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더 테레사 <사진출처 : 중도일보>

4월24일, 이날로 수도원에 들어간 지 만 50년이 된다는 마더는 이틀 전 공항 도착 때와 똑같은 옷차림, 즉 누덕누덕 기운 자국이 남아 있고 자주 빨아서 색이 바랜 사리와 회색 가디건을 걸치고 강연회에 참석 축하 기념강연을 했답니다.

마더는 이날도 여느 강연을 할 때와 같이 두 가지 체험담을 이야기했지요. 그 하나는 어느 날 마더가 탁발로 받은 얼마 되지 않은 쌀을 슬럼가에서 사는 쇠약한 주부에게 나누어주었던 일. 쌀을 받은 주부는 보잘 것 없는 쌀을 반으로 나누어 뜻밖에도 뒷집으로 가더랍니다.

이에 마더가 물었지요.. ‘당신은 가족이 열 명이나 되는데 나머지 절반으로는 부족하지 않느냐?’ 고. 이에 여인은 환하게 웃으면서 ‘뒷집사람들은 벌써 며칠째 굶고 있는 걸요!’라고 대답을 하며 오히려 당연하게 여겨는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놀랐답니다.

주부의 대답에 흡족한 마더는 ‘가난한 사람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뜻을 조금은 이해하시겠습니까?’

두 번째 체험담으로 마더는 ‘나는 사랑의 위대함을 힌두교도인 네 살짜리로부터 배웠다’는 말과 더불어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언제였던가. 콜카타에서 설탕을 구하기가 몹시 어려운 적이 있었지요. 마더 하우스에도 설탕이 없다는 사실을 알 게 된 네 살짜리 힌두교도 아이가 사흘간 설탕에 손을 대지 않더랍니다.

사흘 후 그 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마더를 찾아왔습니다. 손에 설탕이 든 병을 들고 머뭇거리면서, “마더, 나 사흘 설탕 안 먹었어. 이거, 여기 친구에게 주고 싶어.”라고 하며 쳐다보아 놀랐어요. 그 어머니에게 혹시 가르쳐주었느냐고 물었더니 그 어머니는 “아니에요. 마더! 이 아이가 집에 오더니 느닷없이 마더 하우스에 설탕이 없다니까 내 것을 드리고 싶다는 거예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더라고 들려주었지요.

“이것은 작은 행위입니다. 그렇지만 아주 크고 풍요로운 사랑, 통렬한 사랑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물질의 양보다 사랑의 양이라는 사실을 그 아이가 나에게 가르쳐주었다는 점입니다.”

박천규(본 클럽 고문 / 전 대전MBC 상무)

# 이 글은 마더 테레사의 일상을 20여 년 동안 추적하여 영상으로 기록해 온 오키 모리히로의 산문집 ‘마더 테레사, 넘치는 사랑’을 참고한 것입니다.

박천규  mo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