 것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겠다.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삼복기간이다. 모두가 무더위에 짜증이 더해지는 계절이다. 무더위 속에 대충대충 문화로 불쾌지수는 더욱 높아만 간다. 국민에게 행복지수를 높여 주지 못할망정 이런 대충대충 문화로 짜증지수와 불쾌지수를 높이는 일이 없도록 검찰 ‧ 경찰 ‧ 군 ‧ 청와대 ‧ 정치권 모두 정신 좀 차리라. 제발 부탁이다.
김영광<전 대전MBC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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