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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힘으로 이제는 ‘문화’를 키울 차례[조종국 칼럼] 정치가 문화에 정을 주라

"왕조시대 정치가들은 모두 문화예술인"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거대 여당은 문화에 대해 얼마나 관심과 열의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문화는 그 자체가 지닌 뜨거운 체온과는 달리 정치마당에서는 언제나 소외되게 마련이어서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일반인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감추어져 왔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여당 역시 적폐청산, 비핵화 남북문제,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에만정권차원에 몰두하다보니 문화예술 진흥에 관한 정책이나 당면한 계획에 대한 대응 전략과 앞으로의 방침에 대책들이 나오지 않는걸 보면 이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국회의사당

지금 우리나라에서 절실한 것은 정치가 문화에 정을 주는 일이다. 산업화 시대 정치가 경제를 편애해오는 동안 국민들 문화교육과 문화의식은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하면서 가장 없는 것>이 옛날에는 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문화다. 정치적인 힘이 지금까지는 경제, 사회 각 분야를 키워왔지만 지금부터는 문화를 키울 차례다. 한 나라의 문화가 그 나라의 역사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슬기요 잠재력이라면 문화는 곧 정치의 추진력도 된다.

정치더러 문화를 사랑하라고 하는 것은 문화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치자신을 위해서 이기도 하다. 문화발전은 곧 정치, 경제 각 분야의 발전이기 때문이다.

옛 왕조시대에 우리의 정치가들은 모두 문화예술인이었다. 시를 쓰고 서화를 즐겼다. 문화발전이 정치발전이듯이 오늘의 시대에는 문화적 소양은 정치인의 자질을 높이는 일이다. 그리고 정치가가 극장에 가야하는 까닭은 또 있다.

당나라 시인 장열(張悅)의 시에는 송시문국정(誦詩聞國政)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옛날 중국의 조정에서는 각지에 채시관(採詩官)을 파견하여 민요를 수집했다. 천자(天子)는 이 민요를 듣고 백성들의 민심을 알고 살펴 선정(善政)을 펼쳤다.

프랑스에서도 파리의 쎈강에 걸린 다리 중 가장 오래된 것이 퐁네프요, 중세 때 이 다리에는 전국 각지에서 음유시인(吟遊詩人)들이 모여 민정을 반영하는 노래를 불렀었다.

현대에는 시가 여러 예술형태로 다양화되었을 뿐이다. 모든 예술은 사회현실의 엑스(X)다. 병원에서 촬영한 X선 사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선명한 현실의 투시다. 정치가 귀를 기울여야 할 모든 목소리가 예술작품 속에 어떤 형태로든 다 들어있다. 예술은 귀 담지 않아도 괜찮을 소리를 노래하지 않는다. 예술은 현실의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발견이기도 하다. 그리고 예술가는 사람들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빌려준다.

국회와 정치권은 차기 선거를 앞두고 연동형 비례제 도입 등 선거제도를 바꾸려만 하지 말고 옛날 중국의 조정에서는 각지에 채시관(採詩官)을 파견하여 민요를 수집하고 이 민요를 듣고 백성들의 민심을 살펴 선정(善政)을 펼쳤다는 것처럼 국회의원은 선거구에 가서 민의를 살피고 문학작품이나 미술작품, 무대예술을 통해 세상을 읽어야 한다. 이것은 곧 정치가 문화에 정을 주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조종국 원로서예가, 전 대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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