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권은희 과장 공천을 두고 시중의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이 보은 공천이냐, 일신의 영달을 위한 정치 쇼가 아니냐 로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은 권은희는 위증의 아이콘이며, ‘국가를 배신하라, 출세를 보상 하마’라며 권 후보를 선거운동의 제물로 삼으려 한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과장을 공천한 새정치연합은 누구도 권 후보의 진정성 있는 용기를 훼손할 수 없으며 정의로운 사람을 격려하기위한 선의의 공천이라고 대응하고 있다. 또한 권 후보는 ‘보상공천은 전혀 언급하는 것조차 화가 나고 진실은 반드시 진실로써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시비가 분분한 가운데 권 과장의 공천이 이번 보궐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여야 간 유 불리를 예측하기도 한다. 공방의 후폭풍이 어디로 불지 궁금한 일이다.

선거 결과야 어떻게 나타나든 선거를 치러보면 알 일이지만, 지금 논란의 와중에 서 있는 권 과장(이 대목에선 이렇게 불러야할 것 같다)이 과연 의로운 사람인가, 불의한 사람인가 한번 따져볼 일이다. 판단의 기준은 주관적인 것을 경계하고 객관적인 것들에 근거함이 옳다고 여겨진다.

권 과장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것은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재직 시에 국정원 사건 초기수사 담당자로 있을 때, 경찰지휘부가 국정원 댓글사건을 축소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수사를 방해 했다고 폭로함으로써 비롯되었다, 권 과장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국정원 사건 수사에 결말을 짓지 못하고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전보 발령 되었고, 금년 1월 총경 승진 인사에서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탈락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2월에는 관악경찰서 청소년과장으로 희망전보 되었다, 지난 6월 20일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항소심재판(서울고법 형사2부)에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수사축소, 은폐하려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1심과 같은 무죄가 선고된 날이었다. 권 과장은 경찰 간부로 임용된지 9년 만에 사직했다.

권 과장 폭로사건으로 기소된 전 서울경찰청장이 1, 2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권 과장은 위증의 실체요, 소속 기관과 국가에 대한 배신자로, 아주 나쁜 사람, 불의한 사람으로 비난 받고 있다. 보수적인 새누리당 안팎에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확실한 증거도 없이 정황만 가지고 소속된 기관장을 음해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가 아직 재판 중이나 이 마당에선 폭로사건이 위증이라고 비난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그러나 권과장의 이력과 행적을 살펴보면 자신의 영달을 위한 배신자요 불의한 사람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엄중 하게 판단 한다면, 권 과장의 행위를 일방적으로 폄하 하거나 매도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권과장의 이력(행적)을 잠시 살펴보자. 권과장은 43회 사법고시 합격자로 사법연수원 33기 수료한 변호사로서. 경정 특별채용에 합격한 엘리트 경찰관이다. 서울지역 일선경찰서 최초로 여성 수사과장이 되었고 서울에서만 여러 군데 수사과장을 거쳤다. 현재 연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석사학위를 마치고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 중 이라고 한다. 또한 상훈을 보면 한국여성단체연합 “성 평등 디딤돌”선정. 제1회 리영희 상. 참여연대 의인상 등을 수상했다.

권 과장은 대한민국 경찰관 중 장래가 총망 되는 중견 간부였다. 경력으로 보아 수사 감각이 뛰어난 수사 통이 아니었나 싶다. 이러한 권 과장이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과정에서 경찰청장의 외압을 거짓 폭로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조직 내에서 내부 고발 자가 되면 왕 따를 당하는 등 불이익을 받는 우리 사회의 풍토에서 여간한 용기 없이는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불의를 보고 분노할 줄 모르는 사람은 정의를 사랑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의로움이 없으면 내부 고발하기 어렵다다. 눈앞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내부 고발을 하는 자는 진짜 배신자요 변절자요 불의한 자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권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 든, 안 되든 이, 문제가 아니다. 권 후보가 오늘날과 같은 양극화 사회에서 비난을 받든 찬사를 받든 문제될게 없고 도리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권 과장이 정의로운 사람인가, 불의한 사람인가는 앞으로 그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두고 보면 알 것이다.

명심보감에 실린 장자(莊子)에 이런 말이 있다. “만일 사람이 착하지 못한 일을 하고서 이름을 세상에 나타낸 자는, 사람이 비록 해하지 못하나 하늘이 반드시 벨 것이다” 해의하면 악덕(惡德)을 행하여 그 이름을 떨친 자들이 비록 세상에서 온갖 부귀를 누린다고 하더라도 하늘은 이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윤충원<전 중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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