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나 / 성산일출봉 희망일출봉

 
성산 일출봉 늘 한번 가보고싶었습니다.
유채꽃 넘어로 은은히 빛나는 모습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벗어놓은 구두신발 같기도하고
설거지통 엎어놓은 냄비같기도 한
 
성산일출봉 가보고 싶었습니다.
제주땅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그래서 일출봉이라는 보석같은 섬산 
그 뒤엔 무엇이 있을까 궁굼합니다.
태평양 꿈 바다가 이어지는 길목
 
성산일출봉 가보고 싶었습니다.
바다안개 자욱한 신비로운 자태 
절망하는 자에게 희망을 줄듯
요술항아리같은 모습
아름답습니다. 

 

시 둘 / 산굼부리 해넘이 구름 
                                                      
늦가을과 초겨울  길목에서 서성입니다.
스산한 바람 억새밭 회색물결 출렁입니다.
 
산굼부리 해넘이 구름 진을 칩니다.
어둑한 숲속 침묵의 장막
 
허전한 발거름
대체 나를 떠미는 것은 무엇일까요. 
 
대체 겨울의 저 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늦가을과 초겨울 길목에서 서성이는 나그네
 
억새머리 끄덕이는 몸짓
황혼에 묻혀 어둠에 가라앉는  제주섬
 

김세영(본 클럽 고문 / 전 조선일보 기자)

김세영  mogy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