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감(痛鑑)이란 우리말이 있다. 역사란 뜻이지만 역사보다 뜻이 심오하다. 역사란 지나온 사실에 그치지만, 통감은 과거의 사실에 그치지 않고 그 사실을 거울로 반사시켜 오늘의 지혜로 삼는다는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뜻이 더해 있다. 

큰일을 할 때나 또 난국을 타개해 나갈 때, 비록 시대의 배경은 다를망정 옛사람의 시행착오를 참작한다는 것은 실패를 줄이고 실마리를 푸는 좋은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위로는 정승부터 아래로는 수령에 이르기까지 궤상(机床)에는 각종 통감이 반드시 놓여있게 마련이었다. 또한 정사를 의논 할 때 <통감하시오> <통감해 보았습니까? >하고 통감 행위를 동사(動詞)처럼 자주 거론했던 것이다. 온 국민을 좌우 양극화로 분열시켜 사회를 혼란시켜가려는 잘못된 정치인들의 상용어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세계 10위권의 선진국대열에서 자랑스럽게 어깨를 나란히 해 왔던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적폐 청산과 소득주도 정책, 친북정책과 반
일 프레임으로 국민대통합은커녕 양극화로 치닫게 하고 사회각분야가 벼랑에서 허우적대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국인데도 설상가상으로 올해 75주년을 맞는 8.15 광복절에서 국민대통합과 국가발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광복회장 기념사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끌벅적 하다. 

이는 자의(自意)에서 인지 타의(他意)에서 인지 권력욕에 눈이 먼 탐욕스러운 정치권의 기득권에 연연한 나머지 역사인식과 변화를 도외시(度外視)한 채 국민들의 감정을 부추기는 현상까지 일어나게 하고 있어 국민의 한사람으로 마음이 조이고 차열 형(撦裂刑)이라도 당하는 듯, 한 아픔이다.

언제부터인가 좌우로 양분된 정치판이 민심에 쫓기어 우지직소리가 나고 벼랑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정국과 직결된 이 나라의 앞날이 비명처럼 들리는 것 같은데도 정략이나 당리에 눈이 어두워 이런 소리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역사인식 조차 없는 전형적인 철새정치인 한사람, 광복회장의 기념사가 이런저런 망국병을 야기 시키는 오늘의 정국에 있어 정치가 어떤 양상으로 작동해야 하는 가, 정치하는 사람이나 국민모두가 통감해보는 것도 무위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정치적 교류뿐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교류까지 끊고 구태의연한 작태로 오늘의 총체적인 난국을 풀지 못하고 양극화로 치닫게 한다는 것은 정당간의 평면적 단절뿐만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등을 돌리게 하는 입체적 단절임을 정부와 여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내년 연말 다가올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어떻게든지 일어날 것 같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국의 재편을 예고하는 현 시국에 정치인과 국민모두에게 그저<감하시오> <통감하시오>하고 외쳐댈 수밖에 없는 심정 가슴이 아리고 안타갑기만 하다.

조종국 원로서예가, 전 대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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