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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니네, 국회의원 되기‧‧‧‧

 

공무원이 국회의원으로 수직상승하여 팔자를 고치는 가장 빠른 길은?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권은희가 걸어온 행적을 그대로 따라해 보면 된다고 권면하고 싶다. 소속된 기관의 문서화 되지 않은 내부기밀 비슷한 것을 야당에 넘긴다. 제1야당은 그것을 대선의 가장 따끈따끈한 프레임으로 활용해 재미를 본다. 콘텐츠가 부실하여 법원에서도 진실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사표내고 야당공천 받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 된다.

다행히 의원에 당선되면 임기 내내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을 우려먹고 삶아먹고 볶아먹으며 못 푼 진실을 파헤친다며 한풀이 굿을 벌일 것이다. 불행히 떨어져도 여전히 ‘광주의 딸’이라고 떠받들려 민주화 투쟁의 아이콘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그는 ‘꽃놀이 패’를 거머쥐고 산다. 그는 국회의원이 되거나말거나 상관없다.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의 직책에서 얻은 온갖 정보나 자식을 유효 적절히 활용하여 오늘날 대한민국 제1야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권을 따낸, 그 길을 가르쳐 준 산 교본이 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9일 최고회의를 열고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후보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 했다. 권씨는 2012년 대선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자신에게 사건을 은폐 축소하도록 지시했다고 폭로하여 대선정국의 판을 뒤흔들었다. 권 씨의 폭로로 민주연합은 대선정국을 정보원 대선개입 프레임으로 몰아넣어 NLL 스캔들을 덮어버리고 지지율 상승에 덕을 보았다.

국가기관이나 회사의 기밀을 폭로하는 사람을 내부고발자, 공익신고자(The whistle blower)라 하고 양심선언이라고도 말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내부고발자는 있어야 하고 또 그들의 행위는 정의롭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공익신고자에도 양심적인 고발자도 있고 비양심적인 고발자도 있다. 권은희가 국회의원 공천을 받지 않았을 때는, 공익신고자가 아니라고 말하기가 어려웠으나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지금 그는 공익신고자가 아닌 밀고자 혹은 고자질한 사람이라고 불러도 된다.

특히 김용판 전 경찰청장은 특히 1~2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아냈다. 대법원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유죄로 뒤집힐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권은희가 엄격한 계급사회인 경찰을 뒤 흔들어 대선정국을 진흙탕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지 않은가? 의혹을 불러온다. 그렇다면 그는 양심적인 내부고발자가 아닌 비양심적인 고발자 혹은 밀고자로 의심 받게 된다. 그는 검찰 수사에서 위증을 했기 때문에 그의 증언이 재판부에 의해 의심을 받게 된 것 아닌가.

시대의 조류는 폭로자가 내부인이냐 외부인이냐를 제외하면 똑같은 폭로행위지만 내부고발자는 유독 더 나쁜 사람으로 매도되어 배신자라는 욕을 먹게 된다. 그러나 부정부패가 독버섯처럼 퍼지는 현재 비난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내부고발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좋은 조짐은 아니다. 그 수많은 공무원 중 내부고발자 양심선언자가 없는 기막힌 현실을 나무란다. 그 수많은 관피아 법피아 교피아 해피아가 넘쳐나는데 내부고발자는 사라졌다.

권은희 공천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자기가 파놓은 함정에 빠진 꼴이다. 권 과장이 경찰청장의 축소 은폐 지시를 폭로했을 때 민주연합은 이미 대선은 자신들의 승리로 끝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권은희를 ‘광주의 딸’이라고 추켜세우며 호남의 짙은 이념성까지 부각시켰다. 경찰청장의 무죄판결이 나면서 권은희는 침묵을 지켜야했다. 야당출마를 권하는 주변의 유혹을 뿌리치고 정치판의 허무맹랑한 행태에 대해 뼈를 깎는 고뇌를 한 후 자신의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민주연합 내부에서도 권 씨의 출마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느 중진의원은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도부가 한심하다. 이렇게 유리한 정국에서 왜 호남의 굴레 속으로 빨려 들어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권 씨 공천은 바보짓이자 당의 한계, 지도부의 근시안적 안목이 표출된 것이다.’고 말하고 전병헌의원은 ‘그의 공천은 그의 증언을 반감시킨 조치’라고 말했다. 조경태의원은 이번 공천은 새정치민주연합이 호남민심을 짓밟은 행위이며 반민주적이라고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

권씨는 6월에 사표를 냈다. 김용판 청장의 대선방해 사건이 무죄판결이 잇따라 나오자 일단 사표를 내고 재야에 있으면서 유죄입증을 해보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월초에도 그는 ‘7.30보선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한길 대표가 간곡하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자 즉시 수락하고 출마의사를 서둘러 발표하게 된 것이다. 그는 이제 민주연합의 품속으로 들어갔다.

권은희, 아름다운 청춘을 국가의 힘센 기관에서 높은 연봉에 호의호식 잘 먹고 잘 살다가 더 힘센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 그 이름도 아름다운 내부고발자를 위장하여 배신을 때리고 나왔다. 정치진출을 위한 수사외압 폭로가 아니냐고 기자가 묻자 ‘(내부고발의) 진정성은 밝혀진 진실에 의해 담보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내가 가는 길이 진실을 위한 길이라 믿는다.’고 언급한 내용이 일부 신문에 났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권씨의 공천에 대해 ‘호남을 넘어 대한민국의 민심을 짓밟았다.’고 말했다. 조해진 의원은 ‘새정치연합과 권씨는 정치적 사후(事後)뇌물죄의 공범이 됐다.’고 말하고 공천 취소를 촉구했다. 정동영 의원은 ‘진실을 밝히려 했던 그녀의 노력이 여당 공세에 휘말릴 빌미를 준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려 신종 때 최충헌의 사노 만적은 ‘본시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더냐? 우리도 때가 오면 왕후장상이 될 수 있다.’며 노비해방운동을 시작한다. 관노와 사노는 모월모시 관리와 주인들을 죽이고 노비 문서를 들고 나와 흥국사 마당에서 태워 버리자고 약속한다. 그러나 한충유의 가노(家奴) 순정이가 이 사실을 밀고 한다. 관청에서는 노비들을 모조리 체포한다. 조기 두룹 엮듯 묶여 임진강에 버려져 고기밥이 된다. 가노 순정이는 아주 더러운 내부고발을 한 것이다. 그것은 밀고였다.

정상희<전 동아일보 부장>

정상희 칼럼  webmaster@mokyo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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