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대선 정국을 맞아 자유선진당(현 선진통일당) 이회창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월 선진당을 탈당한 뒤 개인 사무실이 있는 남대문로 단암빌딩으로 출퇴근하며 침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공개적인 일정을 피하고 언론 인터뷰도 사양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삼가왔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의도 정가의 흐름을 꼼꼼히 살피며 대선정국의 추이에도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그에게 새누리당 인사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경선에 출마했던 김문수 경기지사와, 출마 선언 후 불출마로 돌아선 이재오 의원도 한때 이 전 대표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박근혜 경선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이 이 전 대표를 방문했다.

홍 위원장은 "역대 우리 당의 대표했던 분들을 쭉 만났다. 예의 차원의 방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비박(非朴) 포용론'을 내세우며 외연 확장을 꾀하는 홍 위원장이 이 전 대표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없지 않다.

특히 이 전 대표가 평소 `보수대연합론'을 주창하며 보수정권의 연장과 정권재창출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홍 위원장과의 접촉이 박근혜 후보로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측은 아직은 시기가 아닐뿐더러 분위기도 무르익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측근은 "보수정권이 재집권해야 한다는 전제에는 변함이 없지만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다만 대선이 여야 양자대결로 가면 치열한 싸움이 될 공산이 커 본인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측근은 "현재는 정중동(靜中動) 상태지만 새누리당의 후보가 정해지면 어떤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새누리당의 경선 이후 모종의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의 대권 재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한 측근은 "그런 일은 거의 없겠지만 새누리당 후보가 낙마하는 경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런 상황이라면 이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세상 일에 `가능성 제로'는 없다"고 말했다.

(중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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