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과거의 가치는 반성이고, 미래의 가치는 희망이라고 한다. 과거가 오늘을 이룩했다면 오늘은 미래의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오늘 우리의 좌표는 어디인가. 한 사람의 인생사뿐만 아니다. 한나라의 정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의 정치좌표는 우왕좌왕 불안의 춤판이다. 허울 좋은 이상의 푯대만 흔들어대기 일쑤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벌써부터 민심을 흔들고 나섰다. NLL포기 대화록이나, 국정원 댓글사건 시비로 여당과 야당이 이전투구 하는 것도 지방선거를 앞둔 기(氣) 싸움이다. 18대 대통령선거 때 뿌리도 정책도 없이 나타나 기존의 정치판에 무임승차하려 했던 안철수 의원까지 가세했다.

불쾌지수까지 찐득대는 삼복더위에 여당과 야당이 진흙탕 개싸움처럼 벌이는 정쟁은 이제 듣는 것조차도 짜증이 난다. NLL 대화록 시비나, 국정원 댓글 시비는 하늘에 대고 침 뱉기다. 여당도 야당도, 또 국민도, 국가도 전혀 이득 없는 소모적 정쟁이다. 뒷전에서 회심의 미소를 날리고 있는 집단은 따로 있다.

삼복더위에 여당과 야당이 진흙탕 개싸움처럼 벌이는 정쟁

괜한 시작으로 자충수에 몰린 민주당의 궁여지책이 겨우 서울 복판에서 촛불집회 선동이라면 안타깝다. 이명박 정부 출범 때 민생불안을 선동하던 좌경집단들의 촛불집회 망령을 재현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여론의 역류현상을 부르는 것이다. 정치를 하자는 것인지, 정권을 뺏자는 것인지, 국회의원들의 사명과 좌표가 우려스럽게 비춘다.

허리 휘도록 혈세 물어 비싼 세비 대어주는 민초들의 입장에선 부아통이 치민다. 작년 총선 때 ‘야권단일화’ 명분으로 골수좌파들을 국정단상까지 등극시키는데 앞장섰던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었다. 더구나 민주당은 10년간이나 집권여당의 경험도 있다. 잘했으면 계속 집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좌경통치에 불안을 느낀 민주국민들이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정부를 선택함으로써 다시 야당으로 내려앉았다. 때문에 민주당은 여당과 야당을 오간 수권정당으로써의 정치경륜도 쌓았다. 민주당은 이제 선거에 패배한 한풀이나, 집권 향수적 차원으로 조명되는 극단적인 행동에 앞서, 무엇 때문에 국민의 지지에서 이반됐는지 반성부터 해야 한다.

촛불집회나 장외투쟁보다 더욱 시급한건 ‘좌파와 단절’ 선언부터 해야

촛불집회나 장외투쟁보다 더욱 시급한건 국민 앞에 ‘좌파와 단절’ 선언부터 해야 한다. 그 길만이 민주당이 민주국민의 마음속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이고, 또 정책도 뿌리도 없이 나타나 기존의 정치질서를 흔드는 제3의 야당분열 세력도 막을 수 있으며,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지름길이 된다.

다수의 민주국민은 건전한 민주당을 고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도 짓밟고, 애국가 부르기도 거부하면서 노골적으로 북한의 세습독재 체제와 적화통일이념에 동조하는 친북세력들과 결별하고 진정한 민주정치에 앞장서는 대한민국 민주국민의 민주당이 되기를 기대한다. 민주정치는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이 투표로 선택한 정부를 부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민주국가, 민주국민의 주권을 짓밟는 죄악이다. 민주당은 국민이름을 볼모로 삼아 불순세력들의 보호막 역할을 할 때가 아니다. 국민은 세금 내는 죄밖에 없다. 국민의 염원은 행복하게 사는 것뿐이다. 사직당국의 법전 속에서 낮잠 자고 있는 보안법이 원망스럽다.

국민이 투표로 선택한 정부를 부정하는 것은 죄악이다

신성한 법정에서조차 거짓말, 억지, 떼 법으로 큰소리치는 야당이 돼서도 안 된다.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가와 국민 때문이다. 아무리 국회의원이라도 민주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불순집단과 어울려 반사회적 시위에 동조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부정하고, 나아가서는 사회불안을 조성하려는 거나 다름없다. 국민은 알고 있다. 또 국민이 심판한다.

과도한 규제와 분배정책으로 대기업들을 압박하면서 공짜 포퓰리즘으로 민생경제를 사회주의화 시키려던 좌파정권 10년을 우리는 체험했다. 심지어는 일선교단에서 ‘참’교육이란 미명으로 청소년들에게 침투시키던 용공교육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좌파정권 퇴진이후 오늘의 사회좌표가 이 지경까지 흔들리게 한데는 이명박 정부의 미온적 안보통치 잘못도 크다.

여당이 야당 되고, 야당이 여당 되는 기회는 4~5년 간격이다. 물론 심판은 국민의 몫이다. 백년통치를 장담하던 열린 우리당이 당대를 넘기지 못한 채 사라진 것도 민심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어지러운 시국정서도 우측깜빡이 켜고 좌측으로 달리던 좌경통치의 후유증이다. 민주국가에서는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그게 바로 민주국민의 좌표다. 서울복판에서 사회불안을 선동하는 당신들의 좌표는 어디인가. 

류인석(본 클럽회원 / 전 경향신문 중부본부장) 
 

류인석  mogyoclu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