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감자는 꽃과 잎은 감자 같이 생기지 않았지만 감자 같은 뿌리가 달렸다고 뚱딴지라고 했다.

“잘한 일이다. 뚱딴지같은 짓을 하는 판사가 있다.”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2011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상황이나 이치에 맞지 않게 엉뚱한 행동이나 말을 하는 사람을 ‘뚱딴지’ 또는 ‘뚱딴지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 돼지감자꽃

원래 뚱딴지는 돼지감자의 다른 이름이었다. 돼지감자는 국화과의 다년생 식물로 줄기에는 잔털이 나 있고, 가을에 노란 꽃이 핀다. 땅 속 줄기의 끝이 굵어져 감자처럼 둥그런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 둥근 돼지감자는 옛날에는 날 것을 그냥 먹거나 가축의 사료, 알코올의 원료로 사용됐다. 요즘은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약이나 건강 보조식품으로 인기가 좋다.

돼지감자는 감자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더 못생긴 모습이다. 꽃과 잎은 감자와 같이 생기지 않았는데 뚱딴지 같이 감자 같은 뿌리가 달렸다고 뚱딴지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생김새나 성품이 완고하고 우둔하며 무뚝뚝한 사람 또는 엉뚱한 사람을 일컬어 ‘뚱딴지같다’고 비하하는 표현을 했다. 요즘은 주로 엉뚱한 행동이나 말을 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다.

▲ 뚱딴지라고도 불리는 애자

한편 전봇대에 쓰이는 애자를 뚱딴지라고 불렀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전선로나 전기기기의 나선 부분을 절연하고 동시에 기계적으로 유지 또는 지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절연체를 말한다. 주로 경질자기를 사용하는데 전신주나 철탑 등에 사용된다.

뚱딴지는 터무니없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엉터리’와 의미가 일맥상통한다. 또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다’는 속담과도 의미가 비슷하다.

지난 10월 새누리당 김진태의원이 “채동욱 전 총장과 모 여성 정치인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는 내용의 주장을 해서 물의를 빚었다. 야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등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도마에 올랐다.

헌법에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 한다’고 돼 있다. 일부에서 김 의원에게 “국회 밖에서 똑같은 말을 해 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답은 없다. 뚱딴지 같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이다. 이런 뚱딴지 같은 발언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일부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데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강구일(대전문화타임즈 편집위원)

[기사출처 : 대전문화타임즈(http://www.dm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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