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은 웅변도 아니고, 연설도 아니다. 때문에 현명한 지도자는 굳이 도덕을 말하지 않는다. 평소의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뿐이다.
말하지 않아도 민초들은 지도자의 언행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깨닫게 되는 게 도덕이다. 도덕은 학문이기 전에 양심이고 진리다. 삶의 가치기준이고, 만법(萬法)의 기본이다. 하물며 권력을 가진 통치자에겐 도덕이 더욱 절실한 필수덕목이다.
요즘 야당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을 지적한다. 말 많던 노무현 정권에서 몸에 밴 인습이다. 자칫 잘못을 긍정하거나, 잘못을 재생하는 ‘소통’은 차라리 ‘불통’만도 못하다. ‘국리민복’과 ‘국태민안’을 위한 가치 있는 ‘소통’만이 이탈된 도덕기강을 바로 잡는 길이다. 도덕의 가치는 능력과 양심의 ‘소통’이다.
'좋은 가문에서 훌륭한 후예도 나온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은 오늘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바 크다. 불행한 역사되어 이미 막(幕) 내린 참여정부도 출범초기엔 '도덕성을 바탕에 둔 시스템정부 임'을 표방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참여정부 통치기간에 부도덕현상은 창궐(猖獗)했다. 심지어는 청와대를 등에 업은 30대 아녀자 가짜 박사가 사기(詐欺)춤판을 벌였고, ‘바다이야기’란 도박집단이 권력의 우산 밑에서 도덕적 가치관을 흔들어놓기도 했다. 1백년 집권을 소리치던 열린우리당이 허무하게 무너진 근본원인도 깨어진 도덕기강 때문이었다. 그 후예들은 아직도 툭하면 입에 담지 못할 부도덕한 막말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남전생옥(藍田生玉)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좋은 가문에서 훌륭한 후예도 나온다.'는 의미다. 개인의 성패도 도덕정신에 비례하거늘, 하물며 정치조직의 사활도, 국가역사의 흥망도 도덕기강으로 좌우되는 것은 이치다. 도덕의 힘은 응집력과 동시에 파괴력이 대단하다. 산천초목을 흔드는 막강한 권력도 무너뜨리고, 천하제일의 재력도 몰락시킬 수 있다.
도덕의 가치를 모르는 승자(勝者)는 자칫 오만방자할 수도 있다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통치의 힘, 모두를 감동시킬 수 있는 사랑의 힘, 부정비리를 물리치는 정의의 힘, 스스로를 낮출 수 있는 겸손의 힘,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협동의 힘이 바로 도덕정신 이다. 때문에 통치자의 힘은 곧 도덕이어야 한다. 도덕의 가치를 모르는 승자(勝者)는 자칫 오만방자할 수도 있다. 국가도, 단체도, 기업도, 개인도 마찬가지다. 윗사람들이 법을 지키면 아랫사람들도 따르게 마련이다.
도덕은 삶의 질(質)이고, 양심이며, 능력이기에 시공을 초월하는 진리다. 새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새로운 정책들을 많이 발표했다. 그러나 진정한 도덕교육정책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어느 때보다도 국민의 도덕적 기강이 무장돼야 할 시기다. 오늘의 문명과 풍요는 누가 어떻게 이룩했는가. 등 따습고 배부른지가 얼마나 됐는가. 선대들의 국가의식을 새롭게 결집시키는 도덕교육정책만이 ‘행복대통령’ 공약도 지켜질 수 있다.
미래 국가의 경쟁력은 도덕성을 가르치는 ‘새 마음’교육정책에 달렸다. 도덕교육정책은 곧 무형, 무한의 국력이고, 경쟁력이다. 무엇으로 미래의 국가동력을 만들 건가. 민족의 정통성을 지키는 역사관, 국가관, 가치관을 심어주는 도덕교육체계는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다.
도덕만큼 무서운 정의도 없다
‘참교육’이란 미명에 오염된 청소년 교육정책부터 시급하게 개혁해야 한다. 도덕이 무너진 국력은 위선이고 허상이다. 특히 국토가 분단된 우리의 현실도 남북 간 믿음이 전제될 때 소통도 가능하고, 통일도 가능하다.
좌경이념이 파고든 청소년들의 교육현장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툭하면 시위대 앞에서 ‘정의’와 ‘양심’을 외치며 사회불안을 선동하는 지식인들이나 종교인들도 있다. 정의와 양심은 도덕에서 분리될 수 없다. 도덕 없는 양심 없고, 도덕 없는 정의도 없다. 도덕정서가 타락한 현실 속에서 정부정책이 무엇을 우선순위로 고민해야 할 것인지는 자명하다. 진정한 도덕정신은 오기도 아니고, 오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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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석(본 클럽 회원 / 전 경향신문 중부본부장)
류인석 mo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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