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포 전쯤이다. 지인의 며느리 모자가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을 찾게 되었다. 한 주일 쯤 그곳에서 차를 몰고 다니며 느꼈던 불안은 브레이크가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것. 2살도 채 안 된 아이를 태우고 운전을 해야 하는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일이 다가 오며 불안은 더 커졌다.

애를 데리고 시댁이 있는 대전까지 가야할 딸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어머니는 평소 잘 이용하는 아는 카센터라 믿고 자동차 수리를 의뢰하며 견적을 뽑아 달라고 했다. 센터에서 내놓은 견적서에 적힌 수리비는 무려 100 만원에 수리에는 2박3일은 넉넉히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딸에게 받아온 견적서를 보이며 운전경력이 있는 애 아빠가 내려와 데리고 갈 수 없겠는 지 한번 알아보길 바라는 눈치. 견적서를 보고 놀란 딸도 어머니와 뜻을 함께 하며 남편에게 SOS!, 선택의 여지가 없는 남편은 수리비에 놀라며 OK!

남편은 있는 실력 없는 실력을 다 해 다음 날 바로 내려가 모녀를 태우고 아무사고 없이 차를 가지고 올라왔다. 문제는 브레이크 수리에는 어느 센터에 맡겨야 믿을 수가 있으며 수리비는 얼마나 나올 것이냐는 것. 내가 유성으로 이사와 소개를 받아 믿고 다니는 센터를 소개했다. 함께 다니는 센터를 찾았다. 정비사는 차량의 상태에 대한 설명 듣고 점검을 했다.

점검을 끝낸 정비사는 브레이크 쪽에 말대로 이상이 있다며 정비에는 2시간 정도, 수리비는 4만원이라며 맡긴다면 곧 수리에 들어가겠다고 해 수리에 흔쾌히 이의 없이 동의. 센터 사무실에서 한 시간 반쯤 기다렸을 때 ‘손님, 정비가 다 끝났는데요. 한번 시험운전해보시지요!’,브레이크는 브레이크답게 말을 잘 들었다. 차주는 싱글벙글 하며 ‘저도 앞으로는 이 센터를 이용하겠어요!’,

며칠 전 아침이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차를 가지고 일찍 나가야 할 처지. 시동을 걸고 지하 주차장을 나오니 앞 차창에는 세찬 바람을 타고 싸락눈이 내렸다. 차 안 머리 위 썬 루프가 제대로 닫혀있질 않고 조금은 덜 닫힌 상태. 싸락눈이 계속 내리거나 굵은 눈발이 내리거나 비라도 오면 차 안으로 물이 흘러들어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몇 번씩 썬 루프를 닫으려 해보아도 영 닫히질 않는다. 볼 일을 보려면 썬 루프를 고쳐야 할 일이 더 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로 갈까 할 때 머리를 번쩍 스치는 얼마 전에 찾았던 그 카센터 이름. 센터를 찾았을 때 정비사는 다른 차를 정비하다 인사를 하며 이른 아침부터 어쩐 일이시냐? 고 물었다. 썬 루프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싸락눈이 내리는데 볼 일을 볼 수 없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정비사는 자기센터에서 정비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차를 뽑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테니 출고한 차의 서비스센터를 찾으면 무상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새로운 정보를 주었다.

박천규(본 클럽 고문 / 전 대전MBC 상무)
 

박천규  mo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