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일보 독자가 쓴 주목을 끈 에세이 제목이다.

필자는 얼마 전 얼마 전 집(부산) 가까이에 있는 금정산에 다녀왔다. 등산배낭과 배추 망 집게를 챙겼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 금정산 계곡을 지나 동문을 거쳐 원효봉에 오른 후 범어사 계곡으로 내려오는 15km 코스를 택했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부시토향 가득한 산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산 내음, 계곡 물소리, 맑은 공기가 가슴 깊이 스며든다. 이런 맑은 기분으로 계곡을 들어서자 어김없이 불청객이 산객을 맞으며 “어서 날 데려가 달라”고 손짓한다. 산 이곳저곳에 버려진 쓰레기다. 계곡 한 구석에서 썩어 가는 쓰레기를 보면 산이 신음하는 것 같다.

산행이 이어지면서 배추 망에 쓰레기가 차기 시작했다. 물티슈, 비닐, 담배꽁초, 패트병, 우유팩. 1회용 컵, 막걸리병, 찌그러진 캔,...계곡에 버려진 스티로폼을 망에 넣으니 금새 빵빵해진다. 묵직한 것이 6-7Kg은 될 것 같다. 이렇게 모은 산 쓰레기를 청룡 노포동 주민센터에 가져다 놓았다.

2014년 10월 중학교 동창들과 월례 산행 때 본격적으로 쓰레기 줍기를 시작한 연금생활을 하며 그동안 빚을 진 우리 이웃과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평소에 좋아하는 산을 깨끗이 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부산지역 산부터 시작해 설악산, 지리산, 덕유산, 영남 알프스 등 전국의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 새 360회를 넘겼다. 산행 중 모은 쓰레기는 산 밑의 주민센터나 공원관리사무소 등에 처리를 맡겼다. 이런 ‘쓰레기 줍기’ 산행을 다녀온 날에는 일기장에 등산 코스와 소요시간을 기록했다.

산에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본 등산객 중에는 필자를 청소부로 알고 하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저기 있는 쓰레기도 치우세요”하고 지시하기도 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던 쓰레기를 가져가 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은 “수고하신다”며 격려해주었다. 아내도 처음에는 관청이나 공원관리사무소에서 할 일을 왜 하느냐며 핀잔도 주었지만 요즘은 두어 달에 한 번 정도 같이 산에 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있다.

쓰레기를 담는 배추 망은 단골 배추집 사장이 “좋은 일 하신다”며 무료로 준다. 지난해에는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 자손 대대로 살아 가야할 우리 자연입니다‘라는 문구를 코팅 처리해 등산객이 많이 다니는 곳에 붙여놓았다.

전 국토가 쓰레기로 뒤 덮인 요즘, 과거 황폐한 국토를 살리기 위해 식목일을 제정했듯이 ‘국민 청소의 날을 정해 쓰레기를 버리게 하면 어떨까?

박천규 전 대전MBC 상무

목요언론인클럽  webmaster@mokyoclu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