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사는 줄 우리만 모른다

한국인이 꼭 알아야할 세 가지 진실을 우리만 모르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첫째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우리만 모르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웃인 일본과 중국이 얼마나 무서운 나라인줄 모르며, 셋째는 우리와 대치중인 북한이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세계인이 무서워하는 중국․•일본•북한을 우리가 하찮게 보고 있는데다 세계 속의 한국을 너무 낮춰 보고 있다는 뜻일 게다.

52년 전인 1961년 1인당 국민소득이 불과 82달러로 아주 가난했던 한국이 5년 전인 2008년에 2만 달러를 넘어섰고 이젠 3만 달러를 향하고 있다. 아무리 화폐가치가 떨어졌다 해도 엄청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현재 한국은 세계 250여 국가 중 12, 13위의 경제대국이다. 연간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넘고, 외환보유고도 세계 4, 5위권, 대학진학률 1위, 선박수주량 1위, 초고속 인터넷접속 1위, 자동차생산 5위이다.

한국 지난해 20-50클럽 7번째 가입 경사

또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국제화, 질서의식, 매너평가에서 한국은 대부분 40위 안에 들고 있다. 마침내 2012년 6월23일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 인구 5천만 명 이상인 20-50클럽국가에 일본(87년), 미국(88년), 프랑스 이태리(90년), 독일(91년), 영국(96년)에 이어 7번째로 가입했다. 인구대국인 중국, 인도 등은 낮은 소득, 선진국인 캐나다, 호주 등은 인구부족으로 당분간 이 클럽에 가입 못한다.

그러니 한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가? 한국의 경쟁력과 잠재력은 선진국에 비해 손색이 없고, 삶의 질도 많이 상승했다. 인권과 치안, 언론의 자유도 거의 선진국수준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잘 사는지 모르고 스스로를 비하한다. 특히 우리 학자들은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연구대상으로서의 코리아의 현대사적 가치를 우리 학자들만 애써 외면한 채 낮춰 보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오히려 신용등급이 올라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전 세계에서 신용등급이 올라간 나라는 우리 말고 호주, 칠레, 이스라엘, 체코, 터키 등 다섯 나라뿐이다. 최근 미국의 ‘돈 풀기축소’움직임으로 시작된 ‘3차경제위기’국면에서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 외국 언론들은 “한국이 신흥국 중 가장 탄탄하다”고 극찬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사는 줄 우리만 모르니 한심한 노릇이다.

日本•中國이 무서운 나라임을 너무 모른다

그 다음은 이웃의 일본과 중국이 얼마나 무서운 나라인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일본을 보자. 일본은 면적이 37만8천㎢로 남한의 3.7배, 인구는 1억2천700만 명으로 남한의 2.5배다. 1인 당 국민소득은 우리의 2배가 넘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세계 2차 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로서 아직도 반성 없이 극우로 치닫고 있어 주변국의 미움을 사고 있다.

오늘날의 유럽경제가 있기까지는 2000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일본은 불과 100여년 만에 이루어냈다. 일본은 임진왜란과 한일합병으로 우리의 국토와 주권을 빼앗은 침략국가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그들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들은 언제든지 그들과 맞장 뜨자며 ‘왜놈’이나 ‘쪽발이’라고 낮춰 부른다. 서구선진국에서는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조그만 한국이 대단한 나라”라며 혀를 내두른다.

그 다음은 중국이다. 인류역사상 중국처럼 큰 나라는 없었다. 면적이 960만㎢로 유럽 23개국을 합친 것보다 더 넓고, 인구 역시 13억 5천만 명으로 훨씬 많다. 20∼30년의 짧은 기간에 이토록 대대적인 변화를 겪은 나라는 없다. 지난 2010년 일본을 따라 잡고 2050년에는 미국까지 추월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은 현재 미국과 함께 G2(Group of 2)로서 세계를 이끌어가는 신흥초강대국이다.

北韓이 매우 위협적인 존재임을 체감 못한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인을 짱궤, 뙤놈이라고 비하하며 우습게 안다. 그러니 세계가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북한을 보자. 그들은 최근 남한과 개성공단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한 발자국 나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아직 믿기엔 시기상조다. 좀 더 지켜봐야한다. 핵을 이용한 그들의 장난에 세계는 지쳐있다. 우리는 호시탐탐 노리는 북한에 잘 대처해야 할 것이다.

천안함 침몰, 연평해전, 문세광의 육영수여사 시해,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 1•21사태 등 수많은 테러•침략이 있었지만 남한 국민들의 반응은 너무 무딘 편이다. 남한주민들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을 마구 쏘아대는데도 끄덕 않는다. 그들의 도발과 침략이 일상적이어서 만성화된 탓일까? 북한이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줄 모르니 참으로 안타깝다. 최근의 통진당 이석기 사건은 국민들에 큰 교훈을 주었다.

우리가 해외에 나가 국내뉴스를 보면 금방 난리가 나는 줄 알지만 귀국해보면 의외로 차분한데 놀라게 된다. 북한의 도발에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또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 주눅 들지 않는 것은 내세울만한 장점이다. 그만큼 우리의 자신감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중국•북한의 실상을 국민이 제대로 알고 항상 대처하는 준비 자세야 말로 무엇보다 필요하다.

中•日•北과의 협력관계 없이는 번영 어려워

대한민국은 지금 역사상 최고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 신문 방송을 보면 당장 경제가 거덜 날 것 같고, 잇단 시위로 사회가 휘청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안전하다. 최근에는 두 번의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경제를 정상궤도로 진입시켜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물과 전기를 이렇게 풍부하게 쓰는 나라는 없다. 전철,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체계는 선진국수준이고 의료 행정체계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다.

또 우리의 산하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처럼 산수가 아름답고 살기 좋은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문자 그대로 삼천리금수강산이다. 해외에 나가본 사람이면 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좋은 나라에서 살고 있음을 왜 모르는가? 다만 빈부, 계층, 지역, 세대, 이념 간 갈등을 치유해야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또 국민들의 질서의식제고와 부패근절이 절실하다. 정치의 선진화역시 시급한 과제다.

이와 함께 중국, 일본과의 유대 및 대북관계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중국은 갈수록 높아지는 무역의존도와 함께 절대협력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다.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극우로 치닫는 일본과의 냉랭한 관계 역시 외교로 풀 일이다. 그중 안보를 튼튼히 다지는 일은 가장 절실한 과제다. 통진당 사건은 안보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케 한다. 박 대통령의 영도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권오덕(본 클럽 회원 / 전 대전일보주필)

 

권오덕  mog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