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태어난 지 하루 밖에 안 된 강아지가 호랑이가 무서운 줄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아는 것이 너무 없으므로 아무리 무서운 것도 무서워할 이유가 없다.

또는 자신감이 넘쳐서 남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필자도 오랫동안 이렇게 생각했었다. 철모르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함부로 덤비는 풋내기를 비유하는 속담으로 알고 있었다. 초·중·고를 다닐 때 줄곧 이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룻강아지는 하루 밖에 안 된 강아지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원래는 ‘하릅강아지’였다. ‘하릅’은 개나 말, 소 등의 가축이 한 살 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축의 나이를 세는 우리 옛말은 ‘하릅(1, 한습), 두습(2, 이듭), 사릅(3, 세습), 나릅(4), 다습(5), 여습(6), 이릅(7), 여듭(8), 아습(9, 구릅), 열릅(10, 담불)’이다.

하룻강아지는 한 살 된 강아지를 말한다.

이처럼 가축의 나이를 세는 ‘하릅’이 ‘하룻’으로 바뀐 것이다. 하룻강아지는 한 살 된 강아지, 즉 어느 정도 커서 혈기가 왕성한 강아지란 뜻이다. 어느 정도는 세상을 알기 때문에 자신만만하다. 두려움을 모르는 것이 하룻강아지이다. 따라서 아무리 호랑이라도 한 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수레바퀴에 덤벼드는 사마귀(당랑거철 螳螂拒轍)보다 나을 것이 없다. 세상살이에는 하룻강아지처럼 뭘 모르고 자신 있게 도전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대부분 성공보다는 실패 확률이 높다. 충분한 직, 간접 경험이 모든 일을 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하룻강아지 재(고개) 못 넘는다.’는 속담도 있다. 이는 경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지 않으면 큰일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운전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는 운전자들은 사고를 잘 내지 않는다. ‘1박2일 직진중’, ‘직진으로 무한도전’, ‘오빤 초보스타일’, ‘당황하면 후진해요’, ‘저도 제가 무서워요’ 등 기발하고 재치 있는 초보운전 표지를 달고 다닐 때는 조심하기 마련이다. 초보 시절에는 사고가 나더라도 비교적 가벼운 사고가 많다. 자신이 없기 때문에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항상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운전경력이 제법 쌓이면, 즉 완전초보에서 하룻강아지 정도가 되면 과속도 하고, 운전을 쉽게 생각해 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다. 초심은 사라지고 자신감이 부쩍 자라난다. 노련한 경험과 신중함보다는 하룻강아지처럼 설익고, 서투른 실력을 과신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처럼 운전할 때는 자신의 실력을 맹신하지 않고 조심하는 것이 최고이다.

강구일(대전문화타임즈 편집위원)

대전일보와 중도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한 필자는 사학과 출신답게 우리 지역의 지명을 비롯한 뿌리찾기에 관심이 많다. 앞서 대전문화타임즈 편집위원으로 <대전 지명 이야기>를 통해 우리 지역의 지명에 대해 역사적 흔적을 찾아 발로 뛰며 지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보였다.

기사출처<대전문화타임즈  www.dm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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