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기초연금이 기초생활 수급권자 노인들에게는 ‘주나 마나’ 하는 연금이 되어서 이 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 시행되는 기초 연금법은 65세 이상 노인들께 생활 형편에 따라 최고 20만 원 까지 연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기초생활 수급권자 어르신들에게는 거의 기초연금 20만 원을 받는 대신에 생계급여가 그만큼 삭감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연금을 받으나 마나하는 꼴이 돼 결국 혜택은 전혀 없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복지 혜택이 절실한 어르신들에게 연금을 줬다, 빼앗는 것과 다름없는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꼴이 발생하게 되는 이유는 정부가 기초연금 20만 원을 소득으로 인정해 기초생활보장법 상 어쩔 수 없이 삭감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연금 시행을 앞두고, 수급노인의 기초연금 배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거론되자, 보건복지부는 수급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중급여, 중복복지이기에 생계급여를 삭감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복지시민단체 등에서 비현실적으로 낮은 최저생계비와 일반 노인과 빈곤 노인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문제를 지적하고 있으나 복지부는 아직까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일하는 복지담당 공무원과 사회복지사들은 기초생활 수급 어르신들의 불만과 반발을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 지 벌써부터 고심을 하고 있다.

이미 이러한 복지부 방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해당 어르신들은 ‘뭘 줬다 뺏는,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항의가 잇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서구 탄방동 도우리 어르신 담당 직원은 “기초연금 수령액에 대한 어르신들의 문의가 많아 무척 바쁘기도 하지만 기초생활 수급 중인 어르신들에게는 내용을 설명 드리기가 무척 힘들다”고 말했다.

대전사회복지사협회 박수진 팀장은 “복지가 어려운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만큼, 기초수급 어르신들이 실제적으로 연금 20만 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은 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복지전문가들도 상당수 생계급여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지급하는 것이고, 기초연금은 노인이기에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중급여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정책의 범주를 잘못 짚은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또 이미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제3조에서 보육 수당을 소득 인정에서 제외하고 있는 선례가 있는 만큼, 기초연금도 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에서 "소득 범위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개정하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모임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기초생활비 수급 어르신들의 연금을 지키자’는 SNS 활동을 시작했다. 또 ‘사회복지사 1,000명 성명서’ 신문 광고를 위한 모금활동을 하가로 했고, 26일에는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도 열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이 모임에서는 기초연금 함정에 관심 있는 복지시민단체(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빈곤사회연대, 시민과 함께 꿈꾸는 복지공동체)와 함께 지난 5월 19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한데 이어 릴레이 일인시위도 하고 있다.

대전에는 15만 명의 어르신들이 있으며 이 가운데 독거노인 3만2천여 명, 기초수급을 받는 어르신은 7,8백여 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는 대선공약집과 거리유세와 경로당 방문과 TV토론 등 을 통해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공약은 2013년 9월 소득 70%의 노인으로 범위가 수정됐으며, 미지급 30%에 대하여 임기 말까지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헌용 기자  webmaster@mokyoclu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