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대체 로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나 제 약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한다.

따라서 아무 부담 없는 여행처 럼 자유스럽게 즐거운 일은 없 는 것 같다.

그것은 일상의 굴레와 권태로 부터 해방시켜주는 기쁨과 즐거 움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 이백(李白)은 <이세상 자 체가 여관(旅館)이요, 인간은 그 여관(旅館에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라고 표현했거 니와, 긴 안목에서 본다면 인생이 살아간다는 자체가 어떤 여로를 걸어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으니 인생과 여행은 불가분의 관계라 할만도 하다.

아울러 우리는 여행을 통해서 인간의 참된 경험과 인내를 체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란 말이 있듯이 우리가 한군데만 오래 머물고 있다면, 다른 세계에 대한 이해는 고사하고 자기가 머물고 있는 영역까지도 올바로 이해할 수가 없다.

흔히 외국을 여행하고온 사람들이 외국 자체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에 나가 봐야 비로소 우리 조국인 한국을 올바로 파악하고 이해하게 되더라는 말이 그런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여행을 통하여 보다 나은 자아를 발견하고 보다 풍부한 인생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여행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여행에는 반드시 좋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처럼의 제약이나 권태에서 벗어난 우리들이 가끔 자제력을 잃고 지나친 낭만과 자유만을 추구한 나머지 자칫 방종(放縱)과 탈선으로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솔직히 한참 피크를 이루고 있는 관광 시즌에는 많은 사람들이 부도덕하고 무절제한 행동을 예사로 하는 사례가 얼마나 될까는 불문가지(不問可知)가 아닌가.

물론 내 돈 내가 벌어서 쓰고 즐기는데 무슨 시비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우리의 농어촌경제나 도시 빈민층을 생각한다면 그러한 소비성 여행은 자제되고 또 냉정히 반성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의미에서 여행은 남에게 오감을 주지 않는 수행(修行)의 길, 그리고 자신을 새삼 관조(觀照)하며 인생을 다시 배우는 겸허(謙虛)하고 알뜰한 고행(苦行)의 길이어야 할 것이며, 수련(修鍊)의 길이어야 할 것이다.

<수필집...청산은 나를보고! 중에서>

조종국 원로서예가 전 대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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