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午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말띠해로 靑馬의 기운을 타고 우리가락 판소리가 威勢를 떨치리라!

또 한 해를 보내는 癸巳年 끝자락을 보내면서, 아쉬움을 달래는 송년마당에는, 얼씨구나! 절씨구 절씨구나 졸씨구! 소리판을 벌려 참석자들의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사)목요언론인클럽에 판소리 강좌를 개설한지 10개월. 지난 한 해 동안 열심히 배운 회원들이 지난 연말, 유성 리베라 호텔에서 거행된 송년회장에서, 단가인 사철가와 흥부가에서 나오는 돈타령 합창은, 唯一無二한 판소리 합창이었고 평균연령 七旬이 넘는 12명의 단원들이 하모니를 이뤄 더욱 뜻있는 행사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진>

특히, 흥부가 돈타령에서 "그때여! 흥무가 돈 한 꿰미를 들고 춤을 추며 노는 디 이런 가관 이였다! "라는 아니리(창자가 판소리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를 하고 합창을 한 이민종 고문은 팔순의 老益壯을 보여줘 돋보이기도 했다.

판소리를 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은 아니리 등 가사를 외우는 것이다. 유행가처럼 가사가 간단한 것이 아니고 오페라처럼 악보를 보고 하는 것도 아니어서 힘이 들었다. 여기에 박자까지 맞추려니 얼마나 진땀을 흘렸겠는가?

그래서 일부 단원들이 中度下車 하겠다고 하는 것을 달래고 격려하면서 이끌어 주신 대전의명창 정왕 손영준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

이런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摩斧作針의 각오로 연습에 심혈을 기울인결과 요즈음에는 단원들마다 친목모임에 나가 한바탕 판소리를 벌일 정도가 됐다. 이중 우리클럽 합창단에 참여한 김영광 전 대전 MBC보도국장이 지난해 사우회 송년마당에서 흥부가 돈타령과 사철가를 연속 불러 회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고등학교 4년 선배이자 친구 형인 김 국장은, 같은 회사에서 30여년을 同居同樂하면서도 노래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고, 더구나 판소리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과묵한데다 말수가 적고, 책을 가까이하는 선비체질로, 판소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이럴 수가 있을까? 지난달 대전MBC 사우회 송년회에서 독창으로 멋들어진 소리로 무대를 장식했다.

물론 판소리를 배우는 데는 판소리선배인 필자가 고수로 지원해 거들었지만, 처녀 출전한 김 국장의 판소리를 들은 참석자들은 異口同聲으로 언제 저렇게 소리를 배웠는가 하고 감탄하였다.

이렇듯 판소리가 제법 내공이 쌓이면서 필자도 공연이 잦아지면서 연말연시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지난달 9일 서울에서 가진 고등학교 재경동창회 부부동반 송년모임에초청받아 춘향가에 나오는 사랑가를 들려주자 동창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는 등 인기를 함 몸에 받았다.

“둥 둥 내 사랑 !어 허 둥 둥 내 사랑!”

북을 치자 우렁찬 북소리에 놀라고 ,춘향이와 이도령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창으로 들려주자, 가요나 팝송과는 달리 우리가락이 흥겹고, 나이가 들어가며 우리 가락에 정감이 간다고 좋아들 했다.

이와 같이 판소리를 하면서, 각종모임에 초정받고 바쁘게 활동하다 보니까 내 자신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변해가는 듯하다. 불가에서 말하는 소리供養이랄까? 봉사하는 마음으로 즐기다보니까 더 열심히 공부해 알찬 소리꾼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해본다.

세계적인 성현 孔子께서 知之者 不如 好之者 不如 樂知者라! 많이 배운 사람이라도 잘사는 사람보다 못하고, 잘사는 사람이라도 즐기면서 사는 사람보다 못 하다라고 지적했듯이 禮를갖춘 樂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 최상의 德目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엇보다 學而是習이면 不亦悅好라! 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고 좋지 않은가? 孔子 학이 장에 나오는 말씀인데 교훈이 되는 말씀이다.

새 해 벽두부터 달려가는 靑馬처럼 도전해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名唱이 아닌 봉사 소리꾼으로 거듭날 것이다.

송화순(본 클럽 회장 / 전 대전MBC보도국장)

 

송화순  mogy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