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 대전일보>

올해 한화이글스의 경기를 보노라면 화가 치민다. 공(攻)수(守)주(走)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팀타율 0.257, 방어율 5.73, 도루 43개(두산 111개), 홈런 26개(넥센 62)로 거의 모든 부문 꼴찌다. 실책은 43개로 3위지만 보이지 않은 실책과 결정적 실책이 많아 큰 의미가 없다. 페넌트레이스 총 128게임 중 7월14일 현재 72게임(56.5%)을 소화해 21승1무50패로 승률 0.296을 기록하고 있다.

4할 대에 육박하고 있는 8위 NC에 7게임이나 뒤져 꼴찌가능성이 높다. 지역 팬들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물론 5, 6연승 몇 번하고 10연승한다면 꼴찌를 면 할 수 있겠지만 불가능하다. 당초 시즌이 열리기 전 전문가들은 한화의 성적을 상위권으로 예상치 않았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가 버렸고, 메이저리거 박찬호마저 은퇴한 후 전력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아 모두가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한마디로 한화가 가을야구에 나갈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중반을 넘긴 현재까지 무기력하게 꼴찌로 떨어져 헤맬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다. 전문가 대부분은 최하위로 당연히 신생팀인 NC를 지목했었다. NC가 기존 팀으로부터의 수혈과 혜택을 받았어도 한화를 뛰어넘는 것은 역부족일 것으로 생각했다. 과거 신생팀은 모두가 첫해 꼴찌를 해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화는 코리안시리즈 10번을 제패한 노장 김응룡을 감독으로 영입했고, 소위 감독 급 코치인 김성한, 김종모 등 과거 김 감독이 키워낸 화려한 제자들을 대거 코칭스태프로 데려와 뭔가 될 듯싶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화의 전력은 사상누각이었다. 선수들의 경기능력도 지난해보다도 떨어져 보였다. 벤치의 선수기용과 작전 등에서 황당하거나 무모한 경우가 많았다.

김태균 홈런실종·김혁민·바티스타 퇴보, 지도력부재

팬들은 어설픈 주루플레이나 엉성한 수비를 대할 때마다 지난 동계훈련에서 도대체 뭘 배웠냐고 질타했다. 선발투수를 계투에 집어넣고 이틀 후 선발에 기용하는 가하면 중간 계투나 마무리도 완벽한 구분 없이 아마추어 식이어서 선수기량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백미(?)는 지난 7월13일 삼성과의 경기였다. 3루수비가 가능한 대체 선수가 있음에도 문외한을 기용한 것이다.

프로에서 3루 수비를 해본 김태균이 있는데도 고교졸업 후 12년 간 한번도 3루 수비를 하지 않았던 외야수 김태완에게 3루 수비를 맡긴 것이다. 그는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러 추가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공격에서 대타로 나서 병살타를 친데 대한 문책성 기용이었다. 이날 2회 말 수비에서 송광민이 병살처리를 못하자 만루 홈런을 치는 등 한창 상승세인 그를 곧바로 교체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분별없는 선발투수의 혹사 및 빠른 교체, 실력이 처지는 특정선수의 이해 할 수 없는 잦은 기용, 쓸 만한 선수의 잦은 벤치행 등도 지적됐다. 물론 그라운드에서 감독의 권한은 절대적이다. 선수기용이나 작전을 제 3자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온당치 않지만 너무나 황당해서 하는 말이다. 게임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그럴 수 있지만 이해 할 수 없는 경우가 자주 나오는 건 문제다.

꼴찌탈출 연연하지 말고 젊은 유망주위주 팀 개편을

있는 선수라도 제대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지난 동계훈련에 효율적인 조련을 했는지도 의문이 든다. 우선 투수진의 조련에 문제가 많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의 관심을 끌고 있는 김혁민은 150km대의 빠른 공을 갖고 있고 좋은 변화구도 갖고 있는데 제대로 조련을 받지 못해 더 성장을 못하고 있다. ‘제2의 류현진’이라며 거액을 들여 영입한 유창식과 빠른 공의 바티스타도 마찬가지다.

그 중 입단 3년차인 유창식은 성장은커녕 퇴보를 거듭해 실망스럽다. 이밖에 안승민, 임기영, 송창현 등의 조련에도 아쉬움이 많다. 투수와 함께 포수도 문제. 정범모, 박노민, 이준수, 한승택 등을 돌려가면서 쓰고 있는데 언제까지 테스트만 할 건가. 이젠 테스트를 끝내고 2명 정도를 집중 조련해야 할 것이다. 한화는 포수가 취약해 어느 팀이고 1루에만 나가면 무조건 2루까지 쉽게 뛴다.

홈런실종도 문제. 한화는 빙그레 시절부터 모기업의 이름에 걸맞게 ‘다이나마이트 타선’이라는 닉네임을 지녔다. 지난 1986년 팀 창단 때부터 그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빛이 다소 바래긴 했어도 그런대로 명맥은 유지해왔다. 왕년의 장종훈에서 현재의 김태균에 이르기까지 팀이 비록 하위권으로 처질 때도 타격, 특히 장타력은 살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물 방망이가 되고 말았다.

종이호랑이 김응룡 체제, 코칭스태프 개편 절실하다

팀타율이 꼴찌에 팀홈런도 26개로 62개의 넥센에 절반도 안 된다. 최진행이 8개로 10위권 밖이고, 왕년의 홈런왕 김태균은 겨우 4개다. 연봉 15억으로 연봉킹인 그의 홈런개수는 너무 적어 실망스럽다. 현재 15개 전후는 쳤어야 맞다. 2할 5푼대 정도라도 홈런과 타점이 많아야 한다. 물론 대전구장이 외야를 넓힌 탓도 크다. 유능한 타격코치가 없기 때문에 홈런슬럼프에 빠져 있다.

지금 한화는 총체적난국에 빠져 있다. 한화에겐 꼴찌탈출이 과제가 아니다. 팀을 개혁해 앞으로 2~3년 내에 자리 잡고 4~5년 내에 우승을 노릴 수 있어야한다. 그런 목표를 세워놓고 팀을 리빌딩해야 한다. 잠재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몇 년 후를 내다보는 선수육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산에 있는 2군 캠프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팀 개혁은 꼭 필요하다.

‘종이호랑이’인 코칭스태프도 개편해야한다. 보다 젊고 유능한 지도자를 발굴하는 게 과제다. 현 김 감독 체제는 너무 무력하다. LG와 넥센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 LG는 김기태 감독을 스카우트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넥센 역시 무명의 젊은 염경엽을 감독으로 발탁해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아닌 염 감독은의 뛰어난 용병술과 팀 운용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권오덕(본 클럽 회원 / 前 대전일보주필)

 

권오덕  mogyoclu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